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처럼? ‘홍보실 무용론’ 따라하려면 맷집 있나부터 자문
머스크처럼? ‘홍보실 무용론’ 따라하려면 맷집 있나부터 자문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3.06.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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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강력한 홍보실이 만드는 10대 가치 (下)
단기 고이익+신속 레버리징 꿈꾼다면 ‘중장기적 매력’ 필요 없어보일 수도

더피알=정용민 |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면 언론에도 이전보다 회사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갖추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강력한 홍보실이 만드는 10대 가치 (上)에서 이어집니다.

언론 관계에서도 회사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어 신뢰를 받게 된다. 이전에는 믿지 못할 회사가 믿을 만한 회사로 여겨진다. 언론에 비로소 정상 기업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여섯째, 일원화된 창구를 운용함으로써 핵심 경영진의 업무를 덜어준다

이전에는 대표나 핵심 임원이 기자들을 만나고 기타 이해관계자와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했다면, 홍보실이 역할을 발휘하면서 경영진의 그런 부담은 상당히 줄어든다. 경영진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 중요한 경영적 의사결정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창구를 홍보실로 일원화해 얻는 가치도 상당하다. 준비된 전략적 메시지가 하나의 창구에서 커뮤니케이션되니 불필요한 잡음이나 루머나 실수가 사라진다. 내부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나가는 일도 줄어든다.

회사의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컨트롤함으로써 회사는 더 큰 신뢰를 얻게 된다.

일곱째, 폭넓은 언론관계망을 형성해 평상시 이슈를 관리해준다

강력한 홍보실을 이끄는 임원이나 팀장은 평상시에 지속적으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다양한 기회를 창출해 언론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인간적 이해와 연대를 이끌어낸다. 당연히 더 많은 기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상시 접하고 회사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 기자가 회사 관련 정보나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했던 오해나 억측 같은 것들이 최소화된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갈등이 대부분 사라진다. 탄탄한 언론 네트워킹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쌍방향적인 상생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덟째, 실제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을 받는다

실제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경험 많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자들이 경영회의에 포진해 있더라도, 그들의 의사결정을 실행으로 정확하게 구현해내는 실무 그룹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손발 없이 홀로 서 있는 머리를 상상해보면 된다.

제대로 된 홍보실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정확한 관리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이다.

입장을 정리하고, 해명문이나 보도자료를 다듬고, 내부적으로 이를 결재받고, 자료를 핵심 타깃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하고, 보도와 기사를 이끌어낸다. 기자회견을 준비해 진행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실행을 일선에서 해낸다.

그 어려운 시기 동안 홍보실 수장은 회사를 위해 대변인 역할을 한다. 이슈나 위기 관리를 실제로 해 본 경영진은 안다. 잘 준비된 홍보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해내는지.

아홉째, 회사의 명성과 이미지를 일관되게 관리해준다

홍보실이 제대로 역할을 하면 회사는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다.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실행해 통합적인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측정 관리한다. 중장기 플랜에 따라 회사가 어떤 것을 언제 해야하는지도 정한다.

단순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이득을 남기는 기업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이해하고 훌륭한 기업시민이 되는 모습을 스스로 표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적절한 이해와 지원을 이끌어낸다.

이 노력이 상당 기간 이어짐에 따라 해당 기업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얻게 된다. 홍보실의 노력은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열째, 더 큰 회사로 지속 성장하게 도와준다

사회적으로 아주 튼튼한 갑옷을 부여받은 기업은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홍보실은 회사를 위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사회적 이해, 인정과 신뢰를 회사의 성장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준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훌륭한 명성을 더욱 강화시키기도 한다.

소비자, 투자자, 규제기관, 정부, 국회, NGO, 지역 커뮤니티, 거래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도 균형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일부 이해관계자와 갈등이 발생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상호 호혜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러한 우호적인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홍보실 사람들이다.

만약 홍보실의 가치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이익을 쫓아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신속하게 레버리징해서 고이익을 남기길 꿈꾸는 일부 기업이나 스타트업 경영진이라면 위에서 설명한 홍보실의 가치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중장기적으로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자신에게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을 하는 경영진이라면 강력한 홍보실 구축과 운영이 가져올 근본적 가치와 이후 펼쳐질 환경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왜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왜 그들이 자국 본사에 대규모 홍보실을 꾸리는지, 그리고 그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 지역별로 국가별로 상당수 규모의 홍보실과 인력을 거느리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왜 그들은 매일매일 수많은 로컬 시장의 여론을 읽으며 로컬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메시지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공을 들이는지도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 왜 그들은 그런 일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일까?

그 이후 왜 우리는 홍보실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만 하며, 성공한 기업만큼 자사 홍보실을 통해 가치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토론해보자.

의외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오너 일론 머스크는 자사 홍보실을 오래전에 없애버렸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인수한 트위터에서도 기존의 홍보실 인력들을 내보냈다. 한마디로 홍보실이 없어도 자신과 회사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도 일론 머스크의 그런 홍보실 무용론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단 한국은 미국과 사회 및 이해관계자의 환경이 다르다. 극단적인 결정을 함부로 따라 한다면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에 더해 자사가 일론 머스크만큼 맷집을 지녔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일론 머스크 같은 스타일로 회사를 경영하기를 진정 원하는지 경영진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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