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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_어떻게_살_것인가1
#브랜드_어떻게_살_것인가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8.01.1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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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고객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특별한 방법들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정지원] 얼마 전 암 선고를 받은 한 CEO의 생전 장례식이 이슈였다. 일본 건설기계 분야 대기업인 고마쓰의 안자키 사토루 전 사장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낸 작은 광고가 작은 파장을 일으킨 것이었다.

신문에 자신의 생전 장례식 광고를 낸 고마쓰의 안자키 사토루 전 사장. 출처: livedoor.blogimg.jp

암이 발견돼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고백과 함께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고 남은 시간 동안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우선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약 1000명의 지인들이 한 호텔에 모여 ‘감사의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생전 장례식을 치렀다.

안자키 본인이 직접 기획한 이 모임은 식장 가득 지인들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로 꾸며졌고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감사편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고마쓰의 생전 장례식은 기사를 읽는 모두에게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할 수 있게 해주었다.

2018년을 맞은 브랜드들은 어떨까? 새로운 해를 맞아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브랜드 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을 모든 브랜드들도 잠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사람도 그리고 브랜드도 결국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중요한 것을. 브랜드가 고객과 의미 있게 살아있는 이 시간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자기 안의 우주’를 보여주라

최근 강연을 준비하면서 츠타야(Tsutaya)를 기획한 마스다 무네야키의 모든 책을 읽어보게 됐다. 사실 츠타야나 배달의민족 등의 사례는 이젠 식상할 정도로 익숙하다. 이곳저곳에서 하도 많이 등장하고 인용되면서 웬만한 청중들은 이 반복이 지겹기까지 한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다 무네야키의 책들을 다시 꺼내본 이유는 시장에 새로운 관점을 주었던 브랜드의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츠타야 매장 모습.

어떤 마음으로 처음 시작했는지, 첫 성과가 나던 시기엔 무엇이 두려웠는지,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등 솔직한 서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또 다시 강하게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자기 안의 우주’에 관한 얘기였다.

남들이 어떨까라는 관점보다 자신이 뜨겁게 원하거나 옳다고 생각한 일을 실천하는 것에서 브랜드의 독특한 관점이 나온다는 것이 요지다. 결국은 브랜드의 철학, 자기다움에 관한 얘기이기도 한데 철학이라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살고 싶다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갖는 것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이 철학이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 중에서도 자기만의 답,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없는 브랜드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남의 눈에 보기 좋은 정의로 포장한 브랜드들도 많다. 이 변혁의 시대에, 과거의 상식이 새로운 창조로 대체되는 이 시대에는 ‘원형(Origin)의 것’이 중요하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기 안의 우주를 끊임없이 살펴볼 일이다.

끊임없이 설레게 하는가

자기만의 우주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브랜드는 고객을 전제로 한 존재이다. 나만의 우주를 보여주지만 그것이 고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고객은 어떤 기분으로 나만의 우주를 경험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도쿄 다이칸야마에 츠타야 티사이트(T-site)를 기획하면서 마스다 무네야키가 끊임없이 생각한 것은 바로 ‘고객의 기분’이었다. 고객이 돼 티사이트를 걸어보는 것이다. 아침의 기분은 어떤지, 점심의 기분은, 저녁의 기분은, 그리고 건너편 까페에서 본 기분은 어떤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은 고객이다.

츠타야 티사이트(t-site) 화면.

괴물 같은 브랜드가 있다. 이름도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다. 6년밖에 안된 브랜드지만 이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들의 개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루이비통 계열 사모펀드 엘캐터톤 아시아(L Catterton Asia)에서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젠틀몬스터의 브랜딩 핵심은 다름 아닌 매장 공간이었다. 이들은 브랜드가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는 경험을 통해 힘을 갖는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 어느 영역보다도 최우선해 공간 브랜딩에 공을 들였다. 단 하나의 기준은 ‘설레게 하는가?’이다.

독특한 감성이 돋보이는 젠틀몬스터 매장. 출처: 젠틀몬스터 홈페이지

이들은 가로수길, 홍대 등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들을 25일마다 다른 콘셉트로 바꿔 재단장한다. 끊임없는 새로움, 그리고 설렘을 주기 위해서다. 이 시대의 선(善)은 새로움이다. 새로움 그 자체가 가치인 시대에 브랜드는 가장 높아진 레벨의 새로움의 룰을 갱신하며 고객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떠날 때는 아름답게

브랜드가 영원할 수는 없다. 제품의 수명을 다하면서 사라지기도 하고 가장 흔하게는 인수합병(M&A)으로 인해 퇴진하기도 한다. 브랜드도 사람의 일생처럼 탄생과 성장과 관계가 뒤섞인 복잡한 존재인데 이런 희로애락을 담은 존재가 떠날 때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가 일쑤다.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 브랜드의 모습을 필자는 딱 2개 브랜드에서 인상 깊게 관찰했다.

하나는 폭스바겐(VolksWagen) 콤비(Kombi)가 브라질 시장에서 단종되면서 보여준 이별 의식이다. 나이 먹은 할머니로 의인화된 콤비는 56년간 함께했던 고객들에게 유언장을 남긴다. 팬들의 소중한 순간을 소개하고 직접 찾아가 유품이 될 선물을 전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여정은 자신을 최초로 만들었던 벤 폰(Ben Pon)의 친아들을 만나면서 마무리한다. ▷관련기사: 고객과의 이별에도 예우가 필요하다

두 번째 아름다운 이별은 파리의 편집샵 콜레트다. 수많은 패션 피플에게 영감을 준 편집샵 콜레트는 창업자 콜레트 루소가 은퇴를 결심하면서 2017년 12월 20일, 론칭 20년 만에 브랜드를 접었다.

동업자인 딸 사라 아델만에게 맡길 수도 있었고 매각하려 했다면 수천억에 인수하려는 명품브랜드들이 달려들었을 텐데 그런 선택도 하지 않았다. 폐점하는 이유가 콜레트 루소 자신이 은퇴하기 때문이므로 본인이 없는 콜레트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콜레트를 기억하기 위해 폐점 날 모인 사람들. 사진: 콜레트 인스타그램

콜레트는 폐점 하루 전날까지도 수많은 명품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 했다. 각 분야 디자이너들은 콜레트의 폐점을 아쉬워하며 그들의 작품을 선물로 보냈다. 많은 팬들은 자발적으로 #coletteforever 해시태그를 공유했다.

마지막 날인 20일, 파리 콜레트 매장에 블루 드레스코드로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Merci(불어: 고마워)’를 외치며 가장 프랑스스럽게, 파리답게, 콜레트답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의미 있던 존재는 떠나는 순간도 당당하고 아름답다. 브랜드는 태어난 순간부터 애정을 쌓아가는 순간들, 그리고 언젠가 이별하는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 자기 안의 우주를 용감하게 꺼내어 끊임없이 고객과 교감하고 설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는 의미 있는 존재감으로 눈부시게 살아있는 순간만이 기억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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