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보다 7년 늦은 글로벌 초딩 트렌드
‘K뷰티’보다 7년 늦은 글로벌 초딩 트렌드
  • 박주범 기자 (joobump@loud.re.kr)
  • 김경탁 기자 (gimtak@the-pr.co.kr)
  • 승인 2024.02.0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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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G] ‘세포라 키즈’ 논란, 부모탓 혹은 알파 세대 구매력 확인?
아동 화장품 산업의 폭발적 성장 와중에 온라인 의견들은 갑론을박
화장품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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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 화장품 전문점에서 쇼핑하는 아이들을 의미하는 ‘세포라 키즈’들이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판에서 비난과 옹호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세포라’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LVMH 산하의 화장품 종합 편집숍 브랜드다. 그러니, ‘세포라 키즈’는 한국으로 치면 2017년경부터 화젯거리가 되기 시작했던 ‘올영(올리브영) 가는 초딩(초등학생)’ 쯤으로 번안할 수 있다.

올영에 드나들던 초딩들이 가성비를 눈치 채고 다이소 화장품 코너로 이미 발걸음을 돌린 걸 생각하면 글로벌 트렌드가 7년 늦은 것일 수도 있고, 저변에서 확산되던 문화가 SNS라는 기술적 환경의 변화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수도 있겠다.

세포라 키즈들은 인플루언서들처럼 자신의 쇼핑 및 스킨케어 루틴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하는데, 점점 더 많은 어린이들이 더 비싼 고기능성 화장품을 구입함에 따라 부모, 피부과 의사, 소매업체 등 관련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SNS에서 벌어진 편 가르기 상황(질문 자체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에 대해 2월 5일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1월 22일에는 영국 공영방송 BBC도 ‘세포라 키즈’ 트렌드가 아동용 화장품 산업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CBC 기사 캡처
CBC 기사 캡처

해시태그 세포라키즈(#SephoraKids)를 단 영상들은 틱톡에서 3억 319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의 대부분은 아이들이 샘플을 낭비하고, 직원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성인용 제품에 많은 돈을 지출한다고 불평하는 어른들의 모습이다.

한 세포라 직원의 ‘세포라의 10세 아이들’에 대한 속풀이 영상은 1월 5일 게시 이후 37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는데, 그 내용은 900달러(약 120만원)어치의 제품을 사려다 엄마 설득으로 500달러 정도만 구매한 아이에 대해 말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엄마예요?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에요. 부모가 바뀌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요”라고 직원은 말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세포라 키즈'와 자녀가 성인용 제품을 구매하도록 허용하는 그들의 부모를 비난하는 비디오를 공유하고 피부과 의사들은 일부 제품 성분이 소아 피부에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반면, 그 반대편에서 어떤 이들은 아이들이 성인 롤모델을 흉내내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무해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1월 5일에 올라온 또 다른 틱톡 동영상에서 한 여성은 세포라에서 쇼핑하는 4살짜리가 행복하게 매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공유하며, “모든 제품이 어린이를 위한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고 귀여운 트렌드”라며, “아이들을 그만 비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ephoraKids 트렌드는 2022년 마스크 팩, 립 마스크, 토너 등으로 아침 스킨케어 루틴 영상을 게시한 미국 배우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의 딸 노스 웨스트(North West)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노스는 당시 9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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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의 언니 코트니 카다시안(Kourtney Kardashian)의 딸 페넬로페(Penelope)도 자신의 스킨케어 루틴을 담은 영상을 공유했는데,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한 피부과 전문의가 비판과 함께 다시 게시해 화제를 모았다.

애리조나 소재 피부과 전문의 브룩 제피 박사는 이 영상에 대해 “왜 이 사랑스러운 11살짜리가 저보다 더 복잡한 스킨케어 루틴이 필요한가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동 뷰티 급성장…노이즈 때문에?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분석 회사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캐나다 미용 산업 매출은 2023년에 18%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고급 제품의 경우 전반적인 증가가 계속될 것이며, 향후 몇 년 동안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카나의 라리사 젠슨(Larissa Jensen) 수석 부사장은 2024년 미용 산업 전망에서 “프레스티지 화장품, 특히 스킨케어는 2023년 많은 어린 소비자의 선물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24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알파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의 창립자인 티파니 마스터슨(Tiffany Masterson)은 지난 12월 인스타그램에서 세포라의 많은 제품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피부에 맞게 디자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산과 레티놀을 함유한 ‘더 강력한’ 제품은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BBC 기사 캡처
BBC 기사 캡처

‘세포라 키즈’ 트렌드가 아동용 화장품 산업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한 1월 22일자 BBC 기사는 레티놀, 독한 각질 제거 산, 고가의 보습제, 노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고안된 토너나 세럼 등을 구매하느라 바쁜 알파 세대 틱톡 영상을 언급하면서, 이 제품들은 원래 중년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스태티스타(Statista) 데이터에 따르면, 유아 및 어린이 스킨케어 시장은 2028년까지 연간 약 7.71%의 성장률을 기록하여 전 세계 시장 규모가 3억 8천만 달러(약 503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 세계 제품 사용자 수는 1억 6070만 명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지 아이들이 엄마 화장품을 시험 삼아 발라 보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더 넓은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뷰티업계의 비하인드 뉴스레터 더 언퍼블리셔블(The Unpublishable)의 창립자인 제시카 드피노(Jessica DeFino)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특별히 10대들을 위해 출시되는 새로운 브랜드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한다.

드피노가 언급한 ‘최근 몇 년 간 젊은 층을 대상으로 출시된 화장품 및 스킨케어 브랜드’에는 3세 이상 고객을 위한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Yawn)이나 여드름 및 피부결 제품을 제공하는 버블(Bubble), 10대를 대상으로 하지만 8세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릿(Gryt) 등이 포함된다.

드피노는 “트윈(tween, 10대 초반 아동) 제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성인용 화장품을 사용하는 10대 미만의 소녀들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큰 마케팅 기회로 젊은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타겟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전문 매장뿐 아니라 CVS(편의점) 및 월그린(드러그스토어) 등 미국 소매업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몇 년 간 리모델링을 거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나 TV 프로그램과의 크로스 브랜딩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되는 화장품 등 미용 제품을 중앙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장소들은 아이들이 혼자 세포라에 갈 수 있을 만큼 크기 전에 부모와 함께 쇼핑 경험을 하는 곳이다.

틱톡의 세포라 키즈 해시태그 영상들
틱톡의 세포라 키즈 해시태그 영상들

드피노는 특히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제품 개발 외에도 이들을 겨냥한 SNS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팔로워들에게 제품 사용법을 보여주는 많은 ‘피부 인플루언서들(skinfluencers)’의 활동이 포함된다.

조지아주립대학교 로빈슨 경영대학의 데니쉬 샤(Denish Shah) 마케팅 부교수는 “10대들이 세포라 매장에 넘쳐날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이러한 제품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미용 및 스킨케어 업계의 많은 회사들이 점점 더 어린 고객을 대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다.

조지아주립대 소셜미디어정보연구소(Social Media Intelligence Lab) 창립 이사이기도 한 샤 부교수는 그들이 SNS의 가장 큰 소비자로 결국 모든 SNS 시간은 뷰티 및 스킨케어 제품 홍보를 위해 브랜드에서 돈을 지불한 인플루언서에게 이들을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더 정교해지는 알고리즘도 이러한 노출을 제공하여 해당 주제에 대해 몇 번만 검색하면 사용자에게 뷰티 팁과 인플루언서들을 추천한다. 여기에 10대들이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을 추가하면 완벽한 폭풍이 찾아온다.

샤 부교수는 “트윈은 외모에 사로잡혀 있는 시기다. 자신들의 신체가 성장하면서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성장하는 정체성에 대해 크게 의식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젊은 층의 매출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에서 청소년의 화장품 사용 실태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다.

2017년에 스마트학생복이 실시한 ‘청소년 메이크업 실태 파악’ 조사(5246명 참여) 결과와 녹색건강연대가 실시한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전국의 4736명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 등을 보면 색조화장 시작하는 연령층은 이미 초등학생으로 낮아졌고 중학생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학생복 조사에서 우리나라 청소년 중에 화장한 경험이 있거나 화장을 하고 있는 ‘화장 유경험자’는 약 70%에 달했는데, 전체 응답자의 51%는 중학교 1학년인 만13세 이전에 메이크업 세계에 입문했다.

그중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때가 28.4%(1490명), 중학교 1학년이 21.8%(1146명)였고, 1% 미만이긴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때 화장을 시작한 경우도 0.93%(49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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