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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_같은_브랜드_고양이_같은_브랜드+1
#개_같은_브랜드_고양이_같은_브랜드+1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8.03.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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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찾아갈 것인가 찾아오게 만들 것인가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개_같은_브랜드_고양이_같은_브랜드1에 이어...

[더피알=원충렬] ‘개 같은 내 인생’이란 상당히 멋진 영화가 있다. 1950년대 스웨덴 시골마을의 사춘기 소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한 장면. 출처: 다음 영화

영화를 본 후 원작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비로소 스웨덴에서는 ‘개 같다’는 표현이 우리처럼 속된 느낌이 아니라 긍정적인 뉘앙스로 통한다는 걸 알았다. 하긴 개 같다는 게 나쁜 말로 관용화된 것은 개한테도 좀 미안한 일이다. 어쨌거나 개는 인류의 베스트 프렌드 아닌가.

언뜻 보기에 브랜드는 개를 더 많이 닮은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개와 같은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접근한다.

다가가 열심히 꼬리를 흔들고 착한 눈빛으로 애정을 갈구한다. 자신을 떠나면 그리워하고 돌아오면 좋아서 껑충껑충 뛰면서 어쩔 줄을 모른다.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면 꼬리를 말고 불쌍한 표정을 짓기까지 하니 확실히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개를 닮는 것이 좋을까? 아닌 것 같다.

착한 눈빛으로 애정을 갈구는 '개 같은' 브랜드란?

다가가기보단 다가오도록

오히려 개와 대별되는 고양이의 특성에서 브랜드의 지향점을 느낀다. 다음은 한때 SNS에서 유명했던 이야기이다.

A : 사람들은 날 먹이고 재우고 사랑한다. 그들은 신인 것 같다.

B : 사람들은 날 먹이고 재우고 사랑한다. 나는 신인 것 같다.

A가 개의 생각이고 B는 고양이란다. 개는 사람에 종속되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사는 곳에 사람이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알려진다.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대부분의 고양이는 개와 달리 주인이 불러도 달려오지 않는다. 고양이를 쓰다듬고 싶으면 사람이 직접 가야 한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고객들에게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효한 타깃을 설정하고 가장 적합한 채널을 통해 그들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도달시키는 것이 1차적 과업이 된다. 그런 일이 성공적으로 반복되고 도달된 브랜드 이미지와 실체가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우호적인 경험이 축적된다면 그 다음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할까? 고양이 같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도도한 눈빛으로 주인을 집사로 부리는 '고양이 같은' 브랜드란?

타깃들이 스스로 찾아와줘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더 이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새로운 타깃에 대한 도달이 우선 과제여선 안 된다. 방향이 바뀐다. 일방향의 도달이 아니라, 브랜드를 향해 찾아오게 하는 것이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최종 형태여야 한다. 물론 찾아왔을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채널은 다양하게 열려 있어야 하며, 찾아온 고객들이 다시 미디어가 되어 확산의 매체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브랜드가 고양이 같아야 한다는 첫 번째 이유이다. 마치 고양이처럼, 스스로의 도도함을 유지하면서도 집사 역할을 자청하는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기에 마케팅이란 단어를 굳이 브랜딩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수평적 관계로 바라봄

집사라는 말이 나온 김에 이어가자면, 개와 고양이가 상당히 다르니 기르는 사람의 입장(?)도 좀 다르다. 개는 주인을 (자신과 다른 존재인) 사람으로 본다. 하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고양이라고 본다. 혹은 자기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주인을 자신과 동급으로 바라보는 고양이의 수평적 시선이 유지되는 탓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집사로 ‘셀프 비하’하곤 한다.

이러한 관계를 브랜드에 대입했을 때가 참 멋지다. 마침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에 점점 갸우뚱하다가 비로소 싫어지기 시작하던 참이다. 고객은 단언컨대 왕이 아니다. 이제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웨그먼스 효과(Wegmans Effect)라는 것이 있다. 직원의 만족도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의미한다. 미국의 식료품 체인점 웨그먼스 푸드마켓(Wegmans Food Markets)의 모토를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이 회사 CEO인 대니 웨그먼은 직원이 첫째, 고객은 두 번째(Employees First, Customers Second)라는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경쟁이 치열한 서비스업에서 참 놀라운 발상이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웨그먼스 효과'를 가져온 웨그먼스 푸드마켓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김밥과 초밥을 주 메뉴로 전 세계 1300여개 지점을 둔 세계 최대의 도시락 회사가 있다. 스노우폭스이다. 한국 매장에 붙인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 문구가 한때 SNS에서 크게 회자된 적 있다. 내용은 이렇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더 이상 고객에게 납작 수그리는 (척하는) 브랜드는 매력도 차별도 없다. 심지어 이제는 진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브랜드의 진심도 납득 가능하고 상호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맥락 위에서 실체화되어야 한다.

고유한 영역에 집착

개는 사람에게, 고양이는 장소에 집착한다고 한다. 그래서 개는 서열동물,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고 말한다. 반려묘는 사람의 영역에 자신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인간의 보호를 받고 식량을 얻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자신만의 영역에 집착하는 생명체를 브랜드에 대입하면 이 또한 매력적이다. 들어오는 사람 마다하지 않고 떠나는 사람 잡지 않겠다는 고고함으로 오직 자신의 포지셔닝 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브랜드에는 반드시 열광적인 팬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만 이를 너무 경직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고양이의 영역이란 것이 폐쇄적이고 한정적이지 않다. 가장 코어(core)가 되는 영역만큼은 유지되지만, 헌팅 에어리어(Hunting area)는 그보다 넓고 심지어 다른 고양이들과도 공유되는 영역이다. 외출이 가능한 집고양이들은 바지런히 이 영역을 돌아다니다가 언제나 자신만의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당연히 브랜드도 유연할 필요가 있고 확장도 해야 한다.

또한 트렌드도 무시할 수 없다. 고객도 매년 더 어려진 이들이 새롭게 추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변치 말아야 할 영역만큼은 공고히 유지하고, 그 영역이 침해되거나 변화할 때 날카롭게 반응해야 한다. 강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것이다.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발밑을 헤아리지 못한 채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잃은 브랜드를 과연 브랜드라고 할 수나 있을까?

필요가 아닌 매력으로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고양이의 특성이 개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말길 바란다. 다만 자기 영역의 자존감을 내세우며 살아가는 동안, 길러주는 사람 역시 집사 역할을 당연하게 여기며 서로의 애착과 행복감을 유지하는 황금률 같은 균형감각은 여전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 가축으로 길러온 다른 동물들과 달리 기껏해야 쥐나 잡는 고양이만큼은 스스로 가축화되는 것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사용이나 필요에 의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은 본질적으로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와도 유사하게 느껴지는 미묘함이다.

그럼에도 집사들은 기르는 고양이에 죽고 못 산다. 고양이는 또 어떤가? 사람들의 보살핌과 애정으로 키워지는 집고양이에 비해 길고양이의 수명은 6분의 1에 불과한 2~3년 정도이다. 정말로 고양이는 왜, 어떻게 인간의 삶으로 들어왔을까?

그 시초는 모르겠으나 유지되는 이유만큼은 잘 알겠다. 사람을 매혹하는 치명적 매력 탓이다. 이마저 브랜드의 이상향이다. 여러모로 브랜드는 고양이를 닮고 싶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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