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환골탈태’ 시작한 류진 회장의 비전
전경련 ‘환골탈태’ 시작한 류진 회장의 비전
  • 한민철 기자 (kawskhan@naver.com)
  • 승인 2023.08.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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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 새 이름 한경협…글로벌 싱크탱크로 단체성격도 변화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소명 다하는 길”
류진 제39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류진 제39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피알=한민철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수장 교체와 단체명과 단체 성격 변경으로 진정한 ‘환골탈태’에 나선다. 그 중심에 신임 회장으로 서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다. 

전경련은 8월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름을 전경련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단체명은 주무관청 승인이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전경련으로 유지된다.

이날 류진 회장은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 개척과 국민 소통을 통한 동반자 역할,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 도약 등을 약속했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소명을 다하는 길이고, 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앞으로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8월 7일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류 회장이 내정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전까지 전경련 회장은 삼성과 SK, 효성, GS 등 주요 대기업 총수가 맡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허창수 전 회장의 전임자인 조석래·강신호 회장은 중견그룹인 효성과 동아쏘시오 회장이었다.

류진 회장의 풍산그룹의 경우 중견기업인데다 효성이나 동아쏘시오 같이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주력 사업으로 갖고 있지 않고, 비철금속의 가공·생산과 방산 등 B2B기업들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어서 일반인에게는 더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류 회장은 2001년부터 약 20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회장직 제안을 받아왔다고 한다.

특히 그는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 우리 측 위원장과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 등의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전경련의 전경련 내 ‘국제통(通)’으로 불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전경련은 류 회장을 신임 사장에 내정하면서 그가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를 지향하는 단체의 적임자라고 평가했고, 류 회장도 취임사에서 “저는 국제무대에서 비교적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 “글로벌 경제에서 파이를 차지해 나가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회원사 확대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까지  

류진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전경련은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회원사 늘리기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로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오명을 써야만 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당시 사건을 계기로 회원사에서 탈퇴했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약칭 한경연)의 경우 삼성 5곳(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SK 4곳(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 2곳(LG·LG전자) 등이 회원으로 활동해 왔지만, 수년간 해체 임박설이 돌거나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실제로 이들 4대 그룹의 탈퇴 전 전경련의 회비 수익은 400억 원대에 달했지만, 4대 그룹 탈퇴로 100억 원 안팎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류진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6년 8개월 만에 4대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복귀를 선언했다. 복귀 형식은 전경련과 한경연의 통합에 따른 승계방식이지만 단체 성격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4대 그룹의 승인과 동참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특히 4대 그룹 측은 단체가 내부 통제시스템으로 윤리위원회 설치 방안을 정관에 명시하는 등 정경유착과 권력의 외압을 차단할 방법을 마련하는 혁신 노력을 재가입의 주요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취임과 함께 4대 그룹 복귀라는 성과를 거둔 류 회장은 앞으로 본격적인 회원사 늘리기에 나아갈 계획이다.

이미 전경련은 건설위원회, 관광위원회 등 업종별·이슈별 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사의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최근 폭발적 주가 상승으로 대기업 집단에 편입한 에코프로의 합류가 예정돼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연예 기획사 하이브에도 가입을 요청했다.  

규모 늘리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다. 류진 회장은 그동안의 풍부한 기업 경영의 경험과 인맥, 전경련 활동을 통해 정부 추진 과제 해결과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도 각 경제단체와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류 회장은 8월 23일 한국무역협회(무협)를 시작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등을 잇달아 방문해 단체장들과 만나 상견례를 하고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8월 25일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과 면담에서 “국제통이시니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많이 협조해달라”라는 최 회장의 요청에 “전경련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류진 회장은 8월 22일 임시총회에서 채택된 윤리헌장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대·중소기업 협력을 선도한다’,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이 더 나은 삶을 향유하도록 노력한다’ 등의 내용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그 첫걸음으로 윤리위원회를 신설해 높아진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세우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이 전경련을 환골탈태 시켜서 진정 기업과 사회,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는 경제인의 단체로 한경협을 이끌어갈지 국민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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