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데이터도 SNS 메시지로…넷플릭스 보는 두 시선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빅데이터 활용한 트윗이 촉발한 공방전

2018-01-29     임준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이 더욱 정교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새로운 현상엔 명(明)과 암(暗)이 있기 마련입니다. 미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선도 사례를 통해 현황과 함의를 짚어봅니다.

ⓛ 넷플릭스의 소셜 마케팅 바라보는 두 시선
② 옥외광고에 쓰인 고객 데이터
③ 브랜드 소셜 계정의 유의점

[더피알=임준수] 오늘날 많은 기업, 특히 새천년 시대에 태동한 인터넷 기업들이 검색과 웹서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습관과 선호도에 대한 꽤 상세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축적해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마디로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은 이제 유비쿼터스(Ubiquitous)하다.

지난 연말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친 필자가 며칠 간 인터넷에 남긴 흔적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구글(Google)과 델타항공(Delta), 매리엇(Marriott), 허츠 렌터카(Herzt)의 인터넷에 남긴 정보를 이용한다면,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프로그매틱 프로그램은 5박6일간 16살 아들과 어디를 여행하고 어디에 머물고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지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상업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검색만이 아니다. 이 글을 쓴 종일 내가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아마존은 알고 있다. 에코 인공지능 스피커의 버추얼 비서 ‘알렉사(Alexa)’에게 수많은 음악이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이로봇의 최신형 로봇청소기 룸바(Roomba)는 집안의 벽과 가구, 기기 등의 위치를 식별해서 청소 중 충돌을 최소화하게 도와주도록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로이터통신은 이 룸바의 데이터가 청소기가 더 영리하게 집을 치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도를 넘어, 다른 인터넷 업체에 정보로 가동돼 팔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Echo)를 통해서도 작동을 제어할 수 있는 룸바가 수집한 정보가 아마존에 들어간다고 하면, 아마존은 내 집에 필요한 제품을 ‘오늘의 거래’에 더 많이 띄움으로써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을 것이다.

검색과 인공지능, 그리고 전자상거래까지 모두 관장하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미국의 주요 인터넷 기업은 과연 어느 정도로 개인에게 맞춤형 마케팅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예상 시나리오를 써보자. 실제 사례는 아니지만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가 느닷없이 아마존에서 나를 타깃으로 보낸 이런 메시지가 떴다고 생각해본다.

“앨런 워커의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페이스북 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아마존 뮤직언리미티드(Unlimited) 3개월 시범 사용 초대권 10장을 드리겠습니다.”

이 메시지가 에코를 통해 “알렉사, 앨런 워커의 ‘페이디드(Faded)를 틀어줘”라고 한 뒤 연속해서 그 음악을 들은 후에 나왔다고 가정해보라. 그렇다면 페북 타임라인에 뜬 메시지는 아마존 인공지능이 내 음성 검색 정보를 바탕으로 내게만 보인 맞춤형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검색이나 인공지능 이용 데이터를 통해 개인에게 맞춤형 상업 메시지를 내보내는 일은 점점 마케팅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