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페친] 스무개가 넘는 직업, 운명 같은 만남들
더피알 독자 김지혜씨를 만났습니다
더피알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주는 독자들이 궁금해서 만든 코너. 이른바 ‘알쓸페친’. 알아두면 어딘가에 (큰) 쓸모 있을 그들과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
[더피알=이윤주 기자] “내가 이렇게 자뻑이 심하다고 했잖아” “별명이 해피바이러스예요” “날 만난 걸 행운으로 생각해야 해” “저는 자기긍정감이 높아요” “어마무시한 사람을 만났다고 쓰세요” “꼬리가 아닌 머리가 되고 싶어요” “전 큰 인물 될 사람이에요”…
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한 그녀. 다양한 수식만큼이나 이력도 변화무쌍했다. 김지혜 선율아카데미 홍보마케팅 이사는 역대 알쓸페친 중 단언컨대 최고의 자긍심과 자존감의 소유자였다.
자유기고가, 홍보마케터, 대한장애인슐런협회 강북구지회 이사, 더블케이플러스 대표이사, 온북TV 기획홍보이사, 엔젤수화합창단 홍보부장... 이상 페이스북에 명기된 정보입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세요?
제 스토리를 얘기하자면 ‘간증’ 수준이에요.(웃음) 직업이 스무 가지가 넘어요.
지금은 선율아카데미에 있어요. 기자생활을 할 때 꼭 뵙고 싶던 작가 두 분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럴 때 있잖아요. 이 두 사람이 만나면 참 잘 어울리겠다하는 감이 오는 거. 그래서 소개시켜드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두 분이 아카데미를 차렸다는 거예요. 그게 지금 김이율 작가님과 오평선 작가님이 세운 선율아카데미예요. 전 여기 홍보마케팅 이사로 와 있고요.(웃음)
아, 기자로도 활동하셨군요?
대학교 이야기부터 해야지~ 대학 때 총여학생 회장을 하면서 정치의 꿈을 꿨어요. 그러다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서울로 오게 됐어요. 그때 어린 나이에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꿈이 커졌죠. 근데 대선에서 진 거예요. 캠프 시절 기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있어 보이는’ 직업이라고 생각돼서 결국 기자를 하기로 했죠.
25살 때 주간OO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기자의 모습이 아닌 거예요. 인터뷰하면 영업도 해야 했어요. 괴리감이 커져서 OO신문로 옮겼죠. 제가 성향은 연예부인데 그때 선배들이 절 정치부로 데려가려고 했어요.(웃음)
근데 전 너무 싫은 거예요. 용어도 싫고 복잡하고… 그래도 잘하고 싶은 욕심은 또 강해요. 이직을 생각하면 워낙 잘 뽑히니까 회사가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옮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나게 많은 곳을 경험했죠. 대형 교회에서 편집국장도 해보고요. 지금 페이스북에 있는 프로필은 현직만 써놓은 거예요.
(웃음) 오늘 하루에 풀어놓기엔 너무 모자란 방대한 스토리인데요?
다음에 또 만나셔야죠.(웃음) 저는 기자 일을 하는데 즐겁지가 않았어요. 근데 인정은 받았어요. 그리고 또 지고 싶진 않았죠. 꼬리 말고 머리가 되고 싶은 거. 그 당당함이 남들에게 독특한 매력으로 어필된 것 같아요.
이후 OO신문으로 자리를 옮겨 소위 상위 1%라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발기사도 써보고 했어요. 그렇게 일간지, 월간지, 전문지, 매거진 창간 등 다 해봤어요. 그러면서 느낀 게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였어요.
신기한 건 사람들이 날 만나면 속에 있는 말들을 다 하는 거예요. 기자로서 얼마나 좋아요? 근데 제 성격상 그걸 특종으로 못 쓰더라고요. 슬픈 얘기를 들으면 공감을 해버리니… 조금만 더 마음을 독하게 먹었으면…(웃음) 그 대신 평생 가져가는 인맥을 얻었죠.
더피알이란 잡지도 절 만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해요.(웃음) 사실 이 인터뷰도 나에 대한 조사가 다 끝나고 연락한 줄 알았어요.
아, 그러셨어요?(웃음) 알쓸페친은 그때그때 눈에 띄는 독자에 무작위로 연락하는 거랍니다. 기준은 없어요.
내가 또 이벤트 행운이 엄청나잖아요.(웃음) 제가 정말 PR과 잘 맞는 인생이었으니까. 속으로 ‘흠, 잘 섭외했네’라고 생각했는데, 서칭한 게 아니었다니! 오늘 보니 운명 같네요. 저도 바빠서 페북을 거의 확인 못하는데 더피알 기사에 좋아요를 달았다는 게 눈에 띄었다는 거잖아요.
제가 인터뷰를 당해(?)보는 건 처음이네요. 페이스북에도 썼어요. ‘15년간 기자생활을 했는데 이렇게 떨어본 적은 없다’라고요.(웃음)
안 여쭤볼 수가 없네요. 더피알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잘 모르겠어요. 제 페북 친구가 5000명이에요. 그것도 다 ‘진국’만. 정보를 그냥 퍼 나르는 사람들도 없고 각자 분야에서 난다 긴다 하는 분들이죠. (친구수락) 대기자도 300명이 넘어요. 그들이 공유하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제 눈에 띄었다는 건 타이틀이 좋았다는 거겠죠. 제목만 잘 뽑아도 먹고 들어가는 거잖아요.
인터뷰를 하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내가 왜 더피알을 좋아할까’라고. 그래서 더피알 페이스북을 자세히 봤어요. 팔로우는 많은데 어쩐지 기사에 대한 반응은 별로 없더라고요. 다 유명한(?) 사람이 팔로우를 하는 거죠. 그래서 일반 팔로어가 많아야 해요. 사람들에게 댓글도 달아주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하죠.
기사를 많이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하루에 한 두 개만 포스팅해도 좋으니까 서로 대화가 오고가고 해야 돼요.
일전에 (알쓸페친) 영상을 보면 더피알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걸 하던데, 저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정보를 준다는 건 관심이 없으면 안 되는 거니까요. 그런데 나도 욕심이 있어서 전문적인 건 ‘나만보기’로 저장해둬요.
그래서 더피알은 나눔 천사 같아요.
더피알 콘텐츠를 꽁꽁 숨겨둬서 더 안 퍼지는 거였나요.(웃음)
저는 언론도 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피알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마니아들이 있어야 해요. 커뮤니케이션 매체 중에서도 명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넵. 명심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 보니까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잘났고 다 특별해요. 누구를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내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반짝이는 부분을 발견하고 끌어내주는 능력을 홍보라고 봐요. 사람이 오는 건 일생이 온다는 말이 있어요. 그게 제 모토예요. 그 사람의 과거와 내 인맥이 다 같이 가는 거예요. 앞으로도 자주 소통해요, 우리.(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