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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모든 것, 봇으로 톡해요”20대 청년들, ‘부산모아’로 챗봇 시장 도전장

[더피알=이윤주 기자] 대학생에게는 도서관 빈 좌석을, 점심 메뉴를 정해야 하는 신입직원에겐 맛집을, 목적 없는 여행자에겐 갈만한 관광지를, 심심한 사람에겐 재미난 영상을 보여주는 챗봇이 나왔다.

미세먼지를 걱정한 대학생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지역형 챗봇 ‘부산모아’가 그것이다. 

“작년 봄에 아침마다 조깅을 했어요. 그런데 봄철이라 미세먼지가 심해서 매번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해야했는데 귀찮더라고요. 손쉽게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카카오톡에 접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작년 6월부터 서비스를 준비해서 9월 정식으로 내놓게 됐습니다.”

부산모아를 만든 스타트업 채티스의 안동혁 대표는 봇(bot)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경영학(부산대)과 출신이다. 친구 김준규(동의대 영상정보공학 졸업·29) 씨와 아이디어를 논의했고, 이후 부산대 창업동아리팀과 손잡으면서 세부그림이 그려졌다.    

현재 채티스는 최초 기획자인 두 사람을 비롯해 기획담당 배기윤(부산대 나노소재공학과·27), 개발의 김진수(부산대 나노메디컬공학과 졸업·26), 마케팅의 신중일(부산대 나노소재공학과·26) 등 총 5명이 멤버다. 

   
▲ (왼쪽부터)김준규, 김진수, 신중일, 안동혁, 배기윤

부산모아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부산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별도의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어플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친구에게 물어보듯 채팅창에 ‘서면 맛집 찾아줘’, ‘동래 점심은?’이라고 입력하면 ‘아무거나 무작위로~’ ‘한식먹을래’ ‘일식먹을래’ 등의 대답이 돌아온다. 이어 밥, 면, 분식 등 보다 세분화된 선택지가 주어진다. 또 ‘부산대 도서관’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층수별로 잔여 좌석 현황 정보 등도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초창기 서비스 모델은 미세먼지 농도 기능이었어요. 거기에 추가로 지하철·버스 도착정보, 여행, 지역날씨, 대학도서관 좌석, 학식메뉴, 영화할인, 공용주차장 공석 등의 기능을 넣었습니다. 심심하면 ‘심심해’라고 검색하셔도 돼요.”

실제 정보검색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의 대화도 가능하다. ‘배고파’라고 치면 ‘아직도 밥 안먹었어요?’라며 걱정하고 ‘심심해’라고 입력하면 지루함을 없애줄 짧은 영상들을 추천해준다. ‘흠’, ‘ㅋㅋㅋ’, ‘뭐해’ 등의 의미 없는 질문에도 답변이 돌아온다.

봇이 인식하지 못하는 말에 대해선 ‘제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명령어’라며 추가 키워드 등록을 권유한다.

“지난해 10월에 이름을 치면 그 사람을 위해 등록해둔 메시지가 뜨게 하는 ‘감동 전하기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사람들이 키워드를 직접 입력해 데이터를 추가하는 ‘부산모아 가르치기’ 서비스를 생각했죠. 채팅창에 ‘부산모아 가르치기’를 입력해 이용자가 직접 챗봇을 학습하는 방법이에요.”

부산모아는 ‘같이 만들어 나가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채팅장에 검색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용자 니즈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간다. 다만 욕설, 비방, 상업적인 글을 등록할 경우엔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중간에서 걸러낸다. 

“초기 서비스를 오픈하고 이용자들이 채팅방을 통해 저희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어요. 대부분 정보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말이 대부분이었는데 간혹 욕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웃음) 제대로 되는 거냐면서요. 심지어는 자기 얼굴사진을 보내는 사람도 있어요. 왜 보내셨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부산모아 덕분에 채티스는 지난해 부산국제창업 아이디어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미국 실리콘밸리를 탐방하는 기회를 얻는 등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선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챗봇 시장이 막 떠오르는 단계다 보니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드물었다. 또 부산모아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상담톡 API에 기반해 UX(User Experience·사용자경험)와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개발했기에 개척자의 심정으로 하나하나를 만들어야 했다.

챗봇이 아직 대중적인 서비스가 아닌 만큼 이용자들의 생소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챗봇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서비스를 설명하는 게 힘들어요. ‘어플이에요?’ ‘어플과 다른 게 뭐에요’ 등 다양한 질문이 들어오는데 ‘간단하게 카카오톡에서 친구추가를 하면 쓸 수 있어요’라고만 얘기해요. 아직도 챗봇이라고 하면 다운받아 쓰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부산모아는 단순한 부산 정보제공(챗)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전국구 생활도우미(봇)로서 보다 폭넓게 활용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카카오페이와 연동해 예약과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금 채팅창에 ‘배달’을 입력하면 테스트버전으로 만든 결제시스템이 떠요. 향후엔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에요. 3월에는 ‘서울모아’도 출시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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