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多광고內] “내 소비가 내 지갑사정보다 더 ‘가취’있기를”
[광고多광고內] “내 소비가 내 지갑사정보다 더 ‘가취’있기를”
  • 김병주 기자 (kbj1218@the-pr.co.kr)
  • 승인 2024.02.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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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트렌드가 사라지고, 개인별 추천 동영상을 보는 ‘유튜브가 표준인 시대’의 광고 집행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더피알이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정보센터에 한 주간 신규 등록된 광고들과 구글 트렌드를 토대로 주목받는 광고와 주목할 만한 광고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더피알=김병주 기자 | 소비의 기능 중 하나는 신념의 표현이다.

MZ세대를 대표하는 소비 트렌드 중 하나인 ‘가치 소비’ 경향은 때론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꽃무늬 디자인 제품으로 진지하게, 때론 선행을 베푸는 착한 자영업자들을 ‘돈쭐’내주며 매출을 올려주는 유쾌한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상품성이 떨어져 버리던 못난이 농산물 재활용부터 동물 학대가 없는 패션·뷰티 제품, 소외계층 어르신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숙박업계 패키지 상품까지, 윤리적 소비와 이웃과의 상생을 지향하는 가치 소비는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MZ세대의 성향과 맞물려 한때의 트렌드를 넘어 주요한 소비 행태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5월에 롯데멤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전국 20~60대 남녀 1500명 대상)에서 이미 응답자의 83.5%는 가치소비를 해봤다고 답했으며, MZ세대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가치소비가 필요하고, 점점 늘어날 것이라 답했다. 소비자와 쌍방 소통해야 할 기업들이 이런 소비 경향을 놓칠 리가 없다.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TV광고들 중에도 우리가 지향할만한 사회적 가치들을 전면에 부각한 광고들이 눈에 띄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ESG 활동 이면의 지향점을 단적으로 대중에게 알릴 기회를 이들이 어떻게 잡아냈는지 살펴보자.

‘저는 약봉투로 할아버지를 돌봐요’ 초록우산이 아이들에게

약국에 약을 받으러 가지 못할 정도로 아파본 적이 있는지. 젊은 사람들은 그럴 일이 많지 않겠지만,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진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신해 손자나 손녀가 약국에 들르기도 한다. 이렇게 돌봄이 필요한 나이에 집안의 다른 어른을 돌보는 아이들을 ‘가족돌봄아동’이라 부른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2024년 중점 사업 중 하나인 가족돌봄아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돌봄약봉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가족돌봄아동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지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초록우산은 지난해 11월 17일 대한약사회와 함께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전국의 약 300여개 약국에 특수 제작한 ‘돌봄약봉투’ 약포지와 안내지, 포스터를 배포됐으며, 2월 현재 ‘가족돌봄아동지원법’ 제정을 위한 서명 캠페인과 후원금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같은 날 유튜브에 공개된 30초 광고는 2월 6일 현재 802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약이 가득한 약국, 약사 선생님이 부른 남자 어른의 이름과 달리 약을 받으러 온 사람은 작은 여자아이다. 아이는 웃고 있지 않다. 계산대로 다가가 발돋움을 하는 아이의 신발 뒤로 가족돌봄아동의 정의가 떠오른다.

집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를 위해 아이는 달력에 약 받아온 표시를 하고, 물을 따른 뒤, 약포지를 뜯는다. 그때 눈에 띄는 약포지의 초록 그림. 아이는 ‘언제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나 홀로 견뎌내야 할까요?’라는 글귀를 빤히 바라본다.

불 꺼진 주방에서 아침, 점심, 저녁 다른 그림과 글귀가 든 약포지를 보는 아이를 뒤로 비추며 광고는 ‘알려주세요, 초록우산이 도울게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을 돌보는 아이들을 찾는 데 시간과 장소가 문제일까. 나온 지 2달 넘은 광고지만 어느 때 보아도 아이들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질병과 장애를 지닌 보호자를 돌보지만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아동들의 동선에는 항상 약국이 있다”며 대한약사회와 함께 캠페인 규모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플라스틱 걱정 없는 태초의 지구로 테라클이 내딛은 첫 발자국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24’의 삼성전자 ‘지속가능존’에서는 낯선 스타트업의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Lab’에서 탄생한 ‘테라클’(Terracle)이 그 주인공이었다.

‘지구’(Terra)와 ‘기적’(Miracle)의 합성어를 브랜드 네임으로 삼은 테라클(구 테라블록)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테라클의 해당 기술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으로부터 99%라는 평균 전환율을 인정받았으며, 유색·복합 PET부터 섬유, 의류 등 다양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데 사용된다.

CES 2024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솔루션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테라클은 이어 1월 24일 광고정보센터에 자사 최초의 TVCF를 등록했다.

그동안 개발해온 기술의 성과에 기반해 ‘세계 최초 플라스틱의 무한 재활용 상용화 시작’을 내세운 해당 캠페인의 슬로건은 ‘테라클, 지구부터 지킨다’이다.

어두운 우주, 달처럼 빛을 받고 있는 지구를 향해 카메라가 다가간다. ‘친환경을 말하며 이미지에 집중’하는 많은 기업들을 지적하는 동안, 지구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그동안 쓰고 버린 폐플라스틱이 우주 공간을 떠도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태초의 모습, ‘처음의 지구’인 ‘테라’로 지금의 지구를 되돌리기 위해 ‘무한한 플라스틱의 기술을 이뤄낸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카메라는 빠르게 줌인하며 파도가 들어오는 모래사장을 클로즈업한다. 파도가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순간, 서툴지만 옹골차게 아기가 왼발을 화면 중앙에 내디딘다.

아기가 발을 디디는 기적 같은 순간처럼, 스타트업 테라클의 첫걸음으로 지구를 바꾸는 기적을 일구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마찬가지로 영상 말미의 ‘모든 것을 되돌릴 때까지’라는 카피와 모래에 찍힌 아이의 발자국은 지구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내딛은 기업의 첫발이자, 제품 원료 채취부터 소비와 폐기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하는 ‘탄소 발자국’ 절감에 대한 노력을 엿보게 해준다.

권기백 테라클 대표는 이번 광고와 관련해 “테라클의 재생소재와 기술은 일반 소비자가 직접 보거나 구매할 일은 없는 제품”이라면서도 최근의 ESG와 환경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 대중을 향해 “올바른 해결 방향과 기술을 제시하고 테라클이라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인류가 환경오염 없이 플라스틱을 무한하게 사용하도록 혁신하는 모습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광고는 2월 2째주 광고정보센터의 조회수 기준 TVCF 주간베스트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사나이를 넘어 모두의 인생으로, 신라면의 심금 울리기

1월 19일, 언론사들은 일제히 농심 신라면의 새로운 카피가 나왔다는 소식을 알렸다. 1986년 이래 ‘사나이’를 울리던 신라면이 38년 만에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농심은 20일 새로운 콘셉트의 신라면 TV광고인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편을 공개하며 일반인 모델을 통해 누구나 라면에 얽힌 추억에 이입할 수 있게 표현해냈다.

사나이를 넘어, 그리고 “단순한 식품을 넘어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 농심의 설명이다.

2월 6일 현재 유튜브에서만 397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해당 광고는 ‘이것은 그냥 매운 라면이 아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자신 있게 시작한다. 보글보글 끓인 라면은 복도에서의 ‘소소한 행복’으로, 건어물 가게의 ‘친구’로, 또 추억 속 ‘잊지 못할 그때’로 변주된다.

아침 부둣가의 ‘왁자지껄’함과 저녁 무용 연습실의 ‘일탈’, 군대 반합에 담긴 ‘단결’은 곧 매콤하고 뜨거운 ‘어른의 관문’이자 세계에 알릴 ‘자부심’이다.

이어 광고는 각자의 자리에서 라면을 먹는 얼굴들을 비추며 라면이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순간을 모아준다. 해뜨기 전 어스름을 배경으로 라면을 먹으며 지평선을 내다보는 등대지기를 마지막으로 비추며, 광고는 ‘2024년 새해에도 맛있는 인생 되길’ 응원하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농심은 1월 24일 2023년 국내외 매출이 사상 최대인 1조2100억 원이라 밝혔다. 전 세계에서 1초당 53개꼴로 팔리고 있는 신라면의 매출 59%는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신라면을 ‘대한민국 사나이’만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유명한 카피를 과감히 바꾼 데에는 단순히 눈물 나도록 매운 맛으로는 더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간 농심은 신라면 광고에 최수종, 손흥민, 박지성, 송강호 등 스타 배우와 체육인을 모델로 내세우며 국민 라면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이번 2월부터 차례로 공개할 4편의 광고는 가족과의 캠핑, 회식 다음날, 친구들, 그리고 나만의 공간에서 신라면을 즐기는 일상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평범한 사람들과 발맞추는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치’라는 말을 찾아보면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라는 정의가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의 여부다. 그런 점에서 농심의 이번 결정은 감성적·확장적 접근으로 다시금 국민 라면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공감대 형성의 일환이라 해석된다.

과연 올해 신선한 새해 인사를 보여준 신라면은 얼마나 많은 인생을 울릴지,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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