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은 왜 ‘3대 주주’를 잇달아 저격하나

건설자본 유입의 명과 암, 헤럴드 내부와 온도차 “건전한 긴장감 조성 필요…상호 견제-균형 놓치면 모두가 불행해져”

2019-08-07     문용필 기자

“호반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공공택지지구에서 진행한 아파트 분양사업을 통해 모두 2조원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률이 26%에 육박해 신도시 정책이 호반건설과 김상열(58) 회장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이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들이 신도시에서 4억원짜리 호반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 1억원은 김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6일 서울신문 지면 톱을 장식한 호반건설 관련 단독기사 내용이다. 호반건설이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 19.4%의 전량을 매입하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선 것에 대한 편집국 차원의 강력한 경고이자 대응이다. 호반건설의 자본 투입이 저널리즘 기능과 편집권 독립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먼저 보면 좋은 기사: 중앙언론에 손 뻗는 건설사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처럼 민간자본 유입이 시너지를 낸 사례는 국내 사정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해외에서는 언론 기사가 상품성 있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언론 기사는 그 관점에선 비관적”이라며 “(현재) 국내 신문의 조직문화에서는 디지털 콘텐츠가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 여전히 종이신문으로 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앙언론에 잇달아 손을 뻗는 인수주체가 꼭 건설사이기 때문에 언론계 반감이 크다고는 말할 수 없다. 건설업계가 타 업종에 비해 유난히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고, 과거 여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사는 (건설사들의 지분인수로 인해) 이들 기업의 이권이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실제로 갈등 사례도 있다. 하지만 다른 업종의 기업이 참여하는 언론사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건설사가 언론사 지분에 참여하거나 소유한다는 사실만으로 비판하거나 긍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