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여론·압박하는 언론…벼랑 끝 이완구
등돌린 여론·압박하는 언론…벼랑 끝 이완구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4.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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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朴·김무성 단독 회동에 언론들 “총리 경질 시사”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 출발시간을 늦추면서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약 40분간 긴급 회동했다.

김 대표로부터 ‘성완종 파문’과 관련해 당 내외의 의견을 들은 뒤 박 대통령은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다”면서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있다.ⓒ뉴시스

보통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설 때는 총리를 만나 국정을 당부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총리 대신 여당 대표를 불러 독대했다. 전례없는 일이다. 총리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대통령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주요 신문 사설들은 일제히 “김 대표가 전달한 여론의 줄기는 이 총리가 직을 수행하는 데에 중요한 장애가 발생했다는 내용으로 예상된다”며 “대통령은 총리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시한부’ 예고를 받은 이 총리는 조속히 사퇴하고 수사에 응하는 것이 국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朴대통령이 ‘시한부’ 예고를 한 만큼 이 총리는 거취를 정리하라”고 촉구했고, 중앙일보는 “3000만원 수수의 진실 여부를 떠나 이 총리는 의혹에 대처하는 능력과 자세에 커다란 결함을 보였다”며 “조속히 사퇴하고 수사에 응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식물총리에 국정 맡기고 그냥 해외 나간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안이해 보인다”며 “국정공백을 최소화하려면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17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이완구 총리, 더 이상 총리 자리를 욕되게 말라 /언론윤리 저버린 JTBC의 '성완종 녹음파일' 공개 /정부가 '4ㆍ3 흔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건가
▲ 국민일보 = 박 대통령과 김 대표 회동, 위기감이 안 보인다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주소, 세월호 1주기 풍경 /불확실성 해소 못하면 경기회복 더 더뎌질 수밖에
▲ 동아일보 = 朴대통령의 '시한부' 예고, 李총리는 거취 정리하라 /'반기문 대망론' 띄우던 성완종의 정경유착형 기업운영 /인도 親시장 리더십, '세계의 성장엔진' 중국을 밀어냈다
▲ 서울신문 = 檢 공정 수사 못하면 특검 불가피하다 /지금이 과거 정권 부패 말할 때인가 /재고 담배 장사로 번 8000억 전액 사회에 환원하라
▲ 세계일보 = 이 총리 의혹, 특검 등 진상규명 방안 모두 열어놔야 /갈등으로 얼룩진 세월호 1주기… 통합의 길 찾아야 /산케이 전 지국장 환대한 일본, 영웅으로 키운 한국
▲ 조선일보 = 대통령 거부한 세월호 유족들, 대한민국과 등지겠다는 건가 /대통령ㆍ與 대표가 12일 뒤로 미룬 이완구 총리 거취 /정부는 청년 고용 대책 쏟아내도 대졸 失業 최악이라니
▲ 중앙일보 = 이완구 총리, 조속히 사퇴하고 수사에 응하라 /사심 없다는 김기춘 전 실장 왜 거짓말 했을까 /세월호 추모 거부당한 대통령과 국무총리
▲ 한겨레 = 박 대통령, 뭐하러 여당 대표 불렀나 /상처를 치유하긴커녕 후벼파는 정부 /중간평가 성격 더욱 짙어진 4ㆍ29 재보선
▲ 한국일보 = 식물총리에 국정 맡기고 그냥 해외 나간 대통령 /세월호 1주기에 배척당한 정부, 진정성이 문제 /아시아나항공 사고 왜 유독 잦나
▲ 매일경제 = 성완종 '금융권 압박 특혜대출' 책임소재 밝혀야 /세월호 아픔 보듬고 더 안전한 미래 만들 때다 /時總 500대기업 美198ㆍ中46ㆍ日32ㆍ韓3 이게 뭔가
▲ 한국경제 = 유전자 검사까지 막아놓고 무슨 미래산업 육성인가 /대졸실업자 50만명…대학 개혁 안 하면 개혁 당한다 /G20 정상 합의도 안 지키는 IMF의 폐쇄성

동아일보는 ‘朴대통령의 ‘시한부’ 예고, 李총리는 거취 정리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오후 중남미 4개국 순방 출발시간을 늦추면서까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약 40분간 전격 회동했다. 김 대표로부터 ‘성완종 파문’과 관련해 당 내외의 의견을 들은 뒤 박 대통령은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라고 답해 이완구 총리를 ‘시한부’로 둔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통상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설 때는 총리를 만나 국정을 당부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총리 대신 여당 대표를 불러 독대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완구 총리는 3000만원 수수 의혹에다 오락가락하는 해명으로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여당 내에서도 사퇴를 촉구하는 소리가 나오고 야당은 해임건의안은 물론이고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아는 “김 대표와 독대한 모양새로 보나, 발언 내용으로 보나 박 대통령의 마음속에서는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결심이 섰다고 봐야 할 것이다”고 보면서 “이쯤 되면 이 총리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완구 총리, 조속히 사퇴하고 수사에 응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대통령이 이 총리를 제치고 당 대표를 만난 것은 총리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대통령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대통령은 총리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조속히 자진해서 사퇴하는 것이 순리다. 3000만원 수수의 진실 여부를 떠나 이 총리는 의혹에 대처하는 능력과 자세에 커다란 결함을 보였다. 반복된 거짓말과 ‘기억나지 않는다’는 무책임은 그가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식물총리에 국정 맡기고 그냥 해외 나간 대통령’이란 사설에서 “김 대표가 대통령에게 전달한 당 내외의 여러 의견에는 사실상 국정수행이 어렵게 된 이 총리의 해임 등의 조치도 포함됐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박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고 결정을 귀국 이후로 미뤘다. 안이한 상황인식이 아닐 수 없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세월호 1주기 당일 출국일정을 잡은 것도 그렇지만 사실상 내각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 총리를 그대로 두고 출국한 것은 뻔히 내다보이는 국정공백을 방치하는 것으로 무책임한 처사다”고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겨레 또한 ‘박 대통령, 뭐하러 여당 대표 불렀나’라는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 등을 순방을 다녀온 뒤 결정하겠다고 한 것은 너무 한가한 태도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형사 피의자 총리’가 대통령의 부재 기간 동안 직무를 대행할 수 없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거취 논란이 계속돼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며 “박 대통령이 진정 사태를 수습할 요량이라면 이 총리의 거취 문제부터 결정짓는 것이 첫걸음인데도, 박 대통령은 ‘골치 아픈 문제는 일단 미루고 보자’는 안이한 사고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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