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광고’ 도발…애플 보고 있나?
삼성 ‘글로벌 광고’ 도발…애플 보고 있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10.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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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엉성한 지도·짧은 보증기간 대놓고 ‘디스’

▲ 미국의 한 신문매체에 실린 아이폰5를 겨냥한 삼성 갤럭시s3 광고.

[The PR=서영길 기자] 삼성이 이번엔 애플의 허술한 지도서비스를 대놓고 ‘디스’하는 광고를 내놨다. 새로 선보인 지도서비스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애플이, 수위를 높인 이번 삼성 광고에 다시 한 번 일격을 당한 모양새다.

애플은 최근 새 버전 iOS6를 선보이며 기존에 있던 구글 지도를 빼고 자체 개발한 지도를 탑재했다. 미국 등 북미지역 지도는 그나마 쓸만하지만 그 외 국가들, 특히 우리나라 지도는 ‘청와대’가 ‘청화대’로 표기돼 있는가 하면 번화가의 상호가 듬성듬성 적혀 있는 등 지도로 제 기능을 못 할 정도로 허술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전 세계 사용자들로부터 비난과 조롱에 시달렸고,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나서 개선의지를 보이며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 청와대가 청화대로 오기돼 있는 애플의 ios6 자체 지도.
삼성은 이같은 경쟁사의 약점을 노려 최근 미국의 유력 신문매체 등에 ‘아이폰5’를 겨냥한 ‘갤럭시S3’ 지도서비스의 우수함을 드러내는 광고를 시작했다. 이 광고에서 삼성은 ‘삼성과 함께라면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알 수 있다(You always know where you are with Samsung)’는 문구와 함께 갤럭시S3 액정에 구글 지도가 뜬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아래에는 “간편하고 믿을 수 있고 100퍼센트 유용하다”며 “삼성 스마트폰은 구글 지도를 탑재해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느 때나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애플의 1년 AS 보증기간을 빗대 “삼성 스마트폰은 보증기간이 2년”이라며 애플을 우회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삼성, 법적공방에 이은 글로벌 광고전…왜?

삼성이 광고를 통해 애플을 공격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선 9월 중순, 삼성은 미국에서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하드웨어를 비교하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It doesn’t take a genius)’라는 문구 아래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두 제품의 특징을 상세하게 비교했다. 특히 갤럭시S3의 근거리무선통신(NFC), S빔, 분리형 배터리 등 아이폰5에 없는 기능을 다수 언급하며 애플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북미지역 외에도 최근 삼성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다음의 대단한 것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the next big thing is already here)’라는 문구를 차용한 TV광고로 애플을 자극하고 있다. 이 문구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생전에 즐겨 쓰던 말이다.

이 광고에선 이렇다 할 설명이나 애플에 대한 확실한 언급 없이, 아이폰5의 새 기능이라는 것이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아이폰5는 나이든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 삼성은 지난 9월,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문구 아래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특징을 상세하게 비교하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삼성이 이같이 애플과의 법적 공방을 넘어 공격적인 글로벌 광고전을 펼치기 시작한건 미국사업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토드 펜들턴(Todd Pendleton)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부터다. 과거 경쟁사를 겨냥하기보다 자사 기기를 조용히 마케팅 하는 편이었던 삼성은, 나이키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펜들턴 CMO가 부임하면서 공격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 홍보팀 한 관계자는 “북미지역에서는 경쟁사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광고라도 허용이 된다. 그렇기에 이런 직접적인 비교 광고가 가능한 것”이라고 전제하며 “국내는 타 업체를 거론하며 광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래서 이런 외국 사례의 광고가 국내에서 기사화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지도서비스 때문에 있는 대로 자존심을 구긴 애플이, 점점 수위를 높여오는 삼성의 글로벌 광고전에 어떻게 대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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