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의 공개 메시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
셀럽의 공개 메시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
  • 김우정 (ceo@storee1.com)
  • 승인 2024.01.1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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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의 메시지 전쟁 (9)]

미디어보다 커진 영향력, 개인적 자유와 공적 책임의 균형
“윤리적 관점에서 세상에 선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가?”
2021년 10월 7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페셜 대담에 나선 봉준호 감독. 뉴시스.

더피알=김우정 | 셀럽의 윤리적 책임은 국격까지 좌우?

“1인치의 장벽을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이라는 영화 산업의 중심지에서 자막을 보지 않는 미국 문화를 향해 메시지를 날렸다. 그리고 그는 골든글러브와 오스카를 제패했다. 오늘날 셀럽의 메시지는 국가 이미지까지 좌우하는 매스미디어 그 이상이다.

최근 한국 셀럽들은 마약 문제부터 정치인과의 사진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다양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사건은 그들의 개인 생활뿐만 아니라 그들이 전달하는 공개적인 메시지에도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얼마 전 한국 셀럽들 사이에서 벌어진 마약 스캔들은 그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다. 이러한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실수를 넘어 사회의 윤리 기준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최근 법무부 장관 사진 논란과 연관된 유명 배우의 사례는 셀럽의 영향력이 윤리적 책임을 넘어 국가적 품격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국가를 상징하는 공개적인 인물로서 셀럽의 역할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한국 사회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세계인의 척도가 되고 있다.

이제 셀럽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유명 인사의 지위를 누리는 것을 넘어 사회적인 책임, 나아가 국가적 책임과 도덕적인 기준에 입각해야 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셀럽으로서의 삶은 공개적인 플랫폼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그 영향력을 윤리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다.

셀럽, 개인으로서의 자유는 어디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콘텐츠의 부상으로 한국 셀럽들의 윤리적 책임이 국가적 위상으로까지 연결되어 확대 해석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셀럽들의 개인적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영국의 경우 왕실 구성원 같은 공인들조차 개인적인 삶과 의견을 가질 권리를 인정받으며, 이는 때때로 대중의 관심과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본 셀럽들 또한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 이미지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유명 배우들은 개인적인 삶의 일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들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과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2023년 9월 4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 출연한 이효리는 자신이 상업광고에 복귀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갈무리/뉴시스. 

한국 셀럽들도 예전과 달리 자유에 대한 주장에 적극적이다.

가수 이효리는 ‘효리민박’을 통해 개인적 자유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셀럽이다. 최근 광고 복귀와 관련해서도 이효리는 대중과의 소통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셀럽으로서의 자유를 주장하는 동시에 개인적인 삶의 방식을 공유했다고 평가받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배우 한소희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본군 731부대 생체실험 관련 스틸사진 게시물에 일본 팬들이 악플을 달자 “슬프지만 사실인걸. 그래도 용기내주어 고마워”라는 댓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셀럽의 공개 메시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아젠다 설정 이론'(Agenda-Setting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아젠다 설정 이론은 매콤스(Maxwell McCombs)와 쇼(Donald Shaw)가 1972년 발표한 논문으로, 대중매체가 대중의 인식과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매체가 강조하는 이슈는 대중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가 되며,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사와 의제가 설정된다는 매우 간단한 이론이다. 즉 매체가 어떤 주제를 자주 다루고 강조하면, 대중은 그 주제를 중요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는 매스미디어보다 셀럽의 개인 채널이 더욱 영향력 있는 미디어다. 당연히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 미디어는 법의 규제를 받지만, 셀럽은 관심의 규제를 받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셀럽들의 윤리적 책임과 개인적 자유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법으로 규제할 수도 없고,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개인적인 자유와 공적인 책임의 올바른 균형점을 찾는 일이 본질이다.

셀럽들이 자유와 책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다면 영향력이라는 양날의 검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안 써줬으면… 연예인 재테크에 달라진 시선

위 제목은 '더피알'의 한민철 기자가 지난해 10월 16일 올린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60억 원대에 산 빌딩 160억 원에 내놨다, 최소 50억 원 번다, 부동산 재테크 대박.

최근 여배우 A씨에 대한 언론 기사에 실린 제목과 부제다. 기사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A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이 소유한 빌딩을 매각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약 5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후 타 언론사 다수가 같은 내용을 기사화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뉴스 댓글이 달리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연예인의 부동산 재테크 관련 뉴스에 달리는 댓글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실제로 A씨의 빌딩 매각 소식을 최초 보도한 뉴스의 댓글에는 '이런 내용 기사화하지 말아달라', '박탈감을 느낀다' 등 글만으로 한숨이 느껴질 정도의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과거와 달리 연예인의 부동산 재테크에 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셀럽의 재테크 소식은 부러움과 칭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고, 팬심도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뉴스가 틀리면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셀럽의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셀럽, 미디어의 새로운 형태로서의 태도

셀럽이 발산하는 메시지는 이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제시된 철학적 원칙, 특히 도덕법 및 의지의 자율성 개념과 울림을 같이한다. 칸트는 단순히 의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 자체를 위해 행동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 원칙은 셀럽들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키아누 리브스. 사진=AP/뉴시스.

키아누 리브스는 연기뿐 아니라 상당한 기부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영화 '매트릭스' 출연료 4500만 달러(약 547억 원) 중 70%에 달하는 3150만 달러(약 376억 원)를 백혈병 연구 기금으로 기부했고, 영화 '존 윅 4'의 스턴트맨들에게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시계를 선물했다.

영화 관계자는 “스턴트맨들은 모두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이런 겸손과 관대함은 그의 개인적인 상처에서 출발했지만, 종종 셀럽의 지위와 관련된 화려한 부의 표현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리브스의 행동은 선행이라는 기부의 본질에 대해 강력하면서도 미묘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배우 신민아와 김우빈은 꾸준한 기부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아미'(ARMY)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셀럽과 팬들의 기부도 진화 중이다.

배우 김우빈(우)과 신민아(좌).
배우 김우빈(우)과 신민아(좌).

14년간 꾸준히 마라톤을 뛰며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병원 건립에 힘쓴 가수 션의 이야기는 일관된 선행과 진심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의 지속적인 노력과 헌신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션의 선행은 일회성이 아닌 변함없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다. 그는 선행이 인기보다 큰 영향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나눔을 믿었던 법정 스님은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어떻게 돈을 얻을 수 있겠는가? 도움은 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1억을 기부해서 국가문화재의 환수에 기여한 RM, 배우로 얻은 8100억 원의 돈을 아낌없이 기부한 주윤발의 웃음,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어른 김장하’의 감동까지.

공개된 메시지 전파자로서의 셀럽은 양날의 검을 휘두르는 강력한 미디어다. 영향력을 발휘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동시에,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책임도 져야 하는 위치다.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셀럽은 공개된 위치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부와 명예를 누리는 존재일 것이다.

다만 달라진 것은 미디어보다 커진 영향력, 그리고 부러움과 질시가 공존하는 팬심의 변화다. 인기가 양날의 검인 것처럼 영향력 또한 양날의 검이다. 다만 칼날을 내가 다룰 수 있느냐가 다를 뿐이다.

이제 셀럽에게 윤리적인 관점으로 영향력의 경로를 탐색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행동과 메시지는 시공과 역사를 넘어 매우 멀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평생 모은 돈 100억 원을 모두 장학금으로 기부한 김장하 선생의 철학은 인기와 영향력, 윤리와 도덕이라는 상투적 개념을 단 한마디로 꿰뚫는다.

“줬으면 그만이지.”

MBC경남 시사다큐 '어른 김장하' 포스터. 

 

메시지는 독배이자 성배다. 조사 하나가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단어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황경신 작가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지고, 비밀은 폭로된다. 메시지는 변화를 구상하고, 믿음을 계획하고, 관계를 실행하는 큰 힘이자 굳은 신념이다. 필자는 이같은 메시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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