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빠진 잡지들, 잇따라 휴간

보그걸,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등 12월호에 안녕 고해…어려운 현실 반영

2015-11-30     조성미 기자

[더피알=조성미 기자]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문지, 대중지, 문화지 등 잡지계 전반에 걸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만화 전문 잡지들(뉴타입, 월간만화 보고)이 올해 들어 휴간을 공지한 데 이어, 패션 매거진 <보그걸>과 IT전문 매체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2015년 12월호를 끝으로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힌 것.

▲ 이번호를 통해 휴간을 알린 <보그걸> 12월호 표지

우선 보그걸은 12월호를 에디터스 다이어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류미영 보그걸 편집장은 “‘잡지 만드는 일’을 다비드 르 브르통이 말한 ‘여행’에 비유하자면 중요한 것은 여행의 끝이 아니라 거쳐간 길이며, 여행의 끝이라는 건 단지 수많은 코스 중 한 단계를 넘은 것뿐이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출판사인 두산매거진도 온라인을 통해 휴간을 공식화하며, 2015년 12월호 이후 디지털 매거진 독자들에게 타 매체로의 구독 전환을 안내했다.

사측은 ‘휴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업계에서는 매체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로 인한 휴간이라는 점을 들어 사실상 폐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국내 최초 IT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역시 여러 사정으로 인해 휴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1983년 11월 창간호 이후 32년 간 꾸준히 발행돼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정기구독자들에게 보낸 환불 안내 메일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잠시 쉬어갑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렇게 휴간 결정을 내린 잡지들이 있는가하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자구책을 강구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문화지 <PAPER(페이퍼)>는 ‘장기화된 불경기 속에서 점점 깊어지는 경영난을 겪어왔다’는 이유로 지난 8월호를 기점으로 휴식을 알렸지만, 9월호부터 격월간지로 변신해 지난 11월 창간 20주년 기념호를 발행했다.

잡지사들의 잇단 휴·폐간 결정은 어려워진 종이매체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 제일기획이 올 초 내놓은 광고비 전망에 따르면 잡지 광고비는 지난해에 비해 2.9% 감소한 4250억원 규모로 예측됐다. 이는 2013년 4650억원에서 2014년 4378억원으로 5.9% 줄어든 것으로, 특히 전체 광고 시장 규모에서도 그 비중이 4.8%, 4.5%, 4.3%로 감소하는 추세다.

아끼는 잡지의 휴·폐간 소식을 접한 독자들은 “크던 작던 잡지 하나씩 폐간될 때 마다 슬픔... 인터넷으로 보는 거랑 종이로 보는 거랑은 다르단 말이야” “종이잡지로는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미디어로서 다시 살아날 길은 없을까요?”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