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내세운 은행들, 이미지만 바꾸는 게 아니다
아이돌 내세운 은행들, 이미지만 바꾸는 게 아니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2.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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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다운로드, 상품 판매 등 실질적 마케팅 노림수 동반…전문가 “2차 행동 위한 플랜 필요”
kb국민은행은 자사 디지털뱅킹 앱 '리브(liiv)'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발탁했다. 국민은행 제공

[더피알=안선혜 기자] 모델 선정에서 신뢰와 안정감을 중시하던 국내 은행들이 최근 분위기를 전환해 아이돌을 새 얼굴로 발탁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를 발굴한다는 목적이 크지만, 이들 아이돌이 지닌 팬덤을 활용한 마케팅 차원의 접근도 돋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일 신규 모델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 티저 영상을 자사 디지털뱅킹 앱 ‘리브(Liiv)’를 통해 공개했다. BTS 팬들이 관련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리브 앱 다운로드란 관문을 거쳐야 하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성장했던 방탄소년단이 은행과의 첫 만남을 우리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갖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며 “리브 앱 다운로드 수가 일 평균 3000여건 정도 이뤄지는데, 20일 당일 6500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모델로 발탁하고, 모바일 앱 ‘신한 SOL(쏠)’ 및 관련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앱 출시일은 22일로 아직 2편의 티저 영상만 공개됐을 뿐이지만, 향후 광고 일정에 대해 전화로 문의해오는 팬들이 적지 않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향후 쏠 광고를 비롯해 대고객 이벤트를 시작으로 ‘2018 신한MYCAR 한국프로야구’ 온·오프라인 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선 쏠이라는 새로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됐으니 관련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워너원) 관련 상품 광고 등 마케팅에 보다 집중할 듯하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광고모델이 아닌 콜라보레이션 대상으로 빅뱅의 지드래곤(GD·권지용)을 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금융상품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곧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티저영상만 나온 상황으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지만, 과거 패션브랜드 에잇세컨즈가 GD와 손잡고 다양한 콜라보 상품을 내놓았듯 동일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공개된 콜라보레이션 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7일 GD가 직접 디자인한 GD카드가 출시된다. 하루 앞선 26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선착순 100명 한정으로 사전예약을 받고 솔로앨범을 비롯해 GD아트워크 디자인 소품 등이 포함된 리미티드 에디션 패키지를 증정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모델(배우 이정재)이 바뀐 건 아니다. 이정재 씨는 계속 기업 이미지 광고에 출연하고, GD는 모델이라기보다는 정말 하나의 금융상품을 콜라보레이션하는 것”이라며 “GD라는 인물이 가진 특징과 팬덤 등을 고려해 이번 시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보수적으로 평가받던 금융권이 인기 아이돌과 잇달아 손을 잡는 건 이들이 가진 구매 파워를 마케팅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30세대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만만찮게 약진하는 등 금융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고, 이 가운데서 자사 모바일뱅크 등 디지털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시킬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관련기사: 카카오뱅크 20대 이용자 반응은

단순히 젊은 이미지 소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앱 다운로드나 상품 판매 등 실질적 마케팅 효과를 끌어내기 위한 기획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타깃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모델을 활용해서 일단 한 발 들여놓게 만들고, 그 다음 단계를 설계해 행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 같다”고 보면서도 “1차 행동 유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2차 행동으로 연결될 추가적 장기 플랜이 동반되지 않으면 단순 가입으로 멈출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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