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5 20:34 (금)
소통의 거대 ‘테마파크’, 페이스북 이용댓가는 무엇?
소통의 거대 ‘테마파크’, 페이스북 이용댓가는 무엇?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11.25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T공룡’ 페이스북 둘러싼 4가지 쟁점 <上>

미국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페이스북(facebook)을 창립한지 10년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페이스북은 이 기간 동안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장했다. 그러나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는 법이다. 페이스북은 폭발적인 성장 뒤로 갖가지 논란과 의혹에 휩싸여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글로벌 기업 치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는 사례는 찾기 힘들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인터넷 세상을 움직이는 이른바 ‘IT공룡’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최근 불거진 페이스북 관련 논란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2010년대를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이미 페이스북은 일상이나 다름없다. 식사시간, 혹은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꺼내 페이스북 앱을 열고 뉴스피드에 올라온 ‘페친’들의 소식을 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로는 자신이 올린 게시물의 댓글이 몇 개인지, 혹은 ‘좋아요’ 수가 얼마나 되는지 체크하면서 SNS에서의 자기 위상을 가늠해본다.

기업들은 마케팅이나 PR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을 적극 이용한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매력을 어필하고, 사용자들의 재미본능을 자극하는 바이럴 영상을 게재하기도 한다.

언론사들도 기사에 대한 반응을 체크하고 조회수를 늘리는 수단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좀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개나 소나 다 페이스북을 쓰는 시대다.

▲ 페이스북의 지난 10년을 정리한 인포그래픽(사진:페이스북 코리아)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페이스북은 전 세계적으로 12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에 필적할만한 가입자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간 출시된 SNS는 많지만 페이스북의 막강한 점유율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카카오스토리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나, 아예 페이스북 자체를 금지시키고 있는 중국 같은 경우는 예외가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의 정책에 전적으로 동의하거나,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모두 읽을 수 있는 페이스북의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고 가입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꿔 말해 12억명의 정보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파워’가 언제든 사용자들에게 ‘의외의 상황’을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용자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논란이다.
 

쟁점 1 개인정보보호 논란
사용자의 행적을 꿰고 있다

‘비식별 개인정보’를 이용한 마케팅은 최근 몇년간 이슈가 되어온 논란 중 하나다. 비식별 개인정보란 검색어 키워드나 사이트 접속기록과 같은 사용자의 ‘온라인 행적’을 의미한다.

즉, 사용자가 특정 분야에 흥미를 느껴 관련 웹페이지를 무심코 클릭하거나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며칠 뒤에 해당 분야와 관련된 상품의 정보가 해당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것이 비식별 개인정보를 이용한 타깃 광고다. 이같은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몰랐던 사용자라면 놀라거나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뉴시스
페이스북도 비식별 개인정보를 이용한 광고 마케팅 사업을 펼치고 있다. 뉴스피드 내에서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와 관련된 상품이 노출되는 ‘페이스북 익스체인지(FBX)’가 그것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익스체인지는 매년 15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매출수단인 셈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12억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재차 상기한다면 이들의 막대한 비식별정보가 기업마케팅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배너 광고에 비식별 개인정보가 활용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 또 다른 글로벌 IT기업 구글도 비슷한 형태의 ‘리타게팅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는 견해다. 페이스북은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엄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는 것이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수익을 얻기 위해 사업을 하는 SNS 업체들의 특징은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잘 이용해서 사업을 하느냐에 있다”며 “페이스북이 사업을 시작한 시기부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들이 있었는데 왜 개인정보보호 논란이 해결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류 소장은 “페이스북의 행보가 잘한 일이고 당연하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바라보는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이 철저하게 개인정보를 보호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도 비슷한 생각을 나타냈다. 한 소장은 “페이스북을 돈 안내고 쓰는 이유는 자신의 행동과 활동, 취향과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페이스북에게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줬기 때문”이라며 “페이스북이 주는 재미든 관계든 소통이든 (사용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에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 소장은 “비식별 개인정보라는 것은 결국 사용자의 활동과 취향정보를 분석하는 것인데 이는 페이스북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이를 막는 것은 페이스북에게 사업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페이스북이 이같은 정보들을 분석해서 마케터와 광고주들에게 제공하는데 제공범위를 오픈한 정책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는 있다”고 덧붙였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소셜미디어가 ‘사마리안의 원칙’이라고 해서 법률이 제시하는 최소한의 규범만 지키면 면피되는 것이 있다”며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많고 파워가 세니까 대표적으로 그렇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지 (이같은 논란은) 페이스북만 갖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이 자동삭제되는 기능을 실험중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또 게시물의 공개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메뉴가 추가되기도 했다.
 

쟁점 2 감정조작실험 논란
사용자 간 감정을 전염시켰다

기업으로서 페이스북의 속성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최근 불거진 ‘감정조작실험’ 논란은 개인정보 문제뿐만 아니라 기업의 윤리차원에서도 사용자들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용자의 정보를 마케팅 수단으로서 뿐만아니라 ‘실험용’으로 사용했다는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논란은 페이스북의 데이터 과학자들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코넬대학 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지난 6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등재된 ‘사회관계망을 통한 댓글 규모 감정 전염 실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이 그것이다.


해당 실험은 지난 2012년 약 69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뉴스피드의 알고리즘을 조작해 특정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긍정적인 메시지나 부정적인 메시지를 더 많이 노출하고 이들이 어떤 성향의 글을 게재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감정 전염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 실험은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미나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연구참가자들이 연구내용과 관련, 무엇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는 권리는 연구윤리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참가자들에게) 이를 알려줄 책임이 있다”며 “연구윤리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영국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미국의 시민단체인 ‘전자 사생활 정보 센터(EPIC)’은 페이스북을 미 연방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각국의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7월 인도 방문 중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취지가 잘못 전달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샌드버그 COO는 “이용자를 당혹하게 하는 어떤 것도 원치 않는다”며 “앞으로 이같은 시도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이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탈퇴하려고 해도 이미 페이스북에 구축해놓은 인적 네트워크와 게시물들을 단번에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저커버그가 만든 거대한 정보와 소통의 ‘테마파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부분인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 한상기 소장은 “‘프라이버시 패러독스(paradox·역설)’라는 개념이 있다”며 “어떤 이득이 조금만 주어지면 사람들은 프라이버시를 오픈한다. 그런 사람들이 60% 정도 되는데 결국 페이스북이 주는 재미든 관계든, 소통이든 (사용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에 이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