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OO대회에 대한 고찰

[20's 스토리] 실패에 대한 공감이 주는 ‘웃픈 이야기’ 공감·참여 키워드로 부상…전문가 “밀레니얼 세대 기회구조 반영”

2020-02-28     조성미 기자

[더피알=조성미 기자] 일반적으로 대회라 하면 누가 잘하는지를 뽐내는 것에 본 취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누가 더 망쳤는지를 겨뤄보는 망한OO대회를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거 하나 망친 것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청춘들의 외침인 듯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망한마카롱사진이나 망한고양이사진 등과 같이 실패작을 모아둔 OO대회 출품작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알록달록 통통하고 동그란 마카롱 꼬끄를 꿈꿨지만,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지거나 변이 연상되는 듯한 괴상한 모양, 모두 흘러내려 하나가 된 모습 등 각양각색의 실패작들이 그 자태를 뽐낸다.

이뿐만 아니다. 옆집 집사는 주인님의 미모를 자랑하는 사진을 가득 담고 있지만, 우리 주인님께서는 카메라만 들면 냥펀치를 날리며 하악질을 한다. 또 고양이 액체설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축 늘어진 자태나 괴상한 움직임으로 기막히게 한다.

사실 제과 가운데 어렵기로 소문난 마카롱 만들기나 사람을 집사로 부리는 요물인 고양이 촬영은 난이도가 높은 작업에 속한다. 망한 결과물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그 과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잘 알기에 보는 이들도 공감과 함께 격한 반응을 보인다.

대학 개강시즌마다 반복되는 망한 시간표 대회도 대학생들 사이에선 공감백배다. 인기과목이나 필수과목의 경우 찰나에 마감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된 이들의 슬픔이 묻어나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