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후킹’ 성공한 헤럴드 훅팀
‘포켓몬 후킹’ 성공한 헤럴드 훅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7.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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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중계 경쟁…정제되지 않은 날 것 느낌으로 차별화

[더피알=안선혜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GO)’ 열풍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지만 포켓몬 고가 속초에서 구동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일 고속버스 매진, 전용 여행상품 등장 등 속초 행렬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관련기사: 포켓몬 잡으러 가니? 우린 올라탄다)

‘축복(?)의 땅’ 속초로 몰려든 건 비단 게임 유저들만은 아니다. 국민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만큼 언론들도 속초행 체험기를 쏟아내며 포켓몬 고 바람에 몸을 실었다.  

▲ 한 주민이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마을에서 포켓몬 go 게임을 즐기고 있다. 뉴시스

디지털 기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다수 언론들이 너나할 것 없이 페이스북 라이브와 같은 최신 포맷을 도입, 현지에서 직접 게임을 구동하며 실시간 방송을 펼쳤다.

제법 쟁쟁한 영향력을 구축한 여러 매체들이 속초로 달려갔지만, 포켓몬 고 라이브 방송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린 건 최근 디지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일간지도, 이미 여러 성과를 인정 받은 방송사도 아니었다.

헤럴드경제의 뉴미디어팀 ‘훅(HOOC)’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것. 이 팀이 만든 포켓몬 고 라이브 영상은 페이스북 도달 125만에 조회수 41만9100여건, 좋아요 8000여개 등을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페이스북 조회수로만 따지면 같은 날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던 한 일간지의 8배 가량이다. 훅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13일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방송에서 평균 4000~5000명이 이를 지켜봤다. 

“안녕. 난 지우라고 해. 포켓몬 마스터를 꿈꾸고 있지. 포켓몬에 대해 알고 있니?”

“나 네이버 메인에도 올라간 거 알아? 지금 아까는 6000명이야. (아까는 6000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분의 1로 줄어가지고 X빡치네.”

▲ 훅(hooc)팀이 속초에서 진행한 포켓몬 고 라이브 영상 화면.

훅팀의 영상은 여타 언론들의 방송과 달리 정제된 모습은 아니다. 진행자가 반말을 하는가하면, 이동하면서 모바일로 촬영한 탓에 화면도 매우 흔들린다.

다소 과격한 멘트를 사용할 땐 화면에 보이지 않는 다른 팀원이 “언어순화 좀 해주세요”라며 제재에 들어가기도 한다.

훅팀을 이끌고 있는 서상범 기자는 “주 시청자 층을 10~20대로 잡고, 보다 친근하면서도 날 것의 느낌을 주려 했다”며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라이브 방송을 시도했는데, 실황 중계 정도로는 효과가 별로 없다고 판단해 우리 스스로가 콘텐츠가 돼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진행자로 나선 이는 인턴으로, 타사 방송 기자들에 비해 진행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지만 흡사 1인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보는 느낌을 줬다.

나아가 그는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지우로 분장하기까지 했다. 파란 조끼와 빨간 캡모자, 핸드워머(손가락 없는 장갑)는 현지 속초시장에서 1만5000원에 구입한 것들이라고. 서 기자는 “13일 아침에 속초에서 포켓몬 고 플레이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출발하면서 차안에서 생각해낸 아이템”이라고 전했다.

올 초 사내벤처로 탄생한 훅팀은 기자 경력 만 5년차인 팀장과 4년, 3년차 기자, 인턴 2명으로 구성된 젊은 조직이다. 부장 등 데스크급이 없기에 팀원끼리의 논의만으로 신속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포켓몬 고 중계 역시 마찬가지다.  

서 팀장은 “우선 타이밍이 좋았고, 캐릭터로 분장한 콘셉트 등이 재미있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한 점도 이번 성과의 요인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의 속초행은 2·3차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속초 체험기를 다룬 ‘포켓몬GO, 속초GO’ 연재기사를 비롯해 별도의 동영상을 제작 중이며, 본지인 헤럴드경제 3면 톱으로도 관련 기사가 게재됐다.

서 팀장은 “우리가 시도했던 방식이 정답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언론 콘텐츠 제작에 있어) 독자들이 단순히 보여주는 걸 수용할 것이란 접근보다는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기자 개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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