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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 사랑’ 얘기하는 코카콜라의 진짜 노림수
‘자극적 사랑’ 얘기하는 코카콜라의 진짜 노림수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6.04.05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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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정서적 유대 강화...패러디 위험성도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① ‘펩시모지’ vs ‘이 맛, 이 느낌’
② 코카콜라의 진짜 노림수는

[더피알=임준수] 코카콜라는 올해 ‘테이스트 더 필링(Taste The Feeling)’ 캠페인을 통해 젊음이 추구하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랑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난 7년간 ‘행복을 여세요(Open Happiness)’라며 달달함을 어필해왔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코카콜라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극적인 사랑’을 통해 어떤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이번 캠페인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마르코스 데 킨토(Marcos de Quinto) 코카콜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아주 단순하고 일상적인 순간에서 콜라가 행복감을 주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강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실제 코카콜라는 새 캠페인을 전개하며 밀레니얼 세대를 메시지의 주 수용자로 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밀레니얼 세대는 장소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세대로 그려진다. 캠페인은 밀레니얼 세대와 코카콜라를 이어주는 데 캠페인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에 인용된 한 브랜딩 회사 CEO는 “특정 지역을 벗어나 세계적 무대를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는 코카콜라가 자신들의 꿈에 힘을 실어주는 능력자라는 좋은 인상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순간의 느낌을 맛보라며 제품의 속성(시원함·상쾌함·달콤함)을 전하려는 이번 캠페인의 노력이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 밀레니얼 세대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건강과 환경에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의식적으로 열량이 많은 음식과 음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느낌을 맛보라’고 하지만 ‘콜라는 비만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칼로리에 민감한 젊은 문화코드를 파고들려는 코카콜라의 노력이 과연 먹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이번 캠페인 역시 소비자 활동가와 단체들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 ‘행복을 여세요’ 캠페인이 나왔을 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기분 좋은 광고가 역이용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2012년 미 공익과학센터(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는 코카콜라의 북극곰(영상 위)을 풍자하는 애니메이션 ‘진짜 곰들(Real Bears)’을 내놓았다(영상 아래). 이 패러디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공유, 미 주요 언론에까지 소개되면서 코카콜라를 크게 당황하게 만든다.

‘진짜 곰들’은 콜라를 마신 북극곰 가족들이 비만에 걸려 온갖 심각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줄거리다.

형식은 애니메이션이지만, 내용은 콜라를 마셔 결국 당뇨로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북극곰 등을 묘사하는 등 절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달콤하고 중독성 있는 배경음악 ‘슈거 슈거(sugar sugar)’를 삽입, 당뇨로 인해 부부관계를 못하는 북극곰 부부를 묘사하는 장면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남녀에서 느껴지는 ‘곰들’의 기시감

2013년 새해벽두에 코카콜라가 전개한 이른바 ‘컴 투게더(Come Together)’는 코카콜라 역사상 최초의 비만 방지(anti-obesity) 캠페인으로 미국 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코카콜라를 향한 적대적 시장 환경을 타파하기 위한 이슈관리 차원에서 제작된 것이었다.

‘진짜 (북극)곰들’ 패러디뿐만 아니라, 당시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극장 및 가판대에서 큰 컵의 소다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밀어붙이는 등 악재가 있었다.

언론에서는 ‘컴 투게더’가 코카콜라 120년 역사에서 최초로 사회적 책임을 밝히는 캠페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메시지를 찬찬히 뜯어보면 우리(코카콜라)는 그동안 할 만큼 했고 이제 소비자 여러분들이 몸을 많이 움직여 칼로리를 태워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쪽으로 몰고 갔음을 알 수 있다.

(코카콜라를 비롯해 여러분이 먹고 마시는) 모든 칼로리가 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당신이 소모하는 열량보다 섭취한 열량이 높으면 살이 찌는 것은 당연하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풍긴다. 비만은 코카콜라의 책임이 아니라 섭취한 칼로리를 소비하는 노력이 부족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프레이밍 전략이었던 셈이다.

코카콜라가 처음으로 이슈관리 차원의 캠페인에 나서야 했을 정도로 ‘진짜 북극곰들’ 패러디는 큰 위협을 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북극곰이 아닌 젊은 남녀가 등장하는 새 캠페인 역시 위험성이 감지된다. 머리를 조금만 굴려도 광고의 여러 장면이 코카콜라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쉽게 패러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여러 편의 패러디가 나와 입소문을 타고 퍼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새 캠페인의 세 가지 원칙

‘테이스트 더 필링’이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코카콜라를 대표하는 메시지가 될지, 또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는 콜라 판매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1위 자리를 지켜온 코카콜라가 브랜드 자산을 공고히 하기 위해 내놓은 이번 캠페인 전략은 세 가지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

첫째, 브랜드 자산을 공고화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갖는 정서적 유대 강화다. ‘테이스트 더 필링’ 캠페인에서 강조한 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코카콜라는 늘 함께 있다는 것이다.

‘형제애’ 편 광고를 보면 늘 짓궂은 장난으로 동생을 괴롭히는 형이 동생을 못살게 구는 큰 애들을 겁주고 물리친 후 건네는 코카콜라가 비쳐진다. 동생이 느낄 짜릿한 형제애를 상징하는 것이다. 물론 마시는 콜라병을 건드리는 반전의 장난이 있지만 짐짓 시치미를 떼고 걸어가는 형의 얼굴에도, 동생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진다.

둘째,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코카콜라사는 젊은 세대들이 가장 공감하는 사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썼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써나갈 것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시·공간을 초월해 수용자들을 매료시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가 바뀌고 이를 구전시키는 수용자들의 방식 또한 바뀌었지만, 사랑을 테마로 하는 이야기는 문학과 대중문화를 넘어 광고에도 등장해 여전히 소비자들의 경계를 풀게 하고 브랜드에 대해 따뜻한 감정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셋째, 캠페인 태그라인은 달라졌지만 코카콜라는 행복을 마시는 것이라는 핵심 메시지는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다. ‘행복을 여는 코카콜라’는 소비자들의 마음 속 깊이 각인된 브랜드 자산이다. 이번 캠페인은 구축된 브랜드 자산을 접어두고 새로운 자산을 형성하려는 것이 아니다.

코카콜라가 추구했던 ‘행복’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너무나 추상적인 영역에 있었기에 이제는 어떻게 콜라가 행복감을 얻게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것이다. 다양한 일화적 기억이 쌓이고 쌓이면 코카콜라는 언제나 행복을 느끼게 하는 청량제로 다가오며 코카콜라를 마실 때 행복해진다. 우리는 기억하기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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