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의 BTS 전략, 해외 공략 묘수될까?

안마의자 광고모델로 BTS 전면에 광고 소구층-실제 구매층 엇갈려

2020-04-17     안선혜 기자
바디프랜드가 BTS(방탄소년단)를 모델로 기용해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바디프랜드가 BTS(방탄소년단)를 모델로 기용해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가수 이정현을 모델로 내세운 B급 정수기 광고로 화제를 모은 바디프랜드가 이번엔 BTS(방탄소년단)를 안마의자 모델로 기용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 전략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층이 애용하는 안마의자 제품과 MZ세대가 열광하는 BTS의 조합이 통상적 그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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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확장은 국내 기업들이 BTS를 모델로 기용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멘트다. 실제 BTS의 글로벌 팬덤 덕에 수혜를 입기도 하지만, 1020이 주 구매 고객이 아닌 안마의자 시장에서 BTS 파워가 화제성을 넘어 실제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유튜브에 공개된 두 편의 영상은 조회수 면에서는 BTS 팬덤 화력을 입증했다. 공개된 지 사흘 만에 각각 69만, 93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한 데다, 좋아요는 10만을 넘겼다. 3000개를 넘어서는 댓글 대다수는 해외 팬들이 달았다.

열성적인 초기 반응에도 실제 주요 고객층과 광고 타깃층이 이질적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해당 영상은 BTS 각 멤버가 각자 다른 캐릭터를 드러내며 실생활에서 안마의자를 사용하게 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BTS 팬인 ‘아미(ARMY)’들은 쉽게 알 수 있는 공감 포인트로 영상을 채웠다고 한다. 

하지만 바디프랜드가 해외에서 주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은 아미 연령대가 아니다. 국내만 해도 바디프랜드의 BTS 기용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30대나 4060이 사는 제품에 BTS를 기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들이 여럿 보인다.

실제 바디프랜드가 진출한 미국, 유럽, 중국 등의 해외시장 주타깃도 노년층 및 프리미엄 모델을 구매할 여력이 되는 가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지난해 7월 유럽 첫 직영전시장을 세운 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유럽은 경제 수준이 높은 노인들, 건강에 관심을 쏟는 사람이 많다”며 야심찬 진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유럽시장 타깃 고객층이 1020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플래그십스토어로 세워진 유럽 첫 직영전시장은 위치도 갤러리 라파예트, 프랭탕 등 유명 백화점과 고급 가구점이 즐비한 파리 오스만(Boulevard Hasussmann)에 자리했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델 역시 람보르기니 마사지체어(3만 유로), 파라오SⅡ(8600유로), 팬텀Ⅱ(7500유로) 등 럭셔리 라인이다. 앞서 진출한 미국과 중국 시장 역시 고급화를 전략으로 확장 중이다.

1020 중심으로 이뤄진 아미들이 해외 시장 확장에 얼마나 손을 보탤지 물음표가 찍히는 배경이다.

광고의 완성도도 약간의 아쉬움을 얹는다. 전문 연기자가 아니기에 어색한 말투가 묻어날 수밖에 없는 BTS 멤버들이 대사를 통해 상황을 풀어내면서 모델 대비 연출이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회사 측은 BTS가 일으키는 파급력이 작지 않다는 입장이다. 바디프랜드 정재훈 팀장은 “바디프랜드의 주력 연령대는 30대로, 최근 그 연령대도 하향하고 있는 추세”라며 “BTS를 홍보대사로 임명한 다른 고관여제품 판매 기업도 아미 덕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서 공식 아미만 140만에 이르고 글로벌로는 셀수 없는 팬층을 보유한 만큼 30대 팬들도 상당한 규모”라며 “이들을 타깃한 뚜렷한 목적이 있는 광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