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송영숙 회장 손 들어줄 가능성 큰 이유
국민연금이 송영숙 회장 손 들어줄 가능성 큰 이유
  • 한민철 기자 (kawskhan@naver.com)
  • 승인 2024.03.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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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공적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자문사 권고와 다른 결정 내릴 명분 부족
“반대 결정 내릴 경우, 내부 시스템에 사유 반드시 밝히도록 돼있다”
법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한미사이언스-OCI 통합 판단 정당성 인정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한미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 여부를 결정할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총의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결국 자문사의 권고를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적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입장에서 자문사의 권고와 다른 결정을 내릴 명분이 현 상황에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26일 현재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모녀와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형제 양측의 우호 지분율은 각각 35.01%, 40.57%로 형제 측이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국민연금의 지분 7.66%가 만약 송 회장 모녀 측으로 간다면 양측의 지분율은 42.67%와 40.57%로 뒤집히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에서는 연금 측이 송 회장 모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이유는 바로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1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측 이사 후보 6명에 대한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한 상황이다. 다만 임종윤 회장 측 주주 제안에는 “이사회 교착, 회사 및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일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간) 양사 통합을 위한 주식 거래가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그동안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의 상속세 이슈로 주가에 오버행 이슈가 제기됐지만, 이번 거래로 상속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 측 이사 후보 6명에 전원 찬성, 임종윤 회장 형제 측 후보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또 ISS는 중립 의견을 냈지만, 한미 측 후보 4명 찬성, 형제 측 후보 2명에만 찬성했다. 자문사 5곳 중 3곳이 한미사이언스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의결권 행사를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며, 참고 사안이 될 뿐이다. 하지만 과거 일부 사례를 보면, 국민연금의 경우 합리적 사유 없이 이들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와 다른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 

2015년 7월경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찬반에 대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책임투자팀 내부에서 작성된 문건에는 ‘삼성물산의 경우 합병비율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많다. 의결권 분석기관에서 반대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그와 반대되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기재한 바 있다.

당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ISS와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등에서 반대를 권고한 상황이었다.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에서조차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면밀하게 검토해 논의하는 등, 사실상 그 권고에 따라 최종 의사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안건에 대한 찬반이 팽팽한 상황에서 의결권 자문사와 다른 방향으로 결정하게 된다면, 그 사유를 합리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게 지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형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외국계 연기금 관계자도 “예를 들어, ISS에 반대로 결정을 내릴 경우, 내부 시스템에 그 사유를 반드시 밝히도록 돼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물론 국민연금도 주주로서 “주주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의사 방향을 정하겠지만, 의결권 자문사의 대세가 송 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고, 주요 쟁점인 OCI와의 통합에 대해서도 양사의 시너지가 주주 가치 제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딱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도 아니다.   

특히 한미 측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중장기 당기순이익 50% 주주환원과 중간배당 등에 대해서도 발표했고, 임주현 사장도 OCI와의 통합 이후 3년간 대주주 주식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주주 가치 제고를 우선으로 하는 국민연금으로서는 굳이 복잡한 사유까지 정리하며 자문사와 반대의견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26일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임종윤 회장 등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했고 이 과정을 볼 때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사이언스와 OCI와의 통합에 대한 경영 판단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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