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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쥐는 자가 이긴다[창간 6주년 특별 인터뷰] 폴 홈즈 홈즈리포트 CEO

[더피알=강미혜 기자] 세계 PR산업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각종 조사·분석을 통해 PR 관련 통계를 제시하고 있는 홈즈리포트의 폴 홈즈(Paul Holmes) CEO다.

홈즈는 <더피알> 창간 6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메일 인터뷰에서 “PR산업 전반에 중대한 구조개편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데이터를 가진 사람이 최고의 통찰력을 가지고,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최고의 전략적 아이디어를 가진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폴 홈즈(Paul Holmes) 홈즈리포트 CEO.

PR업계에서 당신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혹시 생소할 수도 있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 달라.

‘The Holmes Report’의 설립자 겸 CEO인 폴 홈즈다. 나는 30년 가까운 세월을 전 세계 PR비즈니스에 관해 글을 쓰고 이야기하고 분석하는 데 바쳤다.

2000년에 홈즈리포트(www.holmesreport.com)를 창립해 지금까지 PR산업의 다양한 통계와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는 그야말로 격변을 거듭해왔는데 특별히 주목하는 점들은 무엇인가.


가장 주목하는 점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인가이다. 산업으로서 PR은 광고업계와 같은 공식화된 지식체계를 여전히 갖고 있지 못하다. 산업 규모나 역할, 효과에 관한 통계를 입수하기 어렵다.

PR 관련 데이터의 양과 질을 높이려 애쓰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상황을 개선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 가령 평판가치, 타학문 대비 PR의 기여도, 최대의 긍정적 사업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툴과 기법 등에선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점을 남기고 있다. 심지어 PR의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PR업계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변화는.

PR업계를 다루면서 내가 본 최대 변화는 최근 5년에 걸쳐 일어났다. 모든 것이 상호 연계돼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새로운 기술과 뉴미디어 채널의 결과물이다.

첫째, 소셜미디어가 소비자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관계 맺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업은 좀 더 인간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법에 기대는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PR(Public Relations)의 ‘관계’ 부분으로 돌아설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광고방식인 큰 소리를 듣는 것을 원치 않는다. 소비자는 브랜드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 하고, 그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PR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둘째, 새로운 디지털 채널이 다수의 포맷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PR의 기회를 창출했다. 5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PR은 언드 미디어(earned media)에 관한 것이었으며, 그러한 활동의 대부분은 인쇄 보도자료에 기반했다. 오늘날 PR회사는 페이드·언드·온드(paid·earned·owned), 그리고 셰어드(shared) 미디어 채널 전반에 걸쳐 인쇄 및 비디오, 애니메이션, 인포그래픽 등 막대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조직과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PR직종의 하나가 된다. (*언드미디어: 신문기사, 입소문 등 제3자가 정보를 발신하는 평가미디어 / 온드미디어: 회사 홈페이지, 블로그 등 자사미디어 / 페이드미디어: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매체 / 셰어드미디어: 페북 좋아요, 트위터 RT 등 소통 기반 공유미디어)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의 결과로써 우리는 다양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학문의 융합을 보고 있다. PR회사가 유료광고(paid ads) 또는 디지털 콘텐트를 창출하는 것처럼 광고회사와 디지털 전문가가 ‘전통적 PR’에 손을 대고 있다. 그 결과 경쟁적 환경이 대단히 많이 바뀌었다. 

홈즈리포트에선 매년 ‘글로벌 에이전시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 PR회사 4곳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PR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데이터가 없다. <더피알>이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서려고 했지만 각 PR회사들이 매출이나 직원수 등을 밝히길 꺼려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PR산업 발전에 있어서 공식적 숫자화는 반드시 필요한 일인데 이에 대해 제언한다면.

PR산업의 규모에 관해 정직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은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양쪽 모두에서 녹록치 않은 일이다. 우리는 정확한 수치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나(최근 발표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리포트’가 최신 노력의 산물이다 → 바로가기) 단지 일부만 다뤄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신흥시장에서 더욱 그렇다.

PR산업에서 더 많은 데이터는 필수적이다. PR이 경제에 있어 갈수록 중요도를 더하고 기여자가 늘어나며, 기업 및 여타 조직이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다면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세계 최대 독립 PR회사인 에델만(Edelman)이 작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보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은 앞서 언급한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한 첫 부류 중 한 명이었으며, 디지털과 소셜미디어 적응에 있어서도 선구자였다. 그러한 에델만이 꾀하는 구조개편은 변화의 자연스런 연장선상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PR산업은 지난 몇 년보다 더 빨리 변화할 필요가 있다. 5년 전, 대부분의 PR회사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똑같은 스킬을 가졌다. 글을 쓰고 미디어에 목소리 높여 이야기를 전하는(pitch)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전혀 다른 스킬을 지닌 완전히 새로운 집단을 필요로 한다.

데이터와 분석, 통찰력과 기획력, 사회·행동과학,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아우르는 콘텐트 창출, SEO(검색엔진최적화)와 매체집행(buying) 등에 관한 전문가가 요구된다. 이들 전문가를 광고회사 및 PR부서에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가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PR산업 전반의 중대한 구조개편을 의미한다.

한국 PR업계는 ‘규모의 경제’에 맞게 조직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고객사들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에 나타나는 변화로 읽히는데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 시장은 어떤가? 회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급변하는 시기에 조직의 거대화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중소형 회사가 기민하게 움직이기 더 쉬우며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도 쉽다. 현재의 변화속도와 예측불가능성을 감안할 때 임기응변(improvisation)식 대처는 경영의 핵심기술이다. 대형 에이전시는 너무 많은 관리자층 때문에 개선을 꾀하는 데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업무 수행과 성과를 위해 어느 정도의 인원은 충족돼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 지금의 PR회사는 다방면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프리랜서나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가능한 일이겠지만, 조직이 자체적으로 광범위한 능력을 가진 전문가를 보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중견회사에서 높은 역동성과 빠른 성장성을 볼 수 있다. 매출액이 1000만달러에서 6000~7000만달러에 이르는 회사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들 중견회사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크면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PR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들은 광고 및 마케팅 회사들에 비해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PR인들은 역사적으로 창의성을 광고회사나 마케팅회사와는 조금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PR에서의 창의성은 대개 올바른 솔루션을 찾는 것인 데 반해, 광고는 크고 관심을 끌 수 있는(attention-grabbing) 아이디어,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목적에 부응하기보다는 관심 자체를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광고인들은 비주얼 측면뿐만 아니라 감정적 차원에서 사람들과 연결하는 ‘영상(moving images)’을 만드는 데 훨씬 능숙하다. 이것이 PR인들이 더 향상시켜나가야 할 창의성의 종류다.

미디어 환경이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통합과 융합 흐름이 가속되는 추세다. 이 속에서 PR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고,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는가.

우리는 PR회사가 새롭고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광고회사나 디지털회사는 (전통적 PR업무라 할 수 있는) 언드미디어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변화한 환경에서의 ‘승리(winning)’는 다음의 몇 가지 요인으로 규정할 수 있다.

첫째, 최고의 데이터를 가진 사람이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다. 또한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최고의 전략적 아이디어를 가진다. 데이터를 접하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비자들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투명성과 진정성, 참여(engagement), 신뢰와 대화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유리하다. 모든 것이 우리의 전통이기 때문에 PR인들은 이를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페이드·언드·온드·셰어드 미디어를 아우르며 채널의 적절한 믹스(right mix)가 가능한 통합적 사람들이 큰 이점을 가질 것이다. 각기 다른 고객사와 개개의 오디언스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으려면 미디어와 채널에 중립적이어야 한다.

2014년 말에 발생한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회항’(nut rage) 사건을 알 것이다. 지난해엔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폭스바겐의 연비조작 스캔들이 있었고, 최근엔 일본 미쓰비시도 연비조작에 휩싸였다.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 기업평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들로 회자되는데, 평판관리 측면에서 PR의 역할과 중요성을 논한다면.

투명한 세상에서 기업평판을 관리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렵다. 오늘날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은 그들이 말하고 행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뉴욕타임스 1면에, 또는 래딧(Reddit, 미국의 소셜뉴스 인기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것처럼 이뤄져야 한다. 작년 폭스바겐 스캔들이 터졌을 때 그 어떤 것도 비밀로 남겨 두지 않는 양 낱낱이 보도된 것처럼 말이다.

이는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say) 것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하고(do) 있는가에 대해서도 PR이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R은 정책에 있어서도 관여해야 한다. 즉, 경영진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떠한 함의를 지니는지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의 새로운 정책이나 절차가 종업원, 고객, 지역사회 등의 관계에 피해를 끼칠 것 같으면 재정적·운영적·법적 고려와 더불어 재고할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그리고 이제는 인공지능까지 PR이 첨단기술과 접목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PR업계나 종사자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배워야 한다. 나는 미래의 경영기술로서 임기응변을 얘기했다. 실제 새로운 기술과 기법, 접근방식 등을 계속 배우려는 호기심은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개성일 수 있다.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와 함께 있다. 그와 관련된 기본 지식은 좋은 PR을 위한 필수요소다.

가상현실(VR)은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며,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공유하고 이해관계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진정한 인공지능(AI)은 조금 더 멀리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발전하는 양상에 대해서는 익숙해져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다. PR시장의 전망은 밝나.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PR이 브랜드나 평판관리를 주도하고 가장 가치 있는 기여자가 될 기회가 지금처럼 큰 적이 없었다. 하지만 기회가 크기에 PR인만이 이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광고회사, 디지털회사, 심지어 경영컨설팅사도 물리칠 필요가 있다. 과거의 그 어떤 것과도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PR인(독자)들에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 달라.

보다 광범위한 PR세계에 동참하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세계 다른 지역의 동종업체로부터 배워야 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공유하려는 것에 함께 참여해서 취하라. 우리 모두 서로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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