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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을 넘어 오감과 연결시켜라
좋은 제품을 넘어 오감과 연결시켜라
  •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 승인 2018.06.20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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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디지로그] 맥심 플랜트(Maxim Plant) 사례로 보는 브랜드 경험
옴니채널의 핵심은 고객 대상 '끊김 없는' 최적의 경험 제공이다. 

[더피알=이승윤] 옴니채널(Omni Channel)의 시대다. 디지털 전환에 대비해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옴니채널이 아닐까 싶다. 옴니채널은 ‘모든 것’ 혹은 ‘모든 종류’을 뜻하는 라틴어 ‘Omnis’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과거에는 소비자를 우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만 끌어들이기만 하면 됐다. 지금은 단순하게 방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의 손에는 강력한 무기인 스마트폰이 있다. 그들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이것저것 만져보고, 스마트폰으로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 가격을 비교해본 후, 보다 더 싼 값을 제시하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해 집으로 배달시키는 일이 일상화 됐다.

옴니채널 핵심은 ‘심리스’

그렇기에 옴니채널의 핵심은 방문한 소비자가 기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끊김이 없는(Seamless)’ 최적의 경험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최적의 경험을 매장 안에서 제공해 자연스럽게 우리 제품을 구매하도록 이끄는 것이 숙제다. 결국 제품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최적의 경험 구성이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이다.

소비자는 매장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오감을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한다. 그런 이유로 최근 들어 많은 리테일 숍들이 다양한 온라인 기기들을 활용, 오감을 연결시켜 소비자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는 한국인이라면 안 마셔본 사람이 없을 만큼 인스턴트 커피믹스 시장에서 절대강자지만, 반대로 브랜드 자체가 ‘인스턴트 커피’ 이미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들은 맥심 브랜드에 고급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지난 4월 이태원에 ‘맥심 플랜트(Maxim Plant)’라는 오프라인 커피숍을 오픈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커피 시장은 스페셜티 커피로 불리는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가 고급 원두만 사용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론칭한 것도 동일한 이유이다. 고급 원두커피를 제공하는 전문 숍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이제 단순하게 ‘맛있는 커피’를 파는 것만으로는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힘들어졌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경험, 즉 미각적(taste) 접근을 넘어서 다양한 경험을 주는 공간을 만들어내려는 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서식품에서 운영하는 '맥심 플랜트' 매장 모습. 

동서식품 역시 맥심 플랜트를 단순한 커피숍이 아닌 오감 연결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맥심 플랜트에 가면 ‘공감각(synesthesia) 커피’라는 특별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매장 한편에 준비된 스마트 패드를 이용해 본인의 취향을 묻는 몇 가지 질문들에 답하면, 이를 기반으로 24가지 다양한 블렌딩 커피 중 하나를 추천해준다. 24가지 커피는 50여년 동안 수십만 톤의 커피를 다뤄온 맥심의 원두 선별 노하우로 만들어진 스페셜티 제품들로, 맛(taste)이라는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딱 맞는 커피를 제공한다.

공간으로 커피 차별화한 동서식품

여기에 더해 ‘맛있는 커피’라는 감각이 시각(vision)과 청각(hearing) 등 다른 오감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고객들에게 심어주려고 노력 중이다. 작곡가와 시인, 디자인 팀이 24종 블렌딩 커피를 시음하고 이와 어울리는 음악과 시 글귀, 비주얼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낸 것이다.

매장 한쪽에서는 스마트 패드가 개인 취향저격 커피를 선별해주고, 진열장에는 24가지의 커피 정보가 담긴 예쁜 카드가 마련돼 있다. 각 카드 후면에는 커피정보 뿐만 아니라 해당 커피와 어울리는 시와 음악 정보가 명시됐다. 카드를 가지고 바리스타에게 전달하면 원하는 커피를 만들어준다. 커피가 나오면 이를 마시며 추천해준 시 글귀를 눈으로 읽는다. 동시에 손에 든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을 제공해주는 ‘벅스’나 ‘멜론’에 들어가 해당 커피와 어울리는 추천 음악을 찾아서 듣는다.

이어폰을 가져오지 않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바리스타에게 부탁하면 미리 준비된 고급 이어폰을 빌려준다. 매장에 비치한 스마트 기기와 소비자가 늘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넘나들며 고객들이 최상의 커피 경험을 갖도록 설계한 것이다. 커피를 마시는 미각적 경험을 이와 관련된 다른 오감과 연결시키려고 노력한 결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했다. 커피라는 본질을 넘어 다양한 감각과 연결할 때 고객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브랜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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