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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 빅딜, 각기 다른 ‘선택과 집중’
SK-CJ 빅딜, 각기 다른 ‘선택과 집중’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1.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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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콘텐츠 시장 지각변동 예고…향후 전망은?

[더피알=문용필 기자] CJ그룹이  이동통신 시장의 ‘거인’ SK텔레콤과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한 것.

이로써 CJ는 강점을 보이고 있는 콘텐츠 사업 분야에 좀 더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됐다. SK는 기존 IPTV 서비스 외에 유선방송까지 영역을 확장시켜 미디어 플랫폼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 (자료사진) ⓒ뉴시스

CJ그룹은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고, 향후 콘텐츠 창작 및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양 그룹이 공동투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사업협력 방안에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CJ(주)와 CJ오쇼핑, CJ헬로비전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소집하고 주식매매계약 및 유상증자, 기타 사업제휴 내용을 결의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룹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주식 53.9%를 SK텔레콤에 1조원에 내다판다. SK텔레콤도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잔여지분의 경우 향후 양사 간 콜/풋옵션 행사를 통해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SK브로드밴드 및 CJ헬로비전 주주총회에서 이를 승인받고, 합병절차가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를 상장법인인 CJ헬로비전에 통합해 우회상장할 예정이다. 새 법인에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75.3%에 달하게 된다.

SKT “차세대 플랫폼 구축위한 결정”

양사의 이번 빅딜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CJ 관계자는 “이제 콘텐츠 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해서 그룹을 성장시키겠다는 미래비전”이라며 “매각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콘텐츠와 글로벌 문화(사업)쪽으로 계속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의 경우에는 방송, 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체 경쟁력을 성장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있었다”며 “M&A나 전략적 사업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SK 측이 좋은 비전을 갖고 인수를 적극적으로 제안했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CJ그룹은 모바일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의 여지는 남겨뒀다.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Tving)’의 앱·온라인 서비스 부문은 매각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CJ E&M에 넘겼기 때문이다. 최근 CJ E&M이 나영석 PD의 <신서유기> 등 ‘tvN go’를 통해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신서유기’서 ‘新방송문법’ 보다)

SK텔레콤 측은 미디어 플랫폼 사업의 강화를 위해 CJ헬로비전 인수를 선택했다. 현재 CJ헬로비전은 전국 각지에 23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가진 업계 1위 사업자로, 415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가 314만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합병 건을 통해 두 배가 넘는 730만명을 단숨에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유료방송업계 1위업체인 KT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KT는 IPTV서비스 ‘올레TV’에 645만명, 위성방송 서비스 ‘스카이라이프’에 203만명 등 총 848만여명의 가입자가 있다.

다만, SK텔레콤 측은 이번 합병이 단순히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방송 비즈니스 모델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플랫폼을) 홈네트워킹 기반으로 보고 전자상거래나 게임 등과 연계하는 등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올 봄에 발표한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 중 ‘통합 미디어 플랫폼’과 연결돼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동현 사장은 지난 4월 23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혁을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함으로써 대한민국 ICT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세계 최대의 유료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협업설이 현실화된다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SK텔레콤의 위상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KT-LGU+ 강력 반발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넘어 향후 콘텐츠 사업까지 내다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단순히 플랫폼 강화가 목적인 것 같지는 않다”며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 않나. 장기적으로 보면 (콘텐츠) 유통경로를 많이 확보해야 콘텐츠를 만드는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모바일 IPTV 둘러싼 지상파-이통사의 ‘필연적 갈등’)

SK텔레콤과 CJ그룹이 인수합병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SK텔레콤은 CJ그룹의 지주사인 CJ(주)에 1500억원 규모의 제 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콘텐츠스타트업 지원 등 500억원 규모의 펀드 2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이 ‘콘텐츠 강자’인 CJ와 손잡고 콘텐츠 사업을 넘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지난 8월 CJ E&M이 제작 예정인 총 5편의 프로그램에 대해 50%씩 공동 투자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결실로 지난달 양사의 첫 공동투자프로그램인 <처음이라서>와 <더 바디쇼 시즌2>가 방송됐다. (관련기사: SKT, CJ E&M 프로그램 투자…노림수는?)

▲ sk텔레콤이 공동 투자 및 제작으로 참여한 드라마 <처음이라서>의 포스터./이미지제공:sk텔레콤

이를 두고 SK텔레콤이 콘텐츠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기존 영상 콘텐츠와 관련한 파생 콘텐츠가 많이 나온다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는 차원”이라며 본격적인 콘텐츠 사업 진출 여부에 선을 그었다.

한편, 이동통신 및 IPTV 시장에서 SK텔레콤과 경쟁중인 KT는 이번 인수합병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KT는 2일 입장자료를 통해 “SKT의 무선의 지배력은 유선시장에 지속적으로 전이돼 왔다”며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통신사업에 진출하고 신세기통신 인수로 무선 지배력 확보했으며 하나로통신 인수로 유선에도 진입했다. 이제는 CJ헬로비전 인수로 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방송 시장에서도 SKT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유선에 이어 유료 방송 서비스까지 무선의 끼어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가 이처럼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유료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9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보유한 알뜰폰 사업자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이동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시장 위상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CJ헬로비전 알뜰폰이 KT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망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불만을 자아낼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로 KT는 “SK그룹의 영향력 하에 있는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돼 이동통신의 시장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까지 확대된다”며 “KT망을 이용하는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SK텔레콤이 관리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유료 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점유율에 따라 시장 지배력이 전이돼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고사 상태로 내몰릴 수 있으며, 시장 지배력의 전이 문제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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