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캠페인 효과 발휘하려면?
자살예방 캠페인 효과 발휘하려면?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12.02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PR학회] 국내 자살예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탐색 연구

[더피알=이슬기 기자] 자살예방 캠페인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특정 목표 집단에 맞는 핵심메시지를 설정하고 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모색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2004년부터 자살예방종합대책을 국가차원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게 현실이다. 캠페인이 자살률 감소라는 구체적 성과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달 29일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열린 한국PR학회 2013년 추계학술대회의 특별세미나에서 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우리나라의 자살예방 국민인식개선 캠페인의 목표는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 대부분의 국가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자살을 개인의 문제, 비정상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낙인을 먼저 짚는다. 이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건강에 대한 상담 및 치료 거부를 자살예방의 핵심 장애요인으로 규정하고, 이에 자살에 대한 낙이 해소와 정신건강 상담 및 치료를 받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명의 고귀함과 삶의 가치를 강조하고 일반국민들이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대한 정서적 관심을 촉구함으로써 심각한 우리사회 자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심에서 출발한다.’

<언론보도가 자살예방에 미치는 영향 연구>라는 주제 아래 발표된 조성은 코콤포터노벨리 전략연구소 소장의 ‘국내 자살예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탐색 연구’ 논문의 일부이다. 국내외 자살예방 관련 캠페인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자살예방 캠페인의 메시지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나아가 조 소장은 우리나라 자살예방 캠페인의 목표공중의 모호함도 언급했다. 주 목표공중이 지금처럼 전 국민, 특히 자살위험군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 등으로 설정된 경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 자살예방공익광고 캡쳐. 중년여성편과 청소년편은 각각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들은 상담치료를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률을 실질적으로 낮추고자 ‘2013년까지 자살률을 10만 명 당 20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면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전략적 집단을 선택해야 하는 것, 즉 어떤 집단을 목표공중으로 선정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고려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국외사례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일반국민들을 목표공중하는 사례도 있지만, 쳥소년, 중장년층 남성, 직장 남성, 노인 등 특정 자살위험군 집단들을 목표공중으로 하는 캠페인들이 많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우리나라 자살예방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목표공중 설정이 적절했는가를 분석하고 자살을 줄이기 위해 어떤 집단을 목표공중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핵심메시지 면에서는 우리나라 자살예방 미디어캠페인은 ‘자살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생명은 소중하고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한다. 공포에 소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며 자살위험군 주변인들에게 도움자가 되도록 촉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외 사례의 경우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정신건강 치료를 통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자살의 심각성에 중심을 두는 게 아니라,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취약성을 짚고 자살에 대한 낙인 해소, 권고된 자살예방행동을 할 수 있는 자기효능감에 초점을 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우리나라의 캠페인이 실질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발휘하려면, 무작정 모호한 메시지를 뿌릴 것이 아니라, 목표공중들에게 핵심메시지의 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살예방 캠페인의 효과성을 측정하는 평가지표와 이를 피드백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며, 이는 적절한 자살예방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연구들에 기반해야 한다. 또 중장기 자살예방 캠페인 계획을 수립해 당기 목표는 당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설정하고 단계별 목표와 전략이 수립, 추진돼야 한다. 이 밖에 언론보도,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의 통합, 사회적 낙인감을 줄이는 방향의 캠페인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