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관리는 원래 어렵다…마음 내려놓고 대응 잘하는법
위기 관리는 원래 어렵다…마음 내려놓고 대응 잘하는법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3.1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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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통제, 할 수도 있는 것·가능한 것·불가능한 것 (上)

'통제 가능'이라는 착각이 이슈 관리 더 어렵게 만들어
위기 발생시 '상황'에 과몰입하지 말고 '대응 방식' 집중
회장님 관련한 취재요청서가 들어왔다. "회장님 왜 그러셨어요.."
회장님 관련한 취재요청서가 들어왔다. "회장님 왜 그러셨어요.."

더피알=정용민 |  기업이나 조직의 이슈 및 위기 관리에서 가장 근본적인 전제는 스스로에 대한 ‘통제 가능성’이다. 이슈 및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이나 조직에는 기본적으로 그 구성원 전체가 같은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면, 당면한 이슈나 위기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을 앞둔 군대를 예로 들어도 그 전제는 동일하다.

군대를 구성하는 군인 하나하나를 지휘관이 통제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전쟁 수행 자체가 가능해지는 법이다. 만약 각 부대가 통제되지 않은 채 개별적인 생각과 판단에 따라 각자 전투를 치르며 이동한다면,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사라질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나 조직의 이러한 기존 전제나 확신이 환경이 변해감에 따라 점차 그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이 구성원을 통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 지는 오래되었다. 심지어 자기 자신도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모순적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다.

그렇다면 기업이나 조직은 왜 그렇게 통제 가능 영역을 점차 잃어가고 있을까? 일부 통제되던 기존 영역들은 왜 그리 통제가 어려워진 것일까? 기업이나 조직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왜 통제라는 것이 잘 되지 않을까?

첫째, 의사결정 주체 자신도 통제를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그룹만이라도 통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자 하지만, 그게 무척 어렵다. 최고 의사결정자는 대부분 여러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으면 의사결정에서 통제력을 발휘하는 걸 어려워한다.

게다가 의사결정 그룹을 구성하는 임원은 각자 생각과 판단에 따라 각기 다른 대응 전략과 방안을 주장한다. 그룹 내 누군가는 각자의 주장을 조정 통합해 확실한 방향성을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통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 자체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결정 자체가 좌에서 우로 또는 우에서 좌로 급격하게 흔들리면, 그에 따라 실행을 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대응은 더 많이 혼란스러워진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특정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이 멈춘 채 얼어붙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의사결정 그룹이 흔들리며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실행은 어디에 발을 맞추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해관계자나 공중이 볼 때는 기업이나 조직 자체가 통제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둘째, 상황 자체를 통제 가능할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한 착각은 오히려 기업 및 조직의 대응 방식을 통제 불가능하게 만든다.

상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을 시작하니 그 결과는 항상 아쉽다. 이후 다른 대응을 실행하고, 다시 다른 대응을 시도하고 보고하면서 어떻게든 상황을 통제하려 하다보면 결과는 중구난방이 된다.

이슈나 위기 상황은 평상시와 달라 통제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대응하는 데 통제 가능성이 늘어난다. 모든 것을 해보자,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다.

대신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그러면 통제 가능한 대응 방식에 집중하게 된다. 이슈 및 위기 대응에서 모든 방식은 하나하나가 통제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셋째, 우리 임직원들은 통제 가능할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슈 및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조직이 스스로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나 확신은 어찌 보면 희망에 바탕을 둔 것이다.

물론 그런 희망은 기업이나 조직이 지속적으로 위기대응팀 같은 조직을 훈련하면서 생겨난 것이어야 한다.

위기 취약성을 진단하고,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대응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많은 토론을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대응 조직 구성원이 정렬되는 경우, 이 조직은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개념이 우리 측 사람은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생각이 확실하게 효과로 연결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평상시 그렇게 지속적으로 대응 조직 역량을 개발하고, 정기 훈련과 시뮬레이션 그리고 토론을 하며 이슈 및 위기 관리에 대한 체계를 정렬시키는 기업이 드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일부 체계를 정렬하더라도 그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변경되면서 구성원이 완전히 체계에 동화되지 못하기도 한다.

일관성이 부족한 교육 형식의 산발적 위기 관리 학습만 이어지는 경우 대응 조직, 즉 사람들을 통제 가능하게 만들기는 어렵다. 노력과 투자가 없으면 사람은 그냥 통제 불가능한 자산일 뿐이다.

넷째, 새로운 유형의 이슈나 위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슈나 위기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특정 기업의 위기 취약성 진단을 해보면, 해당 기업에만 나타나는 취약성과 전반적으로 유사 기업에 도출되는 취약성의 형태가 정해져 있었다.

오랜 기간 해당 기업에 재직한 임원들은 이전 사례와 업계 사례들을 통해 발생 가능한 이슈나 위기의 유형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통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임원들에게 익숙한 유형보다 낯선 형태의 이슈나 위기를 접하는 빈도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났다.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의 맥락이나 발생 원인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워하는 의사결정자들이 많아졌다.

상황을 맞닥뜨리면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이 상황은 대체 어떤 의미인가?’, ‘이에 대해 비판하는 공중은 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등과 같은 의사결정자의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이해하기 어려우면 통제 가능성에서도 멀어진다. 모르겠다는 체념이 내부적으로 공유되는 것이다.

10월 30일 이해관계자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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