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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서 ‘新방송문법’ 보다
‘신서유기’서 ‘新방송문법’ 보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9.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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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콘텐츠·형식 등 과감한 실험…모바일 시대 눈여겨볼 포인트는?

[더피알=문용필 기자] 나영석 CJ E&M PD의 <신서유기>가 공개됐다. 예능계에서 손꼽히는 스타PD의 신작인데다가 <1박2일> 원년멤버들이 오랜만에 의기투합하면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다른 새로움은 보이지 않는다. 나PD는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 그간 꾸준히 신작을 선보여왔고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으로 구성된 출연진들은 반가운 얼굴이긴 하나 ‘올드보이들의 귀환’ 쯤으로 비쳐질 수 있다.

▲ 나영석 pd의 신작 <신서유기>./사진:tvn

하지만 <신서유기>는 기존 예능프로그램이 갖지 못한 특징으로 채워져 시청자를 공략한다. 우선 TV가 아닌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서만 방송된다는 점. 이는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핵심 포인트다. 이와 함께 기존의 전통적인 방송문법을 탈피하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도 있다. ‘나영석의 실험’을 주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모바일 트렌드’ 짚어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기반한 콘텐츠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 네이버와 다음 등 거대 포털을 중심으로 웹드라마와 웹툰 등이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다. 현재 방송가의 트렌드인 ‘먹방’과 ‘쿡방’을 탄생시킨 인터넷 개인방송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류’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정체 내지는 내리막이라고 하지만 TV의 위세는 여전하다. 주말 저녁 가족들이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TV를 시청하는 풍경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런데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방송사가,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PD를 앞세워 인터넷 전용 콘텐츠를 내놓았다면 이야기는 약간 달라진다. TV를 통해 안전하게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음에도 모험을 한 것은 주류 방송계가 인터넷과 모바일의 파워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과 방송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이미 존재한다.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이 그 예다. 그러나 <마리텔>의 메인 플랫폼은 어디까지나 TV다. 즉, 제한적 모험이다. 하지만 <신서유기>는 TV를 과감하게 버리고 시청자들의 PC와 스마트폰 속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의 ‘TV캐스트’를 방송 플랫폼으로 삼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CJ E&M의 자체 홈페이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자매사 격인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도 있는데 남의 텃밭에 씨를 뿌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tvN 콘텐츠’라는 소속감을 벗어나 더 많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겠다는 실리를 추구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서유기>가 방송사의 ‘체면’을 과감히 벗어던진 증거는 또 있다. 모바일에 서비스되는 방송 콘텐츠 분량은 TV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하이라이트를 잘라 방송 클립형태로 제공되는 서비스도 있지만 이는 엄연히 본 프로그램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런데 <신서유기>는 한 회를 총 다섯편으로 쪼개 업로드했다. 그것도 동일한 분량으로 나누지 않고 최대 13분 4초에서 최소 3분 31초까지 다양화했다. 모바일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콘텐츠를 즐기는 ‘스낵컬쳐’의 특성을 반영한 셈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나 PD의 신작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광고총량제, 중간광고…그게 뭔데?

인터넷 콘텐츠의 최대 장점인 ‘자유로움’도 <신서유기>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과거 불법도박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이수근을 가리켜 ‘상암동 베팅남’이라고 풍자하는 등 여과되지 않은 발언들이 쏟아진다. 늘 방송심의규정을 생각해야 하는 TV프로그램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웠을 장면이다. 오죽하면 강호동이 이승기의 거침없는 멘트에 “적응 안된다”며 얼굴을 붉히기까지 한다.

▲ <신서유기>에 그대로 노출된 유니클로의 브랜드./사진: 해당 방송 캡쳐

심의규정의 굴레를 벗어난 나 PD도 ‘양복’ 입을 걱정 없이 순수한 재미와 웃음에만 포커스를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래서일까. 나PD의 시도는 더욱 과감하다. 특정상표가 거리낌없이 등장한다.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벌칙도구로 사용하고 ‘담배이름 대기’ 게임에서는 ‘말보로’ 같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아예 브랜드 명칭은 물론 로고까지 고스란히 자막에 노출된다.

이는 바꿔 생각하면 PPL 같은 간접광고에 의존할 필요없이 프로그램 상에서 대놓고 광고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광고총량제’니 ‘중간광고 허용’이니 하는 논란들은 적어도 <신서유기>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광고수익 극대화를 꾀하는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매력적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시청자 관점에서는 과도한 광고로 비쳐져 눈살을 찌푸릴 수 있지만 아예 대놓고 하니 오히려 신선하다. TV방송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 발상의 전환이 가져다준 색다른 웃음포인트로 작용한다.

나PD도 제작발표회에서 “PPL, 광고는 다 받는다”며 “브랜드를 많이 (노출)해서 광고를 노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신서유기> 전체를 통틀어 언급된 브랜드는 광고나 PPL이 아니라는 것이 tvN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종합하면 <신서유기>는 ‘모바일 시대’에서의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TV가 전통적인 방송문법의 고수할지, 아니면 뉴미디어와의 과감한 융합을 선택할지 여부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실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성공한다면 케이블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첫 주에 불과하지만 일단 출발은 순조로워 보인다. 1화는 방송된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100만뷰를 돌파한 상태다. 많은 시청자들이 나PD의 모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면 이른 평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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