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세트’에서 ‘예스키즈존’까지…한국에 더 깊숙이 들어오다
‘BTS세트’에서 ‘예스키즈존’까지…한국에 더 깊숙이 들어오다
  • 박재항 (parkjaehang@gmail.com)
  • 승인 2023.11.02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항의 캠페인 인사이트]

한국 시장에 맞춘 맥도날드의 다양한 활동과 그 이면(下)
저출산, 고령화, 노동유연화, 환경 등 사회 핵심 이슈 직시

더피알=박재항 | 본국 이외의 해외에서도 활동을 펼치는 기업들의 기본 전략 대안은 두 가지다. 세계를 본사에서 수립한 하나의 방향으로 통제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지역의 특성에 맞추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이다.

진도대파버거, 맥도날드의 ‘전 세계 획일화’ 전략을 뒤집다에서 이어집니다.

흑백으로 명확하게 나눌 수 없기에, 글로벌 전략이 있더라도 적용은 로컬에 맞춰서 한다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절충하기도 한다.

글로벌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을 보면 초기에는 본사의 메뉴와 상품, 서비스 방식을 그대로 이식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로컬의 취향에 맞춰 새로운 맛의 상품을 내놓는 기업이 많다.

광고도 전 세계에 같은 제작물을 집행했다가, 같은 테마와 내용이더라도 현지 모델을 쓰는 식으로 바뀌고, 아예 현지에서 광고 제작부터 전담하는 식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맥도날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정도가 다른 체인점에 비해 강한 곳이었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만들었고, 그 원칙에 누구보다 철저하다는 자부심과 그에 걸맞은 실적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에 맥도날드가 한국 여건과 환경에 맞춘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다양하게 벌이는 걸 볼 수 있다.

맥도날드는 한국의 시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근래 한국 맞춤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는 모두 한때 아이였고, 맥도날드에서 아이답게 자랐죠.”

2022년부터 맥도날드는 ‘온 세상 어린이 대환영’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예스 키즈존’(Yes Kids Zone)을 운영한다.

그 알림 광고에서 한국 성인 세대도 어린 시절부터 맥도날드와 인연을 맺어왔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에서 민감한 문제로 등장한 ‘노키즈존’에 정면으로 맞서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낮은 출산율과 함께 한국 사회에 유독 많은 노키즈존에 대해 과감하게 이의 제기를 하면서 영유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의 권리에 앞장서는 이미지를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맥도날드는 국내 전국 매장을 365일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으로 운영하기롤 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유튜브 캡쳐

전에는 맥도날드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비정규직을 ‘맥알바’라고 불렀다. 대학에서 수업하며 맥도날드 광고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수강생 중 하나둘은 ‘맥알바’를 했다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번 학기에는 맥도날드에서 일한 학생들이 스스로를 ‘크루’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올해 5월과 6월에는 20대와 70대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진짜 친구, ‘찐친’으로 지내는 이들을 포함하여 진짜 맥도날드 크루들의 사연을 받아 그중 4편을 광고로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다.

실제 한국 크루들이 출연했을 뿐 아니라,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노년층 고용, 세대 간 차이 극복, 가족 간 유대 회복 등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건드리면서 일말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맥도날드 한국 진출 35주년 기념 자리에서 몇몇 크루들에게 특별한 감사패가 전달되었다. 맥도날드 크루들의 유니폼을 각 맞춰 접은 모양으로 생김새가 특이했다. 그런데 그 감사패는 실제 크루들의 유니폼으로 만들었다.

한국맥도날도는 감사패를 폐유니폼으로 재활용해 만들었다. 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도는 감사패를 폐유니폼으로 재활용해 만들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35주년을 맞아 유니폼을 교체하면서 이전 것들을 수거하여 특수 가공 처리 과정을 거쳐 단단한 패널의 감사패로 만들었다. 폐기될 의류를 뜻깊은 업사이클 제품으로 변환하여, 그 옷을 입었던 이들에게 감사의 징표로 전달한 것이다.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배려에 더해 한국의 환경 문제까지 다룬 움직임이었다.

이번 추석에 맥도날드는 한국 전통 민속놀이인 미니 윷놀이 세트를 매장에서 굿즈로 판매했고,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윷놀이 게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굿즈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하루 만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되었다.

한국에 더욱 깊게 뿌리내릴 변곡점

올해는 맥도날드 첫 매장이 한국에 문을 연 지 35년 되는 해다. 한국 최초의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선 곳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근처였다.

시인 유하가 ‘욕망의 평등사회’, ‘패션의 사회주의 낙원’,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는 무릉도원’에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 재미동포’라고 외칠 정도로 미국식 문화와 패션이 주름잡던 동네였고, 그것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곳이 맥도날드 매장이었다.

미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철저한 본사 중심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유명했던 맥도날드가 왜 최근에 한국 상황에 맞춘 브랜드 프로그램을 연이어 다양한 부문에서 펼치는 것일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첫째, 한국 시장의 규모와 파급력이 커졌다.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이 1988년 3000명에서 40만 명으로, 연 매출액은 17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으로 커졌다. 한국 시장만의 마케팅 프로그램을 펼칠 충분한 크기가 되었다.

게다가 한류라는 단어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트렌드 발산지로서의 의미가 더해졌다. 맥도날드는 BTS 특별 세트를 만들어 세계 50여 개국에서 판매한 바 있다.

맥도날드 THE BTS 세트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판매됐다. 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가 선보인 THE BTS 세트는 출시한 지 3주만에 국내에서 120만개 판매량을 기록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둘째, 외국 기업으로서 가질 수 있는 부정적 이미지 불식 혹은 예방의 필요가 있다. 미국 문화나 생활 방식을 무조건 앞서 있다고 생각하며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시간이나 공간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고, 거기에 사활이 걸린 맥도날드 같은 기업은 돈만 챙겨간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한국 기업들보다 더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현재의 GS칼텍스 전신인 칼텍스-호남정유는 기업 이미지 광고가 거의 없던 1970년대 초에 한글날 기념 광고를 국내외에서 집행하기도 했다.

셋째,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35주년이라는 모멘텀이 있다. 한국 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메뉴 개발, 예스 키즈존, 크루 멤버의 ‘열린 채용’, BTS와 같은 한국 스타 활용은 2~3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산발적으로 흐트러질 수 있는 이런 활동이 35주년이란 모멘텀에 집결되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맥도날드라는 브랜드가 한국에 더욱 깊게 뿌리내릴 변곡점이자 도약대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의 이런 노력은 맥도날드의 원래 가치를 복원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비만의 원흉, 비정규직 노동 착취, 가족 해체와 전통문화 붕괴 등 맥도날드에 쏟아지는 공격을 조금이라도 완화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역수출을 통한 브랜드 원형으로의 회귀라고나 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