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냉장고 용량이 뭐길래~
삼성-LG, 냉장고 용량이 뭐길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8.3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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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타이틀전에서 ‘진실공방전’까지…홍보전 ‘가열’

[The PR=강미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냉장고 용량 홍보전’을 치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대 900리터 용량의 냉장고 제품 ‘지펠 T9000’을 출시한 데 이어, 곧바로 이달 LG전자가 910리터 용량의 신제품 ‘디오스 V9100’을 선보이는 등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서로간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 삼성전자가 지난달 4일 세계 최대 용량이라며 출시한 900리터 냉장고 ‘지펠 t9000’.
▲ lg전자는 지난 21일 삼성보다 10리터 더 큰 910리터 냉장고‘디오스 v9100’을 선보였다.

양사 모두 신형 냉장고의 홍보/마케팅 포인트를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가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홍보전이 예상된다.

냉장고 대용량 전쟁의 불씨를 먼저 당긴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세계 최대 용량에 ‘와이드 상(上) 냉장, 서랍식 하(下) 냉동’ 시스템을 갖춘 지펠 T9000을 출시, 한 달 만에 1만대 이상 팔리는 등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이달 21일 삼성전자보다 10리터 더 큰 910리터 용량의 4도어 ‘디오스 V9100’을 내놓았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전자 지펠 T9000의 특장점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는 상(上) 냉장실, 하(下) 냉동실 외에도 숨겨진 공간을 활용 창의적인 수납기능을 적용했다며 사용 편의성을 적극적으로 소구하고 있다. 또 얼마 전부턴 배우 김태희를 얼굴로,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제품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며 시장몰이 중이다.

▲ 양사는 냉장고 신제품 출시 보도자료에서 공통적으로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점을 적극 소구하고 있다.

삼성이 900리터 내놓으니 LG는 910리터로 응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런 냉장고 용량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사는 지난 몇 년 간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그려왔다.

실제 2010년 3월 LG전자가 800리터급 냉장고를 내놓자 그해 9월 삼성전자가 820~840리터 냉장고를 선보였고, 2011년 3월 LG전자가 850리터 냉장고로 다시 전세를 역전시키자 그해 9월 삼성전자가 860리터급 냉장고로 세계 최대 타이틀을 도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는 900리터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엔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진실공방전까지 벌이며 양사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발단은 삼성전자가 지난 2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이름의 영상을 올린 것에서부터 촉발됐다.

삼성전자는 이 동영상에서 ‘삼성지펠 857리터 냉장고와 타사 870리터 냉장고, 어느 쪽에 더 많이 들어가는지 살펴볼까요?’라는 자막 뒤로, 양사 냉장고에 각각 1ℓ 페트병 물을 똑같이 붓는 방식으로 이를 실험했다. 또 ‘한국산업규격(KS)에 맞춰 선반, 서랍, 가드를 제거 후 측정’ 했다며 조사의 신빙성을 더했다.

물론 동영상에 나오는 ‘타사 냉장고’가 LG전자의 것이라고는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냉장고 정면을 비춘 장면을 보면 누구나 LG전자 제품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가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엔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진실공방전까지 벌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2일 유튜브에 올린 냉장고 용량 비교 실험 동영상의 한 장면.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동영상까지 등장

해당 실험 결과, 용량 면에선 타사(LG전자) 냉장고 보다 더 작은 삼성 냉장고가 물은 3.4ℓ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얘기하고 있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 어느 정도 증명된 셈이다.

실험과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에서 냉장고 용량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충분히 의문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양사가 주장하는 부분을 직접적으로 보여줘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비주얼 선제공격에 LG전자는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 LG전자측은 삼성전자의 해당 실험 자체가 잘못됐다고 항변한다. 냉장고 용량은 제품 도면을 바탕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단순히 물을 넣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같은 끊임없는 신경전이 제품 개발에 따른 소비자 만족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가열시켜 소비자 혼란을 키울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나 전자업계에서 ‘세계 최대’ ‘세계 최초’라는 식의 타이틀은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켜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자칫 남발되면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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