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일자리 만드는 '더치브로스'의 비밀
더 나은 일자리 만드는 '더치브로스'의 비밀
  • 이선종 (robin@domo.co.kr)
  • 승인 2023.08.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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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 通하다 (1)] 넥스트 스타벅스, Dutch Bros
회사 평판 사이트서 임직원 평가 점수 스타벅스(3.9)보다 높은 4.0
돈 버는 것 넘어 ‘어떻게 버는가’에 집중…업계 최저 퇴사율로 증명

더피알=이선종 | 콘셉트와 아이디어에 투자하던 자본의 흐름이 실행 과정을 점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를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이든 ESG의 관점으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대책과 방법을 세울 시기다.

’사양 산업은 없어도 사양 기업은 있다.’ -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2020년 IBK경제연구소는 팬데믹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수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1000개 중 82%가 코로나19로 영업 측면의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우선은 빚내서 팬데믹 종식만을 바라며 버티기. 이것이 이 시대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자 방법론 같았다.

팬데믹의 위협이 한 풀 꺾인 2023년 5월 9일, 한 프랜차이즈 카페 기업이 IR 자료를 발표했다.

“1분기에 우리는 기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45개의 매장을 열었고, 매출은 약 30% 증가했습니다. 노동 효율성과 G&A(Selling General & Administrative Expenses, 판매비와 관리비) 비중 또한 상당히 개선되어 의미 있는 영업이익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우리 팀이 경제 환경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한 방식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는 우리의 매장 규모 확장, 수익성 강화로 입증되었습니다.”

 

이 기업은 2021년 팬데믹 속에 IPO 상장을 달성하고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넥스트 스타벅스, 더치브로스(Dutch Bros)다.

더치브로스는 돈 버는 것을 넘어 ‘어떻게 돈을 버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건강한 기업 문화의 지표 중 하나인 업계 최저 퇴사율로 이어지고 있다.

더치브로스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사랑을 판다

얼마 전 ‘도모’의 평가 정책을 새로 만들었다. 정량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사무직 직원의 퍼포먼스 평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지 매해 고민했고, 이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올해 우리가 적용한 기준은 두 가지다. 매출 기여도와 희소성. 매출 기여도는 대부분의 회사가 주요하게 보는 것일 테고, 이번 정책에서 새롭게 추가된 방점은 희소성이다.

희소성이란 말 그대로의 뜻과 같다. 이 사람이 없으면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특별함. 그것을 보겠다는 것이다. 평가라는 난제를 앞두고 더치브로스를 보면서 배운 점이 한 가지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직원을 사랑한다면, 그 직원의 희소성은 얼마나 올라갈까? 희소성에 대한 평가는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 카페 시장의 50% 이상 매출을 차지하는 스타벅스가 오프라인 경험을 극대화하는 이유도 이 생각과 맞닿아 있다. 다른 매장과 차별되는 우리만의 가치, 바로 희소성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2016년 3월 19일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의 더치브로스 드라이브스루에서 매장 전 직원이 고객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페이스북에 공유돼 화제가 되었다. 사진=Barbara Danner 페이스북 페이지.

1992년부터 모든 매장을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운영한 더치브로스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 F&B 시장이 휘청거릴 때도 IPO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알렸다. 그리고 브랜드가 고집해온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더치브로스 브랜드의 임팩트가 가시화된 사건이 일어난다. 남편을 잃은 고객을 위해 매장 전 직원이 나와 기도하는 사진 한 장이 알려진 것이다.

더치브로스는 무한경쟁 속에서 영업 이윤을 쫓는 노력이 당연한 이 세상에 특별한 울림을 주는 브랜드가 되었다.

소비자에게만 울림을 준 것이 아니다. 한국의 잡플래닛과 유사한 미국 'Indeed'에 올라온 더치브로스 리뷰의 임직원 평가 점수는 스타벅스의 3.9보다 높은 4.0이다. 재미있는 환경과 훌륭한 동료, 즐겁고 신나는 직장, 슈퍼 재미라는 후기들이 보인다. 커피가 아닌 사랑을 받는 고객도 즐겁지만, 사랑을 파는 쪽도 꽤 즐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컬 매장을 운영하기로 한 3년의 약속, 지속가능성 정책이 가져온 퇴사율 약 0%

더치브로스는 IPO 이전까지 오직 직영으로만 운영했다. 하지만 이후 가맹 매장을 만들기 시작해 현재 전체 매장의 3% 정도를 가맹 매장이 차지하고 있다.

더치브로스에는 가맹 매장 점주를 뽑는 특별한 정책이 있는데, 최소 3년 이상 더치브로스에서 일한 직원에게만 그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더치브로스의 문화, 고객을 대하는 태도, 동료와의 관계 등을 체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을 3년으로 본 것이다.

3년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일까? 본사는 입지 선정부터 건설, 인테리어까지 매장 오픈을 위한 비용을 대부분 부담한다. 무시할 수 없는 빚을 지고 브랜드 영업을 시작하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오픈 과정과는 접근이 다르다.

더치브로스의 지속가능성 정책은 직원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 기반한다.

직원들은 적은 비용으로 자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더치브로스는 검증된 사람에게 매장을 믿고 맡길 수 있으니 관리 리스크가 확실히 줄어든다. 서로 잃을 것이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지속가능성 정책으로 새로운 직원들은 본인의 매장을 꿈꾸며 더치브로스를 찾고 열정적으로 일한다.

더치브로스 직원의 이직률은 66%로 업계 평균(144%)에 비해 절반 이상 낮은 편이며, 지역 운영자 직급 이직률은 0%에 가깝다. 더치브로스에 따르면 현재 지역 운영자 후보는 200명이 넘고, 이들의 역량으로 약 1000개의 점포를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더치브로스 브랜드의 미래 전망을 밝힌다.

창업자의 죽음으로 시작된 루게릭병 환우 지원, 어느새 250만 달러 기부

더치브로스가 놀라운 성장을 하던 2005년, 창업자 중 한 명인 댄 보어스마(Dane Boersma)는 루게릭병(이하 ALS) 진단을 받았다. ALS는 척수와 뇌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퇴행성 질환으로,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점차 운동 기능과 자유롭게 움직이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댄 보어스마는 5년 넘게 ALS 증상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다.

댄 보어스마의 죽음은 더치브로스의 커뮤니티 정신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더치브로스 성공의 핵심 요소는 그의 열정이었으며, 기업가이자 리더로서 스스로 발전하고자 하는 헌신이 기업 전반의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정신을 높이 산 더치브로스 동료들은 #EndALS라는 슬로건으로 기부 행사를 이어오며, 최근 250만 달러에 이르는 기부금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더치브로스의 루게릭병 종식 후원금은 250만 달러를 넘어섰다.
더치브로스의 루게릭병 종식 후원금은 250만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방문한 주유소의 정책이 기억에 남는다. ‘신속주유’라는 이름으로 셀프가 아닌 주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는 곳이었다. 값은 2000원. 셀프 주유로만 돌아가는 에너지 업계에 대한 반격일까? 일자리 유지에 대한 발버둥일까? 이 주유소에 키오스크는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주유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주유가 가능하다.

감정을 나누는 장소로 특별함을 더한 더치브로스 매장 전경
감정을 나누는 장소로 특별함을 더한 더치브로스 매장 전경

알고 들어간 상황이 아니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주유가 끝난 뒤 기분 좋게 나오는 나를 발견하고 놀랐다. 주유해주시는 분, 세차해주시는 분, 주유 과정에서 만난 모두가 기대 이상 친절했기 때문이리라.

얼마 전 유럽에선 키오스크 대신 마트 캐셔에게 계산하기 캠페인이 한창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AI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일이 마트 계산대로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이다.

카운터의 얼굴들이 키오스크로 대체되는 시대. 역설적으로 사람, 그리고 사랑의 힘을 강조하는 더치브로스는 희소성 있는 가치를 만들고 있다.

노동에 들어가는 리소스는 대체될 수 있어도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교류의 즐거움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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