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소프트는 야구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나
NC소프트는 야구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나
  • 임성희 (thepr@the-pr.co.kr)
  • 승인 2021.05.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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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의 AI 마케팅 네비게이션]
2011년 야구단 창단, 고객 시간 놓고 본업과 경쟁
팬덤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해 업그레이드 중
지난해 KBO 한국시리즈에서 김택진 NC다이노스 구단주가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KBO 한국시리즈에서 김택진 NC다이노스 구단주가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모습. 뉴시스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더피알=임성희] 올해도 어김없이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국프로야구(KBO 리그)는 야구장을 직접 찾는 관중이 850만명 가까이 되는 가장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계속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팬들은 TV와 온라인 중계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도 전년도 우승팀 NC 다이노스가 리더 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NC는 2013년 KBO 리그에 참여한 젊은 구단으로 2020년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NC 다이노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날, 가장 화제가 된 것은 NC의 우승 세레모니였다. 모회사인 NC소프트의 대표적인 상품 ‘리니지’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집행검을 높이 치켜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시즌 내내 수시로 야구장을 찾았고 그날도 현장에 있었던 김택진 구단주의 감개가 누구보다 무량했을 것이다.

2011년 NC소프트가 야구단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시 NC소프트의 매출은 6000억원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해마다 최소 2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해야 하는 프로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그리고 온라인 게임 회사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해서 얻을 게 뭔지 모르겠다는 수군거림이 많았다. CEO의 개인적 취미 때문에 회사에 큰 부담을 지운다는 비아냥거림까지 감수해야 했다. 안팎에서 제기되는 비판적 시선을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 100년은 할 수 있다”는 말로 단칼에 잘라버리고 야구단을 창단한 사람이 김택진 구단주였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단호한 의지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었다. 온라인 게임회사 NC소프트가 야구단 운영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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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갖고 있어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한 삼성, LG, 롯데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은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온라인 게임이라는 단일 상품을 만드는 NC소프트는 얘기가 다르다. NC 야구팀이 우승한 뒤 집행검을 높이 쳐드는 세리머니를 봤다고 해서 리니지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갑자기 게임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게임 팬들이 야구를 보기는 하는 걸까? NC소프트가 잘 되려면 야구 볼 시간에 게임을 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합리적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C소프트가 야구단을 운영하는 까닭은 충성스러운 팬덤을 향한 노림수가 깔려 있다. 일단 김택진 CEO부터 열렬한 야구팬이다. 게임광이 게임회사를 만드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듯, 야구광이 직접 야구단을 창단하는 것도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사실 야구와 게임은 서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관심 없는 사람은 야구와 게임에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을 도무지 이해 못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전형적인 팬덤 비즈니스이다. 오히려 고객의 시간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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