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한국 영화’ 봐주던 시대는 또 오지 않는다
‘그저 그런 한국 영화’ 봐주던 시대는 또 오지 않는다
  • 성장한 (sickarl@gmail.com)
  • 승인 2023.09.0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칼의 PICK THE CULTURE] 2023년 여름 한국영화

올해도 무너진 텐트폴…더문·비공식작전·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실패 이유는?
팬데믹 이후의 비가역적 변화, 관객들은 인식하는데 영화 관계자들만 몰라
왼쪽부터 더문, 비공식 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문’은 ‘신과 함께’로 쌍천만을 기록한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비공식작전’은 ‘신과 함께’의 주연이었던 하정우와 주지훈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으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신과 함께’의 뒤를 잇는 슈퍼IP 만화 원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더피알=성장한 | 올해 여름 4대 텐트폴(흥행 기대한 간판작품) 영화인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중 현재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밀수’ 뿐이다.

가장 늦게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직 상영 중이지만 일일 관객 수가 2만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극장에서 거의 내려온 지금 손익분기점의 1/12, 1/5에 그치는 성적으로 실패가 확정되었다.

‘비공식작전’의 주연인 주지훈은 성시경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평단의 평이 안 좋거나 실 관람객 평이 안 좋은 것도 아닌데 (흥행에 실패한) 이유를 못 찾겠다”고 말했다.

'비공식 작전' 홍보 포스터.
'비공식 작전' 홍보 포스터중 부분
'콘크리트 유토피아' 홍보 포스터 중 부분. '평단'을 전한 위 두 영화 포스터의 공통점은 이름을 올린 평가자 전원이 '기자'라는 것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홍보 포스터 중 부분. '평단'의 반응을 전한 두 영화 포스터의 공통점은 이름을 올린 평가자 전원이 '기자'라는 것이다.

그의 호소는 일견 수긍이 가는 면이 있다. 팬데믹 이전이었다면 지금과는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영화 관계자들이 가장 숙고해야할 지점이 아닐까.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되면서 많은 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팬데믹의 영향이 옅어지면서 대개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가는 듯하지만, 어떤 것들은 비가역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은 극장 영화 시장도 그 중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정작 영화 관계자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4DX로 체험하던지, 아이맥스로 큰 화면을 만끽하거나, 혹은 돌비 사운드를 즐겨야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애쓴 느낌의 '더문' 포스터들
꼭 극장에 가서 4DX를 체험하던지, 아이맥스로 큰 화면을 만끽하거나, 혹은 돌비 사운드로 들어야한다는 느낌을 주려 애쓴 느낌의 '더문' 포스터들

올해 극장 영화의 매출을 보면 외국 영화와 한국 영화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외국 영화 매출은 이미 팬데믹 이전과 근접할 정도로 회복이 됐다. 하지만 한국 영화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여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외국 영화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건 국내 극장 영화 시장이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한국 영화만 팔리지 않을까?

팬데믹을 거치며 관객들은 OTT를 통해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동시에 극장은 급격하게 가격을 올렸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겪는 동안 관객들은 영화를 보다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주 좋은 영화는 여전히 잘 나간다. 아주 안 좋은 영화는 팬데믹 이전에도 망했다. 지금의 변화된 구조에서 가장 불리한 건 그 중간의 애매한 영화들이다.

‘비공식작전’의 실패는 그저 운이 안 좋았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관객들은 ‘비공식작전’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 어디쯤의 영화로 분류한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영화도 팔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저 그런 영화를 한국 영화라는 이유로 봐 주던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팬데민 이후 천만 관객을 돌파한 단 두 편의 한국 영화
팬데믹 이후 천만 관객을 돌파한 단 두 편의 한국 영화

그렇다고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태도가 마냥 차갑기만 한 것도 아니다.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세 편이다. ‘범죄도시 2’, ‘아바타 : 물의 길’, 그리고 ‘범죄도시 3’다.

이 중 ‘아바타 : 물의 길’은 2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세계적인 히트작이다. 국내에서 그 ‘아바타’ 만큼 팔린 작품은 ‘범죄도시’ 시리즈 뿐이다. 만약 ‘범죄도시’가 한국 영화가 아니었어도 이만한 흥행을 올릴 수 있었을까?

관객들은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았다.

사랑을 보낼 영화가 없었을 뿐. 근데 없어도 너무 없다.

밀수
밀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