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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소비의 자유, 문화 트렌드로 부상착한 소비 통해 사회적 이익 추구…젊은층 관심·참여 활발

[더피알=조성미 기자] 최근 소비 트렌드 가운데 ‘착한 소비’가 떠오르고 있다. 과거 재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격과 품질이 최우선이었던 것에서, 이를 만드는 과정의 환경이나 동물, 인권 등의 윤리를 고민하는 ‘윤리 소비’로 변화해왔다.

여기에 더해 제품 선택에 있어서 상품의 판매 이윤이 특정한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뤄지는 ‘착한 소비’가 대두된 것이다.

   
▲ 마리몬드의 휴대폰 케이스와 에코백. 스캔들의 초, 1:FACEWATCH의 시계 (사진출처: 각 판매 사이트)

착한 소비의 모습은 최근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제품의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CSR 활동의 일환으로 꾸준히 전개돼 왔다. 가격과 질이 동일한 제품일 경우엔 사회 기부가 중요한 구매 동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생산과 판매를 통한 이윤 추구보다는 기부 자체를 목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이와 관련된 캠페인 활동을 알리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단순히 수익금을 좋은 곳에 쓴다는 것을 넘어 상품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알리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에 더욱 의의가 있다.

심리마케팅 전문가인 범상규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금전적 가치,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재화를 구매해왔지만 요즘에는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남들을 위해서 제품을 사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게 됐다”며 “소비의 자유가 이렇게 커졌고,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신들을, 언제나 잊지 않겠습니다

착한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팔찌를 꼽을 수 있다. 후원 기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하는 팔찌에 인식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것이다. 이런 팔찌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면서도 좋은 일에 동참할 있다는 점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의미를 새겨 손목에 착용함으로써 타인의 관심을 유도하고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착한 소비 제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희움팔찌’가 있다. 희움팔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담긴 것이다. 희망을 모아 꽃피움의 준말인 ‘희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고려대 인액터스 블루밍 프로젝트가 만든 윤리적 소비 브랜드이다.

   
▲ 희움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안부 할머니의 압화 작품을 벽화로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뉴시스

팔찌에 새겨진 ‘Blooming their hopes with you’라는 문구의 의미처럼 희움은 할머니들의 못다 핀 희망을 꽃 피워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희움은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을 응용해 제품을 만든다. 전문 디자이너들의 재능기부로 제품 기획과 디자인, 생산이 이뤄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의식팔찌지만 가방과 파우치, 엽서 등도 함께 판매한다. 또 의류나 휴대폰 케이스 등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세컨드 브랜드 ‘희움 더 클래식’은 회복과 소망을 상징하는 꽃인 ‘마리몬드’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착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성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마음을 담은 희움의 수익금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활동과 대구에 지어질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사용된다.

희움팔찌 외에도 다양한 의미를 지닌 팔찌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기견과 유기묘를 위한 미소팔찌는 대학생들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단국대학교 교내 봉사동아리 ‘미소(MISO)’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상처받은 유기견·유기묘들의 보호센터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더불어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통해 이윤을 창출, 견·묘를 위한 사료나 시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series;)와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모리 (MOREE)는 ‘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모리의 100% 핸드메이드 소원팔찌를 통해 유기견을 후원하는 ‘디어도그(Dear.Dog)’와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디어하트(Dear.Heart)’ 등 희망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톡톡 튀는 디자인에 의미까지 더해

유니세프도 유니세프숍을 통해 문구용품과 인테리어용품, 의류 등을 판매해 수익금을 각종 구호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영유아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판매하는 팔찌는 판매시작 사흘 만에 모두 팔려나갔고, 후원자들의 요구로 추가 출시됐던 물량마저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팔찌에서 시작된 착한 소비 상품은 젊은층이 자주 구입하는 패션, 문구,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이러한 제품들은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져, 이왕이면 독특하고 의미 있는 것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 명의 친구가 있을 때 살기는 훨씬 더 쉬워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비마켓(B MARKET)은 다양한 물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고 상품의 판매수익금 중 일부는 국내외 비영리단체의 사업비로 지원, 즐거운 쇼핑이 기부로 이어지는 나눔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비마켓에서는 팔찌와 스냅백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비커넥트 팔찌는 색깔별로 케냐, 캄보디아, 탄자니아, 르완다, 남아프리카 등 각기 다른 나라에 그 수익금이 전달된다. 1월 23일 기준으로 비프렌드 밴드에 28만2504명이 참여했다.

스냅백 역시 끼니를 거르는 캄보디아 빈곤 아동, 말라리아와 결핵으로 고통 받는 케냐 아동, 학교에 갈 수 없는 르완다 아동 등 모자에 새겨진 국가로 기부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의 결식아동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머플러를 출시하는 등 국내외 어려움에 처한 우리 이웃들에게 한 명의 친구가 돼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멸종위기동물 알림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뉴킷은 극지방 동물들의 멸종위기등급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사진출처: www.new-kit.com)

뉴킷(NEW:KIT)은 멸종위기에 놓인 극지방의 동물들을 위한 메시지를 디자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알리고 있다.

멸종위기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위트 있게 표현한 그래픽과 장갑, 티셔츠, 팔찌 등 일상생활에 쓰이는 제품을 통해 전달하며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는 없을까?’란 물음표를 던진다. 그리고 수익금 중 일부는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에 기부한다.

1:FACEWATCH는 시계를 구매할 때 마다 특정 자선단체에 지원되는데, 시계의 컬러가 각 자선단체의 공헌을 나타내는 색상으로 디자인돼 있다. 예를 들어 에이즈 치료를 위한 빨강, 개발도상국의 친환경적인 목탄난로의 파란색, 유방암 핑크, 암환자에 기부한다는 뜻의 검정색 등 각 컬러가 지니고 있는 자선단체에 지원된다.

스캔들(Scndle)은 스캔달(scandal)과 캔들(candle)의 합성어로 동물과 자연의 사랑을 위하는 자연주의 향초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세상을 밝히는 향초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된다. 특히 패키지별로 다른 향에 따라 동물자유연대, 트리플래닛, 사단법인 독도사랑운동본부, 월던프로젝트 등 각기 다른 기부처를 갖고 있다.

국제아동후원단체 플랜도 저개발국 빈곤아동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가 원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소득원을 창출해 근본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랜숍은 상품판매 수익금을 농기구 및 종자를 제공하거나 직업재활, 훈련, 교육 등 스스로 가계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명인 참여로 대중의 관심 ‘폭발’

착한 상품에 유명인들의 참여가 더해져 폭발적인 파급력을 보이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인기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대한 정보도 빨라진 요즘, 연예인들의 방송이나 공항패션, SNS를 통해 착한 상품이 선보이면 이내 관련 제품이 품절사태를 빚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공항에서 마리몬드의 휴대폰 케이스를 든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수지의 사진에서 그의 얼굴만큼 예쁜 화려한 꽃무늬의 휴대폰 케이스에 반한 이들이 큰 관심을 보였고, 급기야 마리몬드에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주문이 밀려들어오기도 했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마리몬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과 더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공감해준 것에 감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희움팔찌를 착용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비스트의 양요섭(왼쪽, 사진출처: 양요섭 인스타그램)과 국민MC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착용해 화제를 모은 ‘커피콩 시계’(해당방송화면캡처)

앞서 국민MC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에서 착용한 ‘커피콩 시계’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커피콩 시계는 개성 강한 디자인과 판매 수익금의 30%를 좋은 곳에 기부하는 모먼트 워치의 제품이다. 모먼트 워치 역시 ‘유느님’ 효과로 웹사이트 접속량이 초과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 톡톡히 효과를 봤다.

이외에도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과 엑소의 타오 등 아이돌 가수들이 희움 팔찌를 찬 모습이 목격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착한 상품과 착한 소비 움직임에 대해 범상규 교수는 “소비에도 문화적 트렌드라는 것이 있는데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기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착한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재화의 목적에 좋아하는 스타들과 동질감과 집단의식을 느낄 수 있다는 점까지 더해져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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