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의 슬픔 위로하는 첨단기술
사별의 슬픔 위로하는 첨단기술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3.07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VR·AR·홀로그램 이용한 체험형 콘텐츠…트라우마 치유, 죽음의 공포감 없애기도

[더피알=이윤주 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상실감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하게 돕는 첨단기술 접목 사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60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체험형 콘텐츠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감동을 구현한다.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달려 도착한 공중전화 박스. 문을 열고 들어가 세상을 떠난 이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 옆에 놓인 공책에 편지를 쓰거나, 과거 나와 같은 방문객이 작성한 메모를 읽고 아픔에 공감하면서 치유한다.

눈앞에 펼쳐진 이 화면은 VR 헤드셋 오큘러스를 착용한 사람이 체험하게 되는 VR필름, ‘바람의 전화(Phone of the Wind)’다. 애니메이션 장면으로 실제 세계와 죽음 이후의 경계를 흐릿하게 연출했다.

바람의 전화는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급작스레 이별한 사람들을 위해 일본 이와테 현에 등장한 부스다. 남겨진 자들이 떠난 이의 죽음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지난해 비주얼 콘텐츠 기업 엔트로픽(Ntropic)은 일본에 위치한 전화 부스를 어디서든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VR필름으로 제작해 무료로 출시했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일본의 한 묘비판매 업체가 AR과 GPS 기술을 이용해 고인의 메시지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스폿 메시지(Spot Message)’를 개발한 것.

어플을 실행하면 ‘앞으로 50M’ ‘앞으로 10M’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길을 안내한다.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면 고인이 생전에 남겨놓은 메시지가 뜬다.

고인이 묻힌 묘지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설정, 그곳을 찾을 때마다 그리웠던 이의 육성이나 모습을 보면서 추억을 돌아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갈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선 ‘외상 후 애도 증후군’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AIA생명 캠페인이 시도됐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을 그리워하며 ‘딱 한 번만 다시 볼 수 있다면’이라는 소망을 기술로 승화시켰다. ▷관련기사: 헤어짐을 준비하지 못한 그들을 위해

이를 위해 AIA생명은 고인의 흔적이 있는 사진과 영상을 수집하고, 실제 목소리와 얼굴을 최첨단 기술을 통해 복원했다. 그리고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이들이 고인과 마지막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유명인들의 경우 홀로그램으로 복원되기도 한다. 쓰리디팩토리가 제작한 고(故) 신해철씨와 고 김광석씨의 홀로그램 추모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생전 열었던 콘서트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고인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자신이 직접 죽음을 체험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죽음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나 불안감을 덜어주는 취지에서의 임사체험이다.

‘아웃트로 스펙터(Outrospectre)’는 체험자가 자신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걸 지켜보면서 죽는 순간의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해주는 시뮬레이션이다. VR헤드셋을 착용한 체험자 뒤에는 3D 카메라가 탑재된 로봇이 체험자의 눈을 대신한다. 로봇은 체험자와 천천히 멀어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제3자 시각에서 보게 한다.

이때 초 단위로 심장 박동을 느끼게 해주는 망치, 체험자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로봇, 귀에 꼽힌 마이크 등의 기술이 유체이탈 체험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