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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장식하는 ‘성(性)’
당신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장식하는 ‘성(性)’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0.3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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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 폭넓게 유통되는 선정적·자극적 콘텐츠…청소년들 무방비 노출

‘연인들이 ‘침대 위’에서 자주하는 ‘19금 거짓말’’, ‘여성들의 비밀│거짓 오르가즘’, ‘연인과의 ‘행복한 섹스’를 위한 ‘10가지 조언’’, ‘여성 생식기를 주제로 한 예술’, ‘당신이 모르는 섹스에 관한 자극적인 사실 ‘30가지’’…

[더피알=강미혜 기자] 최근 며칠 새 더피알 계정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오르내린 글들이다. 선정적 타이틀과 함께 19금(禁)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낯뜨거운 사진들도 함께 게재됐다. 대부분이 웹 블로그 기반의 신생매체가 올린 기사들이다.

SNS가 일상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언제부턴가 성(性)에 대한 콘텐츠가 부쩍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용자 관계를 기반으로 널리 공유되는 SNS를 채널로 활용, 자극적 콘텐츠를 앞세워 독자 확보에 나서는 매체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 신생매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性) 관련 콘텐츠를 공유, 확산시킨다. 사진은 페이스북 타임라인 화면 캡처.

일반적으로 성(性)을 주제로 한 콘텐츠는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클릭율이 높다. 사이트 유입률을 끌어올려 매체사 광고수익을 높이는 일종의 ‘효자 콘텐츠’다. 그래서 인지도를 높이고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신생매체들 사이에선 단골메뉴로 통한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SNS의 속성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도 그같은 성 관련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등 해외와 달리 청소년 대상 성교육이나 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지 않은 한국적 문화와는 분명 괴리가 있는 부분이다.

초등학교 6학년생 자녀를 둔 40대 회사원 김모씨 역시 “성인들에게나 어울리는 (성 관련) 기사가 계속해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라온다”며 “성생활에 대한 내용이 많아서 이런 걸 우리 아이도 본다고 생각하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SNS를 통해 무분별하고도 폭넓게 유통되는 성 콘텐츠에 대한 별다른 심의나 제재조치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방송통신심의원회 뉴미디어정보심의팀 관계자는 “SNS 정보 가운데 특정한 성적 부위가 노출되거나 성매매를 조장하는 듯한 내용에 대해선 시정요구나 접속차단을 한다”면서도 “방심위 기본 방침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과잉금지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성적 표현의 수위가 높다고 해도) 무조건 제재조치가 적용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개개의 특정 사안에 대해 일일이 심의하기 보단 큰 틀에서 음란물 등의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페이스북 등 많은 SNS들은 해외 플랫폼이기에 자체적으로 삭제하지 않는 한 방심위 쪽에서도 특별히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SNS를 타고 성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감을 표한다.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클린콘텐츠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페이스북이 성 관련 기사로 도배되는 것은 물론 최근엔 포르노성 콘텐츠도 스팸 형태로 유포되는 일이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페이스북 사용 자체를 끊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점점 위험수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은 공유, 개방, 참여의 원칙 아래 사용자들 간 자유로운 관계 속에서 운영된다”며 “그러한 특성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개인이나 기관(매체)도 문제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SNS업체들도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사용자의 공유를 통해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사회는 유독 성 문제를 금기시하고 사적인 영역으로만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시대인 이제는 좀 더 공개적으로 성에 대해 담론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점에서 SNS상에서 유통되는 성 콘텐츠가 성 담론의 항체를 만드는 일종의 면역주사일 수 있다.

신생매체를 중심으로 성 콘텐츠가 활발히 생산되는 것과 관련해선 “철저히 마켓니즈, 즉 대중(독자)이 원하는 기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래 대중의 속성이 심각하고 진지한 저널리즘 보다는 자극적인 뉴스를 좋아한다. 신생매체들이 성을 다루는 것은 이러한 시장논리에 따르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성 문제를 포함해 동성애, 갖가지 사회적 일탈 등에 대해 어른들이 나서서 ‘무조건 나빠’하는 규율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과연 적절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보다는 (뉴스 시장에서) 퍼블릭(공중)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양질의 좋은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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