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폭언’ 남양유업, ‘대국민 사과’에도 파문은 여전
‘막말 폭언’ 남양유업, ‘대국민 사과’에도 파문은 여전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3.05.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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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웅 대표 “고개 숙여 사과” vs 시민단체 “진정성 없어”

[더피알=서영길 기자] 최근 영업직원의 ‘막말 폭언’ 파문이 확산되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이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나섰다. 막말 욕설 음성파일이 온라인에 공개된 지 약 일주일만이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던 대리점들에 대한 각종 불공정 관행들이 폭로되자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전한 뒤, 본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과도하게 떠넘기는 속칭 ‘밀어내기’ 관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 대표는 “영업현장에서의 밀어내기와 잘못된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검찰조사와 공정위 조사에 적극협조하고, 원천적으로 이같은 문제를 없앨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은 대리점의 영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대리점 상생 기금을 운영하고, 밀어내기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 목표 수립제와 반송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또 대리점의 고충이 즉시 경영진에 전달되도록 고충처리기구도 신설하겠다며 대리점주들과의 상생 발전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주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의 사과문 발표 후 남양유업대리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서울 남대문로1가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양유업 측이 국민과 피해 대리점주에게 사과의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회사 측에 전산 조작을 통한 밀어내기 행위, 유통기한 임박 상품 보내기 행위, 유통업체 파견사원 임금 떠넘기기 행위, 각종 떡값 요구 행위, 대리점주의 인격을 짓밟는 고압적 언어와 행동 등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남양유업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의응답 내용이다. 
 
밀어내기 관행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나. 예를 들어 달라.
신제품이나 회전이 안되는 제품에서 그런 일이 발생된 걸로 파악되고 있다.

영업사원 한 사람이 몇 개의 대리점을 맡고 있나?
한 명당 평균 10~12곳을 담당하고 있다.

남양유업 영업담당자들이 최근 9년 동안 몇 곳의 대리점주에게 약 4600만원의 ‘떡값’을 받았다는 말이 있는데, 상생기금 운영에 앞서 이런 부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체 조사 결과 과거에 발생했던 문제로 파악은 됐다. 떡값 금액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할 듯 하다. 진상 조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해서 조치하겠다.

어제(8일) 홍원식 회장이 주식을 팔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규명하고, 왜 이곳에는 참석을 안했는지 알려달라.
개인적으로 은행채무가 좀 있었다. 그래서 4월 중순부터 증권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판 것으로 안다. 또 회장이란 호칭은 대주주로써 임직원들이 부르는 호칭이다. 하지만 홍 회장은 업무에 참여는 하고 있지 않다.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김웅 대표가 하고 있다.

상생기금 외에 대리점주 피해자협의회와의 고소 취하 과정에서 피해 보상금이 지원될 예정이 있는지?
협의회 측과는 몇 번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시도를 해봤다. 하지만 변호사를 통해 대답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다. 기자회견 내용에도 있듯 검찰의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대화를 통해서 그분들의 고충을 다시 한 번 듣고, 경청해 적극적으로 해결 하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사건 뿐 아니라 남양유업의 기업문화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다는 말이 많다. 특히 앞뒤 가리지 않는 비방, 노이즈 마케팅으로 유명하다고 소문 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남양유업은 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먹거리를 만들다 보니 정직과 품질을 우선으로 한다. 그렇기에 모든 일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문화가 만들어 졌다. 하지만 지적한 문제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살펴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삼겠다.

기자회견이 어제 밤에 갑자기 잡혔는데, 그 이유는?
이번 사건이 지난 금요일(3일)에 시작돼 주말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자회견 일정을 조율했다. 그래서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내용을 검토하고, 상생을 위해 본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가능한 최단 시간에 서둘러 사태를 파악해 진행하느라 2~3일 정도 소요됐다.

지난 4일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는데, 최초 사과문이 수정됐다. 이유는?
홈페이지에 올렸던 최초 사과문은 비상 임원회의에서 작성된 것이다. 홈페이지 내용 수정 부분은 처음에 ‘남양유업 영업사원과 대리점주 간 욕설이 있었다’는 내용이었고, 이후 ‘남양유업 영업조직 간에 욕설이 있었다’는 문구로 바꿨다. 표현을 바꾼 이유는 많은 분들이 대리점이 하청회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내부 영업조직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상생발전 방안을 내놨는데, 추상적이다. 구체적인 상생방안이 무엇인가?
공동목표 수립시, 대리점과 협의 과정에서 대리점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고, 반송시스템은 대리점주가 원하지 않는 제품이 자기가 원하는 수량보다 더 많이 왔을 때는 그만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대리점과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리점 협의회 측에 고소한 것을 취하 했는데,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말고도 사기 죄로 고소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사기죄가 성립이 됐나?
명예훼손, 영업방해, 사기 등 민 형사상 소송을 다 취하했다. 사기죄에 있어서는 지금 사과를 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그분들의 명예에 누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말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양해를 해달라. 
 
녹취에 있는 해당 영업사원이 유포 경위 수사를 요청했는데, 회사 차원에서 고소한 것과는 별개의 사안인가?
욕설 파문의 주인공 때문에 회사가 휘청거릴 위기를 맞았다. 그 직원은 회사와 무관한 상태다. 그 직원이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영업사원 한 명의 문제라기보다 경영진에서 밀어내기 등에 관해 인지하고 있거나, 나아가 지시한 부분이 있었나 하는 문제다. 이런일들이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닌가?
사실 본사에서는 밀어내기를 한 정황을 보고 받질 못했다. 본사에서는 경영, 전략 부분을 담당해서 잘 몰랐다.

영업사원의 도덕성이라기 보다는 영업실적을 무리하게 설정하는데서 문제가 발생 한 것이 아닌가?
목표과다 설정은 전반적인 내용이 전년 실적, 인구 분포도, 경제성장률 등을 구성해서 시물레이션을 통해 확률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해서 시정할 부분에 대해선 시정하겠다.

대국민사과를 했는데, 이에 앞서 대리점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피해 대리점주들에겐 적극적으로 다가가 다시 한 번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그들의 말씀을 듣는 기회를 강화하겠다. 빠른 시일내에 서로가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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