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의 메시지 전쟁 (6)] 메시지 전략의 맥락이 바뀐다
[김우정의 메시지 전쟁 (6)] 메시지 전략의 맥락이 바뀐다
  • 김우정 (ceo@storee1.com)
  • 승인 2023.10.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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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과 ‘생성 AI 시대’의 메시지 전략 ①

더피알=김우정 |  전통적으로 메시지는 사람이 쓰고 사람이 결정했다. 하지만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고, 메시지의 사실 관계를 작성하는 일은 상당 부분 코딩으로 자동화가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메시지 맥락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제품’이 아니라 ‘의미’를 소비하는 시대다. 또한 데이터의 시대이기도 하다. 고객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고객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빠르게 다가온 온택트 시대, 점점 더 쌓여 가는 데이터와 함께 맥락 기반의 새로운 ‘人’의 시대를 리드할 수 있을 것이다.”

차경진 한양대학교 교수는 본인의 저서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를 통해 의미, 가치, 맥락,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두가 인공지능 혁명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고객 경험 데이터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생성 AI’는 정확한 검색 엔진 이상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전통적으로 메시지의 맥락은 ‘기승전결’이라는 이야기의 보편적인 구성을 따랐다. 메시지의 목적은 메신저와 스피커의 생각을 청자에게 강하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런 목적성으로 인해 헤드라인(H), 이미지(I), 스토리(S)라는 메시지의 대원칙이 탄생했고, 수십 년간 바뀌지 않았다.

제품을 파는 시대의 종말,

이제 무엇을 팔 것인가?

by 차경진

“전달하고 싶은 콘텐츠에서, 청자의 라이프 맥락 탐구로”

차경진 교수는 “DCX 프레임워크는 가장 먼저 고객이 살아가는 삶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이유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맥락 탐구와 함께, 사람들이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어떤 기술과 제품·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라이프 맥락 탐구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메시지 전략의 출발점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의 삶의 환경과 욕구의 변화를 지속해서 관찰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청자가 스스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생활 맥락을 먼저 탐구해야 한다.

조직 관점에서 보면 메시지 전략도 크게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일부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급속하게 탄생하고 있는 ‘DX부서’가 앞으로 메시지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과거 메시지를 담당하던 홍보실, 비서실, 전략기획실, 구조조정본부 등이 추진하던 메시지 컨트롤 타워도 이제 전향적으로 ‘DX’를 수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럼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알고리즘 기반의 휴리스틱 프롬프팅

휴리스틱(Heuristic)은 인지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의 실험을 통해 체계화된 행동경제학의 중요한 개념이다. 흔히 단서 중심적 사고나 행태를 의미하지만, 사실 한순간 스스로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하고 찾아내는 직관의 힘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지난 50년간 행동경제학은 전통경제학을 추월했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를 배출하면서 주류 학문이 되었다.

행동경제학에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이라는 개념도 있다.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컴퓨터 알고리즘이다.

그런데 이제 ‘생성형 AI’가 나타났다. 최종 보스가 등장한 것이다. 개인의 문제, 사회의 문제,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이미 데이터가 소비자의 욕구를 통제하는 빅데이터의 시대다.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모든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발전도 휴리스틱 관점에서 본다면 모두 문제 해결의 과정일 뿐이다. 문제가 벌어지는 건 주관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해결 과정은 직관의 순간을 거쳐 객관화 시간을 지나 자동화 순서로 진행된다.

주관으로 시작된 문제는 직관을 거쳐 객관화되어 해결된다. 휴리스틱은 직관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직관을 휴리스틱이라 부르고, 객관을 알고리즘이라 부르며, 자동화를 코딩이라 부른다. 인공지능은 결국 주관으로 시작된 문제를 해결하는 자동화된 코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도 프롬프팅이라는 직관의 순간을 거쳐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우리가 흔히 영감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순간에 축적되는 직관 데이터다. 나는 이 데이터를 ‘알고리즘 기반의 휴리스틱 프롬프팅’이라고 부른다.

“결함은 인간에게 있다, 언제나”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뛰어난 기술 진보도 우발적인 문제의 발생을 막을 순 없다는 교훈을 준다. 기술은 인간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일 뿐, 인간의 결함을 제거해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반의 고객 경험 전략도, 생성 AI도, ‘휴리스틱 프롬프팅’도 모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이런 솔루션은 점점 많아질 것이고, 더 고도화될 것이다.

이제 한 사람 또는 몇몇 사람의 뛰어난 혜안만으로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건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게르트 기거렌처의 제한된 합리성

휴리스틱과 관련한 또 다른 이론이 있다. 트버스키와 카너먼의 비판자로 유명한 독일의 심리학자 게르트 기거렌처(Gerd Gigerenzer)의 ‘직관의 심리학’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기거렌처는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부설 막스 플랑크 인간개발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91년 행동과학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AAAS상을, 2002년에는 독일 과학서적 저술상을 받았다.

“내 경험에 비춰본다면 정신의 ‘한계점’에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나의 책은 무의식, 경험, 진화 능력을 통해 정신이 어떻게 적응하고 효율적으로 작용하는지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책 ‘생각이 직관에 묻다’를 통해 “현대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사회이고, 대중은 수많은 전문가가 최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제시하는 정교한 조언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그런 전문가들조차 대부분은 그러한 조언이 아니라 직관을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직관을 따른 결정이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수많은 경험과 연구 사례를 들어 증명한다. 예를 들어 인정에 의존하는 무지한 사람들이 프로테니스협회(ATP) 순위와 윔블던 테니스 토너먼트의 결과를 예측하는 전문가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의 전문가 경험에 관한 휴리스틱 실험은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DCX)’을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거렌처 박사는 공항의 범죄와 관련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정보 처리 방식에서 차이가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는 최상의 휴리스틱을 따르지만,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모든 정보를 추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기거렌처 박사는 경찰관, 전문 강도, 공항 보안요원 같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범죄자의 특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은 범죄자의 특징 중 가장 중요한 정보를 선택하여 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렸다. 예를 들어 경찰관들은 범죄자의 범죄 경력, 범죄를 저지른 장소, 범죄를 저지른 시간과 같은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린 것.

반면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범죄자의 모든 특징을 고려하여 판단을 내렸다. 즉 학생들은 범죄자의 외모, 범죄자의 복장, 범죄자의 행동과 같은 정보를 모두 고려하여 판단을 내렸다.

기거렌처 박사의 전문가 경험에 관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다.
* 경험이 없는 사람은 모든 정보를 고려하기보다는 최상의 휴리스틱을 따르는 것이 좋다.
* 경험을 쌓으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과 전문가의 경험은 모두 중요하다. 문제는 이 둘을 얼마나 잘 버무려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이 발전해도 문제는 늘 발생하고, 메시지는 언제나 틀릴 수 있다. 그럼에도 데이터와 경험은 메시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성 인공지능은 효율성 높은 도구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우발적인 사건을 막을 수는 없다. 그때 필요한 기술이 바로 ‘휴리스틱 프롬프팅’이다. 공부해야 통찰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영감은 공부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다음 편에 계속)

메시지는 독배이자 성배다. 조사 하나가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단어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황경신 작가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지고, 비밀은 폭로된다. 메시지는 변화를 구상하고, 믿음을 계획하고, 관계를 실행하는 큰 힘이자 굳은 신념이다. 필자는 이같은 메시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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