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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분쟁 마주한 언론들, 물 만난 고기처럼
롯데분쟁 마주한 언론들, 물 만난 고기처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8.05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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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건설적 비판·대안 제시 아쉽다

▲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싸움구경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다더니 딱 그 짝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어느 순간 ‘씹기 좋은’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가십화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언론이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꽤 흥미롭다는 점은 부인 못 하겠다. 권력을 손에 쥔 차남과 와신상담하며(?) 때를 기다린 장남. 아버지를 등에 업고 동생에 ‘반격’을 가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고령의 아버지가 직접 나서 둘째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문제 삼지만, 차남을 지지하는 ‘가신그룹’이 세(勢)를 결집해 맞선다…

오버스럽게 표현하면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골육상쟁이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왕자의 난’ ‘장남의 쿠데타’ 등으로 롯데 분쟁을 극화해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터.

그래서인지 롯데 경영권 분쟁을 마주한 언론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호들갑스럽다. 싸움을 부채질이라도 하듯 롯데가(家)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사화하기 바쁘다.

▲ 대다수 언론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 앞다퉈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사진: '롯데'를 검색어로 한 포털사이트 뉴스 화면.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며칠째 주요 뉴스가 롯데 이야기로 도배되는 상황. 포털사이트에는 비슷비슷한 기사들이 넘쳐난다. 어뷰징을 위한 좋은 소재로 이용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싸움의 ‘현상’에 치우쳐 ‘함의’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총수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롯데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 그로 인해 빚어지는 주주 및 직원 피해, 나아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촉구해야 할 언론이 실시간 싸움중계에 골몰하는 형국이다.

다수의 언론은 롯데의 경영권 분쟁을 놓고 ‘볼썽사납다’고 질타한다. 악화된 국민여론을 감안해 조속히 싸움을 끝내라고 압박한다. 국내 재계 5위 그룹에 맞는 사회적 책무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관련 기사를 다루는 언론도 볼썽사납긴 마찬가지다.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언론은 과연 ‘기레기짓’을 끝냈는지? 국민 목소리를 안 듣는 건 롯데나 언론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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