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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사고 의인 → 투스카니 의인’이 주는 시사점
‘고의사고 의인 → 투스카니 의인’이 주는 시사점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5.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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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로 시작된 ‘의인 브랜딩’에 현대차 가담, CSR도 움직이는 과녁 정조준해야
주행 중 의식을 잃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고의사고'를 낸 투스카니 차량 운전자의 선행이 담긴 블랙박스 화면.
주행 중 의식을 잃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고의사고'를 낸 투스카니 차량 운전자의 선행이 담긴 블랙박스 화면.

[더피알=박형재 기자] 모든 기업이 원하는 것 중 하나는 자사 브랜드가 고유명사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검색하세요” 대신 “구글하세요(Google it)”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고의사고 의인’이란 호칭이 ‘투스카니 의인’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새로운 의인 탄생에 사람들은 LG의 개입을 연호했는데, 타이밍 좋게 끼어든(?) 현대차가 ‘의인 브랜딩’을 선점했다.

12일 오전 11시 30분쯤 부슬비가 내리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에 코란도 한 대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1.5㎞나 달렸다. 운전자는 평소 지병을 앓았고 몸 상태가 악화돼 운전 중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를 본 한영탁(46) 씨는 사고 차량을 앞질러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멈춰세웠다. 이후 차량 창문을 부수고 운전자를 구조했다.

일부러 사고를 내 사람을 구한 행위도 놀랍지만, 이를 브랜드 홍보로 연결한 현대자동차의 ‘스피드’도 돋보였다. 현대차는 한씨가 투스카니를 타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 단종된 투스카니 라인을 잇는 신형 벨로스터를 선물했다.

한씨의 선행과 현대차의 통 큰 선물은 크게 화제가 됐고, 14일과 15일 이틀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투스카니와 벨로스터, 투스카니 의인이 동시에 올라왔다. 언론들도 다소 어감이 안 좋은 ‘고의사고 의인’ 대신 투스카니 의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2000여만원(벨로스터 가격)이 거둔 최고의 홍보 효과였다.

사실 의인하면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LG그룹이다. LG는 2015년부터 우리 사회 의인들을 선정, 꾸준히 ‘LG 의인상’을 수여해 왔다. 크게 티 내지 않고 상금을 주던 것이 지난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고, 사람들은 이제 의인이란 단어와 함께 LG를 떠올리고 있다. 실제로 고의사고 소식 직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LG의인상 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그런데 현대차가 타이밍 좋게 먼저 ‘좋은 일’을 실행한 것. 다만, 현대차는 한씨에게 벨로스터를 증정한 것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활동으로 여겨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저희보다 의인이 더 많이 조명받아야 하는데, 자칫 숟가락 얹은 것처럼 비쳐지지 않길 바란다”며 “현대차 고객의 선한 행동에 감명받아 순수한 마음으로 지원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13~14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벨로스터, 투스카니, 투스카니 의인이 올라와있다.
13~14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벨로스터, 투스카니, 투스카니 의인이 올라와있다.

기대대로 투스카니 의인에게 상을 주기로 한 LG 관계자도 “저희가 의인상을 주는 이유는 이로운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취지이기 때문에 의인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의인을 찾아내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이런 브랜드 각인이 기업에 주는 이로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는 “현대차와 LG 모두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해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며 “이런 이슈들은 당장의 홍보효과도 있지만, 비슷한 사건 때마다 다시 회자되면서 기업 이미지를 좋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대는 뭔가를 차분히 기획해서 진행해도 통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우리 브랜드가 언급됐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순발력, 반응력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터들은 항상 움직이는 과녁에 조준하는 상태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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