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한 남양유업, 위기관리 점수는 ‘빵점’
대국민 사과한 남양유업, 위기관리 점수는 ‘빵점’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5.10 11: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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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진정성 없는 제스처로 논란 키워…오너인 홍원식 회장이 직접 나서야”

[더피알=이동익 기자] 남양유업이 영업직원의 ‘욕설 영업’ 파문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9일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전국편의점가맹사업자단체협의회를 비롯해 600만 자영업자들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나서는 등 남양유업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욱이 피해 당사자들과 시민단체 등은 남양유업의 이번 사과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부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 지난 9일 오전 ‘남양유업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웅 대표이사가 ‘욕설 영업’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오후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도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양유업 대국민사과’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불매운동을 예정대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와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전국유통상인회,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민변민생경제위원회 등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이 변명과 형식적인 사과만 고집하면 오는 20일부터 600만 자영업자들이 동참해 남양유업의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정승훈 총무는 “대국민사과문을 보고 다시 한 번 가슴이 미어졌다”며 “조금이라도 속죄의 과정을 국민께 밝힐 거라면 우리에게 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 대국민 사과는 국민에게 쇼를 한 번 더 즐겁게 보여준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남양유업의 위기상황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바라볼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남양유업의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아마추어’였다고 평가한다.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다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사실 남양유업의 이번 사태는 (어제 대국민사과에도 나왔듯이) 책임 있는 경영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단순히 대국민 사과라는 제스처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남양유업 오너인 홍원식 회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남양유업의 ‘밀어내기’식 영업에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며 “본사 경영자들이 출퇴근 하면서 한번이라도 보지 못했고, 보고 받은바 없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사태를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아 위기를 키운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예방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였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위기관리에 최전선에 있는 홍보팀이 위기 대응에 다소 서툴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재계 한 대기업 홍보 임원은 “남양유업 홍보팀의 위기 대응 능력은 한마디로 ‘빵점’”이라며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구시대적 홍보로 접근하느냐. 언론보도, 기자관리 등에만 집착해 여론만 더 자극한 감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전직 대기업 홍보 임원 역시 “오너가 진정성을 가지고 직접 사과했어야 했다. 홍 회장이 임원단 뒤에서 숨어 월급쟁이들이 사과를 하니 국민들이 진정성 있게 봤겠느냐”고 지적하면서 홍보팀을 향해서도 “홍보에서 국민적 감정을 제대로 파악해 경연진에게 보고하고 앞으로 나서도록 조언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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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사자 2013-05-10 11:56:19
기업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불공정거래 기업이 된 경우에는 막대한 매출을 차지하는 군납계약도 그 하자를 이유로 취소되어야 한다.

오호라 2013-05-10 15:08:58
니들은 윤창중이한테 감사패라도 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