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노키즈존…'차별 vs 권리’ 당신의 생각은?
확산되는 노키즈존…'차별 vs 권리’ 당신의 생각은?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05.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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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23 노키즈존(No kids zone) 관련 인식 조사

더피알=김경탁 기자 | 어린이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이 많은 논란과 우려에도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추태를 부리는 일부 노인 손님에 시달리던 한 카페가 ‘노시니어존’을 선언했다는 소식으로 온라인이 들썩이기도 했다.

여성과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차별한 배제와 차별이 어린이와 노인에게까지 스스럼없이 행해지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노키즈존(No kids zone)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의 어린이 안전문제는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노키즈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편경험 61.6%…“이해하지만 제재 필요”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1.6%)은 공공장소에서 만 13세 어린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경험이 있었는데, 불편을 겪었던 장소로는 식당(72.2%, 중복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카페(48.4%), 대중교통(45.3%), 대형마트(32.5%)가 그 뒤를 이었다.

불편을 경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75.8%)는 응답이 높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간다는 응답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2019년 5.9% → 2023년 12.0%)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기에 이해할 수 있다(55.5% → 59.8%)는 응답도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관용적인 태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강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어린이에 대한 태도가 관용적인 것과 대조적으로 공공장소에서의 어린이로 인한 불편 경험은 대체로 이를 제재하지 못한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70.3%)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76%는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와 관련한 사건사고의 핵심은 동반한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했고, 부모의 방관과 무책임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평가도 59.3%에 달했다.

거의 모든 응답자가 보호자는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97.5%, 동의율) 적극적으로 케어 할 책임이 있다(94.7%)고 인식했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부모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며(20대 60.4%, 30대 66.4%, 40대 79.2%, 50대 87.2%) 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사회 구성원들이 알아줄 필요가 있다(20대 84.8%, 30대 88.0%, 40대 94.0%, 50대 96.0%)는 평가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높았다.

2월 15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주최로 '노키즈존 금지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한 네티즌이 집단지성을 이용해 만든 노키즈존 지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노키즈존’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뉴시스
2월 15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주최로 '노키즈존 금지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한 네티즌이 집단지성을 이용해 만든 노키즈존 지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노키즈존’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뉴시스

공공장소의 ‘노키즈존’ 설정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61.9%)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상대적으로 저연령층(20대 68.4%, 30대 71.6%, 40대 54.4%, 50대 53.2%)과 자녀가 없는 응답자(미(비)혼 67.9%, 기혼 무자녀 70.4%, 기혼 유자녀 53.6%)일수록 찬성이 많았지만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도 반대(32.6%)보다 찬성(53.6%)하는 입장이 높게 평가되고 있었다.

만 13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응답자 10명 중 3명(31.1%, 중복응답)은 공공장소에 어린 자녀를 동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나 직원에게 눈치를 받은 경험이 있을 만큼 심리적으로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즈존에 찬성(61.9%)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는 어린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69.0%, 중복응답)는 점이 꼽혔다. 손님들은 불편하거나 피해 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67.5%) 어린이로 인한 소음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61.1%)는 공감도 많았다.

반면 노키즈존 반대(24.0%) 이유는 어린이와 부모 역시 원하는 매장에 방문할 권리가 있고(57.5%) 아이를 배제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차별이 될 수 있다(57.5%)는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노키즈존은 개인의 자유이기에(79.8%, 동의율)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중론이었지만(71.5%), 이에 못지않게 사회적 차별로 인한 갈등에 불안함을 느끼고 경우도 적지 않았다(50.6%).

조사를 진행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측은 조사 결과에 대해 “노키즈존에 대한 뜨거운 논쟁만큼이나 서로 다른 시각과 이해, 존중의 태도가 필요한 이때, 어린이의 미성숙한 행동을 바로잡고 배려하는 '어른과 부모'로서의 참 역할을 되묻게 되는 요즘”이라고 밝혔다.

2022년 5월 4일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서 열린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린이가 노키즈존 반대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다. 뉴시스
2022년 5월 4일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서 열린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린이가 노키즈존 반대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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