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목적으로 구조화하라”
데이터가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목적으로 구조화하라”
  • 김병주 기자 (kbj1218@the-pr.co.kr)
  • 승인 2023.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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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브랜딩 ④
‘DCX 사례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토론 (上)

차경진 “맥락과 이야기가 없으면 고객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지점에서든 실시간으로 고객 행동 감지하고 반응해야

더피알=김병주 기자 | AI 기술 발전으로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나날이 방대해지면서, 완전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다양해지는 고객의 양상에 맞춰 기업은 목적과 전략의 혁신을 통해 효과적인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더피알 포럼 2부에서는 학계와 기업에서 고객 경험(CX) 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을 브랜딩하는 방식을 모색했다. 이종혁 공공소통연구소장의 주재로 차경진 한양대 교수, 고상경 삼성카드 상무, 허재호 LG CNS 상무, 박병훈 T3Q(티쓰리큐) 대표가 나눈 토론 내용을 정리했다.

좌측부터 차경진 교수, 고상경 상무, 이종혁 소장, 허재호 상무, 박병훈 대표.

왼쪽부터 차경진 교수, 고상경 상무, 이종혁 소장, 허재호 상무, 박병훈 대표. 사진=서지형 포토그래퍼, 전재현 포토그래퍼 

고객 소통을 위한 CX의 의미와 데이터의 역할

고객 경험이라는 개념이 많은 기업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초창기에는 CS(고객 만족) 분야가 고객 경험을 맡았다. 고객 서비스에서 불만 사항을 잘 개선하면 경험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세계에서 고객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면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분야에서 고객 경험을 주로 맡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관점으로 고객 경험을 본다면, 단기적인 소통 서비스나 UI/UX는 CX와 다르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UX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성에 집중한다면, CX는 그 사용성을 포함해서 정서적·물리적 측면을 시스템으로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역할은 고객이 현재 어떤 거래 상태이며, 경험상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확보하고, 기업이 그 맥락에 맞는 가치를 전달하게 해주는 데에 있다.

고객 이해를 위해 여러 AI 기술을 동원하면서 기계가 고객을 이해하는 시기로 넘어가는 현재, 뚜렷한 목적을 갖고 기업의 디지털 채널에 들어온 고객을 겨냥해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도,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로그인을 하지 않은 여러 고객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데도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

고상경 상무는 “고객이 우리 채널에 들어왔을 때 우리가 딱 한 마디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나 콘텐츠를 주면 좋을지 연구를 거듭했다”며 “그 결과 고객이 특정 시점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요인과, 그 불편을 해소하려면 무엇을 알려줘야 할지를 탐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객센터에 문의를 한 고객에게 상담원을 통해 선제적으로 불편 해소 방안을 하나씩 알려줘보는 식이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준비한 고객이 결제를 한 뒤 해외 사용 포인트가 소멸될 예정이라는 점을 발견하면, 사용법을 알려줄지 물어보면서 데이터 측면의 고객 불편을 해소하려 한 것이다.

허재호 상무는 2019년 LG CNS가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던 경험에 비춰 비식별 데이터 수집에도 집중하는 이유를 밝혔다.

CRS(Customer Requirement Specification)와 관련해 거래 데이터와 제한된 온라인 데이터로 고객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는데, CDP를 운영해본 결과 멤버십을 갖고 로그인하는 고객 뿐 아니라, 그냥 한번 접속해보는 고객의 데이터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허재호 상무.
허재호 LG CNS 상무.

데이터 개인화 시대, 경험은 맥락에서 나온다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이 초개인화로 나아가면서, 기업들은 디지털 마케팅에서 시스템 솔루션이라는 개념을 통해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맥락에 맞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

은행가에서도 디지털 세대들이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완전 인터넷은행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줘야 시중은행으로 돌아올 것인지 고민이 한창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디지털 세대를 모두 똑같이 보고 정형화하는 방식은 통할 리가 없다.

리셀링·NFT 투자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위한 앱 인터페이스와, 인스타그래머블한 쇼핑과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페이스는 당연히 달라야 한다.

현재 콘텐츠 기획은 고객의 페르소나 기반 시나리오를 통한 RBMS(룰 기반 정보관리시스템: 동적으로 변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관리하고 시스템 환경을 통합함)의 도움을 받는 수준이지만, 이를 정말 잘 해내려면 '맥락 데이터'가 필수다. 맥락을 알 수 없으면 경험 제공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경진 교수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시행령을 보면 데이터 주권이 개인에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자기 소비 데이터를 누가 보고 있는지 알고, 자기 데이터 공유를 직접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편리함·초맥락적 경험·감동을 주지 못하면 고객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을 수가 없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차 교수는 당부했다.

차경진 교수.
차경진 한양대 교수.

아웃바운드에서 인바운드로, 예측보다는 반응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예측하기 이전에 고민할 것이 있다.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마케팅, 그리고 고객 경험 제공이라는 서비스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 CRM(고객 관계 관리) 시대에는 아웃바운드 마케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가 사용되었다.

회사가 이메일과 SNS를 통해 고객의 페르소나를 상정해서 타깃팅을 하고, 전환율을 높이는 캠페인을 수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디지털 소통으로 강화되는 고객은 어느 순간, 어느 채널이든 ‘올웨이즈 온’(Always-on)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이 SNS에 올리는 메시지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정보 등은 기업 입장에서 방문 시점을 놓치지 않고 늘 수집하고픈 정보다.

오늘날 CDP가 필요한 이유는 인바운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전처럼 구매에 대한 RFM(고객 가치 평가 모형) 데이터에 의존해 구매 가망성이나 확률 관점에서 예측하기보다, 최대한 빠르게 고객의 방문 의도를 포착하고 예비 행동 시그널을 뽑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 실시간 행동 데이터 수집이 중요해진 이유다.

허 상무는 “고객의 실시간 행동에 기업이 맞춰가는 것, 즉 ‘감지와 반응’(Sense & Response)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실제 행동에 대한 대응 체계를 빠르게 가동시킬 수 있는 행동 데이터가 핵심적“이라 밝혔다.

CDP의 주요 기능. 사진=LG CNS 엔트루 컨설팅 CX전략그룹.
CDP의 주요 기능. 사진=LG CNS 엔트루 컨설팅 CX전략그룹.

현재 DCX 브랜딩을 하는 기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관계 마케팅에서 논의했던 것들은 초보적인 수준의 고객 만족과 신뢰를 통해 관계가 완성되었을 때 그것을 수치화하고 평가하며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현재 경험이라는 것이 데이터화되고 그 데이터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들은 고객의 몰입과 팬덤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기업은 DCX를 통한 더 많은 고객의 몰입과 팬덤을 바라지만, 한 가지 아이러니한 문제가 있다.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애초에 DCX라는 목적을 위해서 데이터를 모아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에 수집해 가지고 있던 프로파일이나 로그 데이터(실제 현실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기록한 것)로 고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기업의 고민은 클라우드에 급속도로 쌓이는 데이터 중에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판별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비용이 늘어만 가는 상황에서 조직의 브랜딩 전략과 고객 경험 전략을 잘 이어줄 필요가 있지만,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던 기존 조직으로는 이 가치 평가를 전략적으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현장으로 눈을 돌려 제품과 서비스마다 시장 고객을 나누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해 타깃팅과 질문 과정을 거쳐 어느 포인트가 고객들에게 소구하는지 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차경진 교수는 “활용성·목적성 없이 쌓인 데이터로는 대단한 브랜딩이나 가치 확인이 안 된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이) 자신에게 없거나 알아볼 수 없는 데이터 문제를 어떤 외부 조직과 협력할 때, 또는 어떤 솔루션을 사용할 때 해결할 수 있을지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고상경 상무는 제조사를 예로 들며 데이터가 없는 회사의 브랜딩을 설명했다.

어떤 고객이 자사의 제품을 사가는 지 알 수 없을 때라면 카드사와 유통사의 데이터 결합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카드에 남아있는 제품 구매 기록을 통해서 어떤 고객이 경쟁사 제품을 소비하고, 경쟁사 제품이 어떻게 우리 제품과 다르며, 우리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상무는 이에 대해 “타사 데이터와 유통사 데이터의 묶음을 제조사에 전달해주면, 제조사는 이를 통해 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10월 17일 고객 가치는 체계로 찾고 경험은…‘이야기로 설득해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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