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미각이 있었다면…
인공지능에 미각이 있었다면…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9.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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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신제품 개발자 된 왓슨…“인간의 편견 배제한 결과값”

[더피알=이윤주 기자] 인공지능(AI)이 과자까지 만드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빼빼로 카카오닙스’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가 그 결과물입니다.

독특한 콘셉트로 일단 시선끌기에는 성공한 것 같은데요. 기대만큼 소비자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을까요? 제품 개발자가 된 인공지능, 그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쓴맛 나는 카카오닙스와 신맛 나는 깔라만시는 다이어트에 효과 있는 식품으로 입소문이 나 있습니다. 이를 제품화로 이끈 건 다름 아닌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 8만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1000만개의 소비자 반응 및 SNS 정보를 수집해 숨은 니즈를 파악했다고 합니다.

식품으로는 맥주, 치즈, 고추 등의 키워드가 도출됐고, 과자와 초콜릿과 연관해서는 헤이즐넛, 딸기, 코코아, 카카오닙스, 깔라만시 등이 추려졌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선호하거나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는 맛, 소재, 식감 등을 판단해 나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인간이 기획한 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와 관련, 롯데제과 홍보팀 관계자는 “(기존의) 제품 개발자들은 아무래도 ‘초콜릿과 상큼한 맛은 안 어울린다’는 식의 고정관념 혹은 편견이 있었다.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편견을 배제한 결과값을 내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제과 '깔라만시·카카오닙스' 빼빼로.

덕분에 제품개발을 위한 내부 의사결정도 쉬웠다고요. 이 관계자는 “기존의 마케터라면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고 윗분들을 설득할 근거도 부족했을텐데, 인공지능이 이를 가능하게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공지능이 개발한 제품이라는 소식에 온라인에선 벌써부터 다양한 반응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맛에 대한 평가보단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데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개발도 인공지능이 하는데 이젠 창작력 말고는 먹고 살 길이 없는걸까”라는 의견이 대표적입니다.

한편에선 빼빼로와 깔라만시·카카오닙스의 조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간 소비자’ 입장에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재료로 과자를 만든 이유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왈가왈부가 있긴 해도 인공지능이란 수식어 때문에 제품 출시부터 화제는 모은 듯하네요. 롯데제과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한 소비자 분석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 타자가 무엇이 될지는 왓슨만이 알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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