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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지 말고 나누라”
“소유하지 말고 나누라”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01.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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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로 창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공유경제’

[더피알=이슬기 기자]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나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면서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소유’보다는 ‘사용’에 집중하고 잉여의 재화를 활용해보자는 취지다. 나누고 공동으로 소비하며 자원을 개방해 사장돼 있는 자원의 가치와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 이에 착안해 서울시는 ‘카쉐어링’ 서비스로 공유경제의 첫 발을 디딘다.

지난해 9월 20일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했다. 유휴 자원의 가치와 효율을 높이는 공유경제의 흐름을 서울시가 정책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셈이다.

▲ 지난해 9월 2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하고 설명회를 갖고 있다.

서울시는 ‘도시는 원래 공유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담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유경제 활성화, 아름다운 공유문화 회복, 행정효율 제고 및 예산절약 효과 등을 언급했다. 나아가 과잉소비 문화로 인한 에너지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고 거대 기업이 아닌 개인과 소기업들이 자신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 일자리 창출과 도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는 공유를 위한 플랫폼’…서울시, ‘카쉐어링’으로 첫 발
 
그 첫 발로 서울시는 ‘카쉐어링(Car Sharing. 승용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주)그린포인트 컨소시엄, (주)쏘카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고 2월 20일부터 서울시내 292개 주차장을 중심으로 차량 492대를 승용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민 4명당 1대 꼴로 차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서울은 자동차 과잉 도시”라며 “자동차를 함께 활용하는 승용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통해 개인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이동에 불편함이 없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가용의 경우 구매하면 90% 이상이 주차돼 있는 시간이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1시간정도 사용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각자 주차료, 보험, 관리비 등의 비용을 부담하는 게 과연 타당할까? 필요할 때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만 부담하면 안 될까? 패러다임의 전환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얼핏 생소한 ‘공유경제’ 개념은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의 충격 이후 서서히 등장했다. 세계경제가 기울고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쓰지 않는 것을 소유하는 것은 타당한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사람들은 잉여 재화의 활용을 궁리했다. 어느새 남은 방과 자동차를 공유하는 모델이 생성됐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됐다.
 
소유하지 않고 공유, 교환, 임대, 활용하는 협력적 소비
 
공유경제는 ‘소유’보다는 ‘사용’에 집중한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유휴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개념을 처음 사용한 하버드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는 공유경제를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 교환, 임대, 활용하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라고 표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카쉐어링업체 ‘짚카(Zipcar)’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짚스터(Zipster. 짚카를 이용하는 사람들)’ 문화를 만들어 냈다. 차가 없어서 짚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며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짚카는 전략적으로 작은 차량을 주로 이용해 합리성을 강조했고 차량에는 짚카의 로고를 눈에 잘 띄게 박았다.

최근에는 BMW, 푸조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카쉐어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 소유의 개념이던 자동차가 사용에 무게가 실리게 되고 나아가서는 자동차 나눠타기 등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카쉐어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비용 절약, 사용 편리, 그리고 주차장소 걱정 해소 등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서비스는 회원이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주변에 있는 차량을 조회, 예약할 수 있다. 주차난에 허덕이는 도시에서 주차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서울시의 서비스는 기아 레이 차량 기준 30분 당 3300원 수준(유류비 별도. 1km당 190원)으로 책정된다. 환경오염 문제 완화는 덤이다.
 
물론 공유하는 재화는 자동차에 머무르지 않는다. 집, 사무실 등의 공간에서 공구, 카메라렌즈 등의 물건, 나아가 시간까지도 나눌 수 있다. 공유경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앞으로의 세대는 돈, 학벌 등의 신뢰(credit)보다 커뮤니티 안에서 개인과 개인 간에 생겨나는 평판(reputation)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데, 여기서 공유경제의 장점이 또 하나 드러나게 된다. 바로 사람을 만나야 이루어지는 일들이라는 점이다.
 
공유경제 또 하나의 키워드 ‘공동체 의식 회복’
 
공유경제는 도시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인간소외현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공유경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공공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유휴재산을 깨움으로서 얻는 경제적 이득이 있어야 하고, 물자, 회원수 등이 임계점 이상으로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면면이 그 자체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게 하는 시스템에 다름 아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홍보사 에델만의 조사에 의하면, 2011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정부와 CEO의 신뢰도는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아는 사람과 친구의 친구는 신뢰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에서의 네트워크가 점점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미국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콜래보레이티브 펀드’의 크레이그 사피로 대표는 1월 한국을 방문해 ‘소유하지 말고 나누라(Don't own. Share.)’며 소비에 대한 가치 변화 움직임을 전했다. 사피로는 현재 13개 공유경제 관련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또 200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2개였던 공유 관련 기업은 현재 50개로 늘었다는 사실을 들며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공유경제 활성화에 앞서 지난달 10일부터 4월까지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시청사 3층에서 진행되는 이 설명회는 사무실, 자동차, 여행경험, 면접용 정장 등 각양각색 공유경제 모델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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