그들은 한국 언론산업의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그들은 한국 언론산업의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4.17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edia in]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말한다 (1)

만성적 과포화 구조 속 생존 몸부림이 키운 언론 불신의 늪
한국 뉴스 스타트업 앞의 미션, 복합적이고 매우 달성 어려워

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후 전세계의 전통적 뉴스 미디어업계는 만성적 과포화 상태에서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후 전세계의 전통적 뉴스 미디어업계는 만성적 과포화 상태에서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전통적 뉴스 미디어 업계가 만성적 과포화 상태에서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언론재단(이하 언론재단)의 2021년 발표에 따르면 2010~2020년 10년 동안 국내 신문사 숫자는 80% 이상 늘어난 반면 신문산업 전체 매출액은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지수가 14.8% 증가했으니, 점점 더 작아지는 파이를 놓고 훨씬 많아진 플레이어들이 파멸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자료를 보면 2022년 11월 9일 현재 대한민국에서 등록(가등록 포함)돼 발행중인 정기간행물은 총 2만4592개다. 해방 이후부터 2022년 11월 8일까지 5만8196개가 등록돼 그중 3만3604개가 폐간됐다.

2만4592개의 ‘살아있는’ 정기간행물 중에는 392개의 일간신문(특수·일반)과 33개의 뉴스통신(연합뉴스, 뉴시스 등), 2918개의 주간신문, 5766개의 잡지, 1만102개의 인터넷신문이 있다.

등록 정기간행물에는 이밖에 ‘인터넷뉴스 서비스’(289개)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는 공중파 방송국과 씨네21, 월간조선 등 일부 잡지사의 홈페이지는 물론 언론산업 전체에게 범접 못할 ‘갑’이면서 동시에 광고시장의 경쟁자이기도 한 네이버·다음 등의 인터넷포털도 포함된다.

문체부 공개 자료 중에 이보다 한발 앞선 것은 2008년 4월 30일 기점 통계인데, 당시 등록 정기간행물은 총 9641개였다. 이는 일간신문 288개, 통신 3개, 기타일간 356개, 주간 2896개, 월간 3293개, 격월간 459개, 계간 981개, 반기간 325개, 인터넷신문 1040개를 더한 숫자다.

두 자료를 비교하면 14년 6개월 사이 뉴스통신이 3개에서 33개로 늘어난 것과 인터넷신문 숫자가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 우선 눈을 끄는데, 2022년 자료의 세부 명단에서 기존 신문이나 잡지 등이 별도의 인터넷신문 등록을 한 경우나 같은 주소지에 여러 매체가 있는 경우가 상당수 보인다.

한 언론사가 산하에 여러 매체를 만들어 광고 지면을 늘리고, 이면에서는 사실상 공동 영업을 벌이는 식으로 총매출을 늘리는 방식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흔한 행태다. 이에 대해 광고주 기업들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더해, 언론사 매출에서 광고의 비중이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는 상황 자체는 10년 전과 비슷하지만, 그 광고 매출에서 실제 집행되는 광고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보험성 협찬·후원’의 비중이 커져있다는 점도 기존의 언론 시스템을 공고화시키는 한 요인이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2015년 언론재단의 ‘신문과 방송’ 기고에서 모 대기업의 광고집행 금액 대비 협찬·후원액이 70%에 육박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비율이 반반에 육박해 조만간 역전될 전망이라 밝혔는데, 최근 업계에서는 이 비중이 80%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언론사들의 수직 계열화와 광고 중 후원 비중 확대는 과포화 경쟁과 미디어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산업구조적 침체 대응 과정의 궁여지책으로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언론산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를 더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언론재단의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언론재단의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뉴스’ 만드는 스타트업은 정책지원 사각지대

산업구조적 침체와 언론 일반에 대한 사회적 불신의 이중고로 언론산업 전체가 곪아가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모색하자는 여러 고민들이 모여 다양한 형태의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이 탄생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언론재단은 2016년부터 8년째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 지원대상은 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에 한정돼있다.

언론재단의 저널리즘 지원 사업은 근본적으로 ‘기성 언론사’에 대한 지원과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급성장·큰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지원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저널리즘 혁신 또는 뉴스 미디어 산업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지원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지난해 10월 발간된 언론재단의 지정주재 연구보고서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현황 및 지원방안 연구’(이하 보고서)에서는 이런 맹점을 지적하면서 진흥정책의 기본 틀이 두 차원을 모두 포괄하되, 그 각각의 본질적 차이를 고려해 구별된 형태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2022년 7월부터 9월 사이 국내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자·종사자 13명을 비롯해 기존 언론사 소속 언론인, 벤처캐피털리스트,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지원사업 유관기관 직원, 미디어 스타트업 연구자 등 23명을 대상으로 총 24회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우열 전남대 신문방송학교 교수와 김창욱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이상규 강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이하 연구진)은 “답보 상태를 보이는 한국 언론계의 윤리적 가치 회복을 위해 저널리즘의 공적 책무를 중시하는 신생 매체의 창업, 생존,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생 매체들이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세워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전문성 있는 뉴스 콘텐츠를 정기적·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써 뉴스시장에서 기성 매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에 대한 공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국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유형별 특징
한국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유형별 특징

국내외 뉴스미디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조사·분석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한국의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은 태생적으로 복합적이고,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을 부여받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은 뉴스 미디어로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성장하는 과업을 태생적으로 함께 떠안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뉴스’와 ‘미디어’ 그리고 ‘스타트업’이라는, 혼자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키워드의 결합으로 생존과 성장에 대한 복잡한 고민이 더 복잡해진다는 말이다.

>> 이어지는 기사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이 광고를 골라 받는 이유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형 모델, 최대 과제는 ‘생존’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