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비전 PR을 “거짓말”이라 낙인찍은 검찰
기업의 비전 PR을 “거짓말”이라 낙인찍은 검찰
  • 한민철 기자 (kawskhan@naver.com)
  • 승인 2024.01.18 13: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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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철 기자의 법정 취재파일] 이재용 삼성 재판 (14) 달성 못한 목표는 허위인가
삼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시한 2020년 연 매출 60조 원의 시너지를 두고, 현재 시세조종성 허위 PR이라며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시한 2020년 연 매출 60조 원의 시너지를 두고, 현재 시세조종성 허위 PR이라며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무려 3년 2개월간 이어졌던 이재용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3명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통칭 제일모직-삼성물산 불법 합병 의혹) 1심 재판을 빠짐없이 취재하면서, 재판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 중 하나는 ‘허위’였다.

사건의 주제가 ‘불법 합병’인 만큼, 허위 시너지와 허위 대응 논리 개발, 허위 주가 부양방안 생산 등 합병 성사를 위해 주주와 여론을 상대로 다양한 허위 정보를 퍼트렸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삼성 측이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허위 시너지를 만들어 주주와 여론에 홍보했다”면서 ‘허위 시너지’ 중 하나로 합병법인의 예상 매출액을 들었다.

삼성 측이 2015년 5월 26일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을 발표하며, “중장기 사업 계획상 2020년 합병법인의 예상 매출액이 60조 원 그리고 예상 세전이익은 4조 원”이라고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검찰 측은 2020년 예상 매출액 60조 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한 근거 없이, 오로지 합병 성사만을 위해 부풀린 수치’라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2015년 5월 26일 제일모직 IR 자료를 보면, 합병 기대효과로 건설 23.6조 원, 바이오 1.8조 원, 신수종 0.8조 원 등으로 2020년 매출 60조 원 달성이라고 기재하며, 합병을 결정한 목적과 주체, 추진 경과 등을 은폐하고 마치 합병 시너지를 포함한 기대효과가 매출 60조 원인 것처럼 허위로 공표한 사실이 확인됩니다.”

- 2023.8.2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2020고합718, 검찰 쟁점 기일 PT

얄궂게도, 통합 삼성물산이 합병 후 단 한 번도 연간 60조 원 매출에 도달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검찰 측이 주장하는 허위 시너지 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연결기준 2022년 43조 1616억 원, 2021년 34조 4552억 원, 2020년 30조 2160억 원 매출은 60조 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렇게 현재까지 달성한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2015년 당시에 제시했던 ‘60조 원 매출’이라는 시너지가 허위 정보에 불과했고, 덕분에 합병 성사에 영향을 미쳤기에 시세조종 등의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그러나 삼성 측이 합병을 발표한 2015년 5월부터 마무리된 7월 주주총회까지 주주와 언론에 IR·PR하는 과정에 시너지의 하나로 제시한 예상 매출액 60조 원은 어디까지나 목표 금액일 뿐이었고, 당시 삼성 측은 ‘기간내 반드시 달성’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 시너지에 따른 예상 매출 60조 원은 예측 정보였고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당연했다. 아무리 합병 후 경영 활동에 성실히 잘해나간다고 할지라도, 코로나 팬데믹과 영위 업종의 장기 침체 등 예상치 못한 대외적 변수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병 추진 당시 이런 변수까지 모두 예측해 예상 매출액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재판 과정을 통틀어 회계법인의 목표액 60조 원 산출에 허위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억지로 불가능한 것을 끼워 맞추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적은 없고, 그런 주장이 부정된 적은 있다.

특정 시점으로 설정한 성과 목표를 결과적으로 그 시점까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시세조종 등 범죄로 봐야 한다면, 향후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모든 기업의 합병뿐만 아니라 신사업 추진 등 경영 전반에 있어 자기 PR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에 허위’라는 검찰 측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말고도 ‘허위 PR’ 낙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례는 다수 있다.

우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유사한 시기 성사된 SK C&C와 SK㈜의 합병이 있다. 두 회사는 2015년 6월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을 통과해 같은 해 8월 최종 합병했다.

당시 나왔던 언론보도를 통해 쉽게 확인되지만, 2015년 6월 1일 SK C&C와 SK㈜는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2020년 매출 200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제시 목표’ 달성하지 못한 사례들

또 6월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된 뒤 조대식 당시 SK 사장은 “통합 지주회사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 세전이익 1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직전 해인 2014년 SK C&C와 SK㈜의 연결기준 연 매출이 각각 2조 4000억 원과 111조 원으로, 두 회사의 매출을 단순히 합친 숫자로 보면, 200조 원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원대한 목표였다.

합병법인 SK㈜의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134조 5496억 원이다. 역시나 합병 이래 연 매출 200조 원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합병 당시 제시한 200조 원의 연 매출액을 두고 당시에는 물론이고 현재도 허위라고 주장하며, 시세조종으로 SK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숫자는 그저 기업이 합병 후의 경영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며 세운 목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 수치가 과거 합병 당시 밝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사례는 그밖에도 수두룩하다. 삼성 측 변호인도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2014년 5월 합병한 카카오-다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4년 5월 26일 카카오-다음의 통합법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 당시 카카오 대표는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 연간 매출 10조 원을 만들자는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또 최세훈 다음 대표도 “합병법인이 코스닥에서 1위의 위상을 갖는 목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2020년 연 매출 4.1조 원으로, 2021년 6조원 대, 2022년 7조원 대로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아직 합병 후 10조 원의 매출을 돌파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2024년 현재,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에 카카오 계열사는 없다. 다음은 지난해 말 검색엔진 점유율 4%에 머물렀고, 사용자 이탈과 분기 매출 하락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봐야만 했다.

CJ대한통운도 2013년 CJ GLS와 합병을 통해 클로벌 톱5 물류기업 비전과 함께 2020년 회사 연 매출 25조 원 달성을 적극적으로 PR했다. CJ대한통운은 합병 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2022년 매출은 12조 1000억 원으로 연 매출 25조 원의 절반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 기업들 모두 합병을 통한 긍정적 시너지를 목표 매출액을 제시하며, 합병 추진 과정에서 정상적인 PR을 했을 뿐이다. 그때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 나름대로 최선의 경영 활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과거에 설정했던 목표를 두고 “과도한 PR”로 지적할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기망 또는 위계 등의 불법행위’로 봐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렇다 검찰 말이 맞다”고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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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하나은행계좌로만 2024-01-18 22:01:12
삼성재판들과 권경애변호사재판도 쫄딱 망해라 .
이재용회장 재판망해라. 삼성준법위원회 사기집단아.
이매리가짜뉴스들 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죄 언론징벌이다.
메디트와 김병철판사님이 좋다는데 불복하니 가중처벌이다
언론법조인들 반부패사건이다 형사조정실 날짜잡자
배상명령제도도 가능하다. 연세대언홍원도 망해라.
검찰청사건결정결과통지서도 불복했다. 이매리하나은행
계좌로만 이억입금먼저다 . 부산지검 23진정 327호 중앙
지검 23진정 1353호 중앙지검 23진정 1819호. 2020
고합718 2022 고합916. 십년무고죄다 삼성연세대비리십년
이다 . 2019년 강상현연세대교수 이매리 방통위국감위증
정정보도필수다 공익신고2년이내다 . 26일 이재용재판 망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