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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타이밍’…사회공헌이 달라지고 있다
‘콘텐츠+타이밍’…사회공헌이 달라지고 있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1.0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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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해진 기업발 ‘좋은 일’...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콘텐츠와 접목 시도

[더피알=안선혜 기자]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아웃오브안중’으로 인식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들. 타깃 오디언스들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접근은 앞으로 사회공헌 캠페인 기획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전형적 구도의 사회공헌 보도자료 사진. *특정 기업과 상관 없음을 밝힙니다

“사랑의 김장 나눔” “OO 임직원, 소외된 이웃에 연탄 봉사” “아동복지시설 O곳에 도서 기증”….

너무나 익숙한 포맷이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쉽게 지나쳐버리곤 하는 기업의 사회공헌 관련 뉴스들이다. 분명 사회에 온기를 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를 빗겨간다.

주요 대기업이 사회공헌비용으로 매년 집행하는 예산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6년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2015년 주요 기업 255곳이 지출한 사회공헌비용은 총 2조9020억5073만원으로 나타났다. 3조원에 달하는 250여 기업의 다양한 활동들이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한 채 잊히고 있다는 건 아쉬운 뒷맛을 남긴다.

사회공헌 뉴스가 재미없게 받아들여지는 데에는 결과만을 보여주는 전형성이 크게 한몫한다. 대부분의 관련 보도자료는 언제 어떤 곳에서 얼마를 기부했다, 이러이러한 활동을 했다 식의 나열로 채워지기 일쑤다.

참석한 임직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고 특별한 시간이었을지 모르지만,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는 익히 보아오던 활동들과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 기업에서 아무리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의미를 부여해도 결론은 그저 ‘좋은 일 했다고 하는구나’로 단순하게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나와 관계된 일이 아니면 관심 자체가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도 존재한다. 수혜자들이 안타까운 건 알겠고 그들을 돕는 건 좋은 일이라 생각하나,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면서 주목도 자체가 떨어진다. 사회공헌 활동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보여주는 방식 자체에 수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선영 텍사스테크대 PR학과 교수는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기업 사회공헌 리포트나 웹사이트에 기업에서 한 일들을 올리는 정도에 만족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 지적하면서 “남모르게 좋은 일 하는 걸 미덕으로 삼는 문화에서 일련의 활동을 적극 어필하는 게 어려울 수는 있지만, 사회공헌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있어서도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고 발전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목표에 도달하는 접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플롯, 다른 반응

삼성전자가 열정의 기름붓기와 함께 선보인 사회공헌 콘텐츠 중 일부.

최근 삼성전자는 ‘열정에 기름붓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손잡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사회공헌 콘텐츠를 선보였다.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한 이 콘텐츠는 삼성전자 임직원이 어디서 어떤 봉사활동을 했다는 전형적인 플롯(스토리 구성)을 따르지 않았다.

경기도 화성 한 마을에 사는 할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해 전체 마을이 깨끗하게 수리된 모습을 보여주며, 이 집들을 고친 근처 직장인들이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를 설명한다. 노인들이 안타까워서란 호혜적 접근이 아닌 전공과는 다른 업종을 택한 직장인들이 남아도는 실력과 열정을 이곳에 쏟아 부었다는 스토리텔링이었다.

삼성전자란 이름이 한 곳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봉사 지역이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인 것과 참여자들이 하나같이 파란 조끼를 입고 있는 것에서 삼성 임직원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쐐기를 박은 건 삼성전자의 공유였다. 때문에 “비밀로 하고 싶은데 비밀 같지 않은 공유(?)”란 귀여운 면박성 댓글이 달리기도.

원 페이지 게시글에는 “전공을 못 살린 사람들이 모이면 벌어지는 일”이란 소개가 붙어 있다.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하는 상당수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페이지에서만 좋아요 4100여건을 넘긴 이 콘텐츠는 이벤트 게시물에서나 볼법한 좋아요와 댓글 세례를 받으며 삼성전자가 포스팅한 다른 게시물 평균보다 배 이상의 반응을 기록했다. 콘텐츠 제작사 페이지에서 얻은 2만건에 육박하는 좋아요와 4000여건이 넘는 공유는 별도다.

이 같은 소개 방식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있어서도 콘텐츠 마케팅에서 시도하는 독자 친화적 접근은 점차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활동을 보다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게 하려면 결국 정보 수용자들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좋은 콘텐츠 못지않게 타이밍이 중시된다. 지금 이 순간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이슈를 찾아내 적절히 활용하면 효과가 증폭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공헌 활동 자체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방점이 맞춰 있기에 관련된 이슈와 맞물리면 보다 폭발적 확산을 이끌어낼 수 있다.

사회공헌도 타임리하게

LG그룹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에게 ‘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낙성대 묻지마 폭행’을 막다가 부상을 당한 시민, 춘천 의암호에서 차량과 함께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해낸 고등학생 김지수·성준용·최태준(이상 18)군 등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화제가 된 이들 대부분이 이 의인상의 수여자가 됐다.

lg복지재단이 지난 11월 강원체육고등학교 김지수, 성준용, 최태준(왼쪽부터) 학생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했다. 학생들의 선행 관련 보도들(왼쪽).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워낙 안 좋은 뉴스가 많았는데, 훈훈한 뉴스가 나오니 반응이 좋았던 듯하다”며 “소재 발굴은 언론에서 보도된 사례를 많이 참고하고 소방서나 관할 경찰서에 사실 관계 등을 확인한다”고 전했다.

이미 방송이나 신문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사연이라는 강점과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LG 대신 홍보해주기’와 같은 특유의 온라인 놀이 문화는 의인상이 알려지는 데 기폭제가 됐다. 그 이면에는 ‘LG는 마케팅을 못한다’는 딱지가 붙은 씁쓸한 배경이 자리하기는 하지만, SNS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LG제품의 성능이나 선행을 알리고 나서 든든한 브랜드 우군을 얻은 셈이다.

LG가 최근 의인상 수상자가 받은 상금으로 또 다른 나눔을 실천한 사례를 소개한 영상을 보더라도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사랑해요 LG”와 같은 익숙한 슬로건이 댓글로 달리기도 한다. “LG야 넌 다 좋아. 이제 야구만 잘 하자”는 다소 짓궂은 의견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 자체가 웃음을 자아내며 또 다른 반응을 유발했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급속히 확산되고 가시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구축되면서, 과거보다 시의성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시도들이 늘고 있다”며 “사회적 유행·경향이 반영된 주제를 담아 제품이나 브랜드 특성과 결부시키면 공중의 관심을 보다 환기시킬 수 있기에 그런 니즈를 연결시켜 전략적으로 기획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협력사이자 국가대표 장애인아이스하키팀을 후원하고 있는 포스코는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철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간에게’라는 바이럴 영상을 선보였다.

영상은 쇳소리와 유사하게 구현한 애국가 연주가 울려 퍼지고, 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뜨겁게 달궈진 철은 마침내 아이스하키장의 퍽(puck·하키용 볼)으로 바뀌면서 썰매를 타고 경기장을 치열하게 누비는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의 경기 장면을 비춰준다.

동시에 후원의 한 방편으로 자사 기술력이 들어간 최초의 한국형 썰매 제작 사실을 은연중에 알린다. 포스코는 지난 6월에 이 썰매의 연구개발을 시작해 8월 국가대표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에 이를 기증했다. 다만, 선수들의 적응 기간이 필요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리나라 장애인아이스하키가 2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세계 정상급 실력을 획득했는데, 비인기 장애인 종목이기에 대부분이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대회 전 입소문을 통해 장애인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G-100일을 앞두고 영상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2017년 1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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