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모욕한 美 순식간에 ‘공공의 적’
이슬람 모욕한 美 순식간에 ‘공공의 적’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2.09.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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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이슬람권 분노…미 영사관 테러, 반미 시위 확산

[The PR=이동익 기자] 미국에서 제작된 '이슬람 모욕' 영화 한 편 때문에 중동권에서 반미 분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11일 오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이슬람 과격 시위대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한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이라는 타이틀의 영화가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바람둥이, 동성애자, 아동 학대자 등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미국 공관에 난입하고 시위를 벌인 것이다.

▲ 이슬람을 모욕하는 영화에 항의하는 이집트인들이 11일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 벽에 올라가 미 국기를 끌어내려 찢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을 모욕하는 영화에 격분한 리비아 무장 시위대가 11일(현지시간) 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이 숨졌다.

와니스 알 샤리프 리비아 내무차관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스티븐스 대사는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면서 “지난 11일 무장세력이 총과 휴대용 로켓포, 수류탄을 동원해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하고 불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이날 피습사태와 관련, 미국 정부 관계자는 “사건 정황으로 미뤄 우발적인 폭력사태가 아니라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슬람 모욕 영화’ 이슬람권 비난 잇따라

▲ 12일(현지시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조롱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분노한 시위대가 튀니지 수도 튀니스 미국 대사관 외곽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리비아 무장세력이 미국 외교관들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잇따르자,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영화로 반미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란 외무부가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이슬람의 존엄에 모욕을 줬다”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집트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전날 대규모 시위에 이어 오는 14일 이 영화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를 열기로 했다.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에 따르면, 이들은 12일 성명을 통해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을 규탄하기 위해 전국에서 시위하자고 촉구했다. 성명은 시위대가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 성조기를 훼손하고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무장 세력이 살해된 다음날 나온 것이다.

이 단체는 전국 모스크에서 예배를 마친 뒤 '평화적인' 시위를 열겠다고 했지만, 반미 감정이 거센 탓에 다시 한 번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단한 자유정의당도 문제의 영화는 "인종차별적인 범죄이자 이슬람과 기독교간 종파 갈등을 일으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영화는 최고 가치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도덕한 쇼"라며 미국과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美 합참의장, ‘이슬람 모욕’ 영화 홍보 중단 촉구

이슬람 모욕 영화로 중동지역에서 반미 여론이 확산되자, 마틴 뎀프시 미 합참 의장은 문제가 된 영화 홍보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뎀프시 의장은 지난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워 파문을 일으킨 테리 존스 목사가 문제의 영화 압축본을 상영하겠다고 나서자 영화 홍보를 그만두라고 요청한 것.

그러나 존스 목사는 리비아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외교관이 숨진 것은 영화나 우리의 행동 때문은 아니다"라며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문제의 영화는 이스라엘계 미국인 샘 바실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실은 영화 제작을 위해 100명의 유대인 기부자로부터 5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3개월 동안 배우 60명, 스태프 45명과 함께 2시간짜리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를 제작한 샘 바실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는 암(cancer)과 같다"며 이슬람교는 혐오스러운 종교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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