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식품업체 SNS 프로모션은 아동 노동 착취?
[브리핑G] 식품업체 SNS 프로모션은 아동 노동 착취?
  • 박주범 (joobump@loud.re.kr)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3.11.1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크푸드 회사들, 아이들에게 ‘공짜’ 일 시키고 있다” 가디언 보도
과거의 단방향 커뮤니케이션보다 훨씬 위험한 관계 형성한다 지적

더피알=박주범 |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해식품 판매 업체들이 소셜 미디어 프로모션을 이용한 언드 미디어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제기하며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을 포함해 영국,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아이들이 자주 보는 TV 시청 시간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정크푸드 광고를 규제하고 있지만 온라인 미디어가 어린이 보호의 사각지대가 됐을 뿐 아니라 사실상의 ‘아동 노동’을 무임금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언드 미디어(earned media)는 광고 비용을 지출하는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에 대비되는 마케팅 개념이다. 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콘텐츠 업로드, 포스팅, 공유, 소비자 리뷰 등을 통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입소문과 노출 효과를 내는데 효과적이고, 모든 규모의 기업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월 7일자 보도에서 유해 식품 판매 회사들이 소셜 미디어 프로모션을 통해 어린이들이 무료로 일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정크푸드 선호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식품 지침 자문역을 맡았던 테레사 데이비스 호주 시드니 대학 부교수는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한 건강 컨퍼런스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에 주목한 것이다.

컨퍼런스에서 데이비스 부교수는 어린이들이 특정 식품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를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면 해당 음식을 ‘상품’으로 제공하는 방법 등 업계에서 어린이를 유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을 설명했다.

그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어린이와 소통하고 제조업체, 마케팅 담당자, 어린이 간의 직접 연결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더 이상 브랜드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브랜드들의 마케팅에 응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지적한 데이비드 부교수는 “브랜드들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어린이들과 이중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가 전통적인 형태의 광고보다 훨씬 더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부교수에 따르면 식품 회사들은 어린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정크푸드 브랜드를 중앙 전면에 둔 상태로 음식 표적에 포탄을 쏘게 하는 게임이다.

여러가지 다양한 정크푸드 선물을 받은 어린이가 “박스를 풀고(언박싱)” 음식을 맛보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해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보여주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데이비스는 부교수는 브랜드들이 친구들을 위해 제품을 상으로 받으려는 아이들에게 소셜 미디어에서 유해 식품 홍보 게시물에 친구들을 ‘태그’하도록 장려해 아이들의 음식 선호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브랜드를 위해 무료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시대에는 이것이 아동 노동으로 묘사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어린이 중심의 생태계에서 실제 너무나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광고주가 어린이들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부교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런 방식의 광고 프로모션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브랜드에는 벌금을 부과해야 하며, 그렇게 모아진 자금은 건강한 식품을 홍보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컨퍼런스를 개최한 시드니대학 산하 찰스 퍼킨스 센터(Charles Perkins Center)는 담배, 전자 담배, 식품, 도박, 약국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들이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담배 규제 전문가인 베키 프리만 시드니대학 교수는 제재가 필요한 온라인 공간을 정부가 제대로 규제할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리만 교수는 “플랫폼들은 온라인공간에 책임을 져야 하며, 그렇게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온라인 공간이 정부가 통제할 수 없고 추적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가디언 호주판(Guardian Australia)은 지난 10월 도박 및 전자 담배 산업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피해에 대해 폭로한 바 있는데, 보도가 나간 후, 소피 스캠프 무소속 국회의원은 유해 산업 광고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긴급 의회 조사를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