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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는 어떻게 젊음을 얻었나
한국야쿠르트는 어떻게 젊음을 얻었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3.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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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Talk Talk] 건기식·멀티·유제품CM팀 마케터 3인방

[더피알=안선혜 기자] 진입 장벽 자체가 만만치 않은 포화 시장에 진출하는 마케터의 심정은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을까, 다 무찔러 보고야 말겠다는 기합에 가득 차 있을까. 커피 시장과 야쿠르트, 발효홍삼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세 마케터들과 만나 뒷이야기를 나눴다.

▲ (왼쪽부터) 황상윤 건기식cm팀 과장, 이기환 멀티cm팀 과장, 김선아 유제품cm 대리. 사진: 성혜련 기자 

지난해 한국야쿠르트는 유독 많은 히트상품들을 내놓았다. 2016년 3월 출시한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 수 있도록 포장된 제품) 커피음료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는 국내에 콜드브루(저온의 물에서 장시간에 걸쳐 추출한 커피)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이어 4월엔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옛추억을 소환하며 인기를 끌었다.

‘발효홍삼’ 제품은 출시 3년여 만에 발효홍삼 시장 내 최대 매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으로. 1조원이 넘는 국내 전체 홍삼 시장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지만 파이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신제품이야 매년 나오는 거지만, 포화된 시장에 발을 내딛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신규 카테고리를 만들거나, 콜라보레이션, 혹은 추억 공유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이 회사의 상징이자 근간인 ‘야쿠르트 아줌마(직원들은 여사님으로 지칭)’가 있었기에 가능한 제품이란 것이었다.

막대한 업무량으로 죽어나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다가도 ‘여사님’과 ‘회사’ 이야기엔 민감한 촉을 세우던 입사 12년차 마케터 황상윤 과장(발효홍삼 브랜드 담당)과 올해로 10년차를 맞는 이기환 과장(콜드브루 담당), 4년차 김선아 대리(얼려먹는 야쿠르트 담당)에게서 녹록치 않은 도전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야쿠르트하면 떠오르는 전통적 업과는 다른 종류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 야쿠르트 아줌마. 한국야쿠르트는 모든 제품 출시를 이 판매 채널과 연계해 진행한다.

이기환 과장(이하 이 과장) : 우리 회사가 발효 카테고리가 아닌 상품을 내놓은 게 콜드브루가 처음이었어요. 다른 시장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가 있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발굴하게 됐는데, 큰 의사결정이었어요.

제품을 잘 만들 자신은 있었지만, 커피는 실제로 이미지 싸움이잖아요. 우리는 이걸 콜라보레이션으로 풀었어요. 진짜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중에서 찰스 바빈스키(2015 미국 바리스타 우승자)와 손잡게 된 건데,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 채널(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방문판매)에 굉장한 호감을 가졌어요.

로스팅 후 10일 이내 유통기한은 여사님(한국야쿠르트 직원들의 야쿠르트 아줌마 호칭) 채널이 없으면 불가능해요. 어느 일반 마트나 편의점에서 유통기한 10일짜리 상품을 받을 수 있겠어요. 콜드브루의 신선함은 여사님들 덕분이에요.

황상윤 과장(이하 황 과장) :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모토가 ‘건강한 습관’이에요. 발효유로 시작했지만, 건강기능식품 자체가 국민들에게 건강을 제공해주는 제품이기에 완전히 이질적인 카테고리는 아니라고 봐요. 우리도 성장하려면 확장해야죠.

홍삼 제품은 메이저부터 이름 없는 브랜드까지 너무나 많은 업체가 있어요. 특히나 정관장, CJ, 농협 3사가 워낙 굳건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새로운 기술로 허들을 넘지 않으면 진입 자체가 어려워요. 그런 측면에서 발효홍삼은 무주공산(無主空山)이었다 생각해요.

홍삼을 발효시키면 쓴맛을 잡아주면서 흡수도 잘 되도록 도와주거든요. 우리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출시하자마자 시장을 선도했어요. 발효홍삼 카테고리가 400~500억원 정도 규모인데, 우리 매출이 200억원이 넘어요.

지금의 시장 영향력에는 방판 조직 특성이 한몫했다고 봐요. 여사님들이 구매 고객에게 잘 먹었냐, 효과는 좀 봤냐 등을 매일 확인하고 그게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어요. 고가의 제품임에도 유기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다보니 매출이 꾸준하게 유지되면서 상승한 듯해요.

‘얼려먹는 야쿠르트(이하 얼려)’는 어떻게 출시하게 된 건가요.

김선아 대리(이하 김 대리) : 야쿠르트가 기업 브랜드인 점을 감안하면 약간 장난스러워 보일 수 있는 제품이기는 한데, 소비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어요. 옛날에 한번쯤은 누구나 야쿠르트를 얼려서 거꾸로 뜯어먹고 했잖아요. 이런 추억들을 공유하면서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제품이 안 나오느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셨어요. 그걸 적극 반영한 거죠.

▲ (왼쪽부터) 이기환 멀티cm팀 과장, 김선아 유제품cm 대리, 황상윤 건기식cm팀 과장. 사진: 성혜련 기자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기존 야쿠르트를 사서 얼려먹어도 될 텐데요.

김 대리 : 그냥 야쿠르트를 얼려먹으면 마지막엔 싱거운 부분만 남거든요. ‘얼려’는 얼려먹었을 때 최적화되도록 배합을 짰어요. 사이즈는 더 키워서 하나만 먹기엔 부족했던 양을 보완했고요. 면역 유산균을 추가하면서 조금 더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했어요.

출시하고 보니 소비자들이 재미있고 신기한 제품이라는 데 포커스를 맞추시더라고요.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본 추억의 제품이 어떻게 보면 자신을 위해 편리하게 나온 거잖아요. 새 제품이라기보다는 옛날에 먹던 건데 좀 더 편리하고 재미있다로 접근한 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초기 SNS를 통해 화제가 되면서 인기가 올라간 경향도 있어요. 기획하신 건가요.

김 대리 : 아니요. 원래 제품 출시 전 여사님들에게 견본이 먼저 나가요. 그럼 여사님들이 고객들에게 견본품을 주곤 하는데, 받은 분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사진을 찍어 올린 거죠. SNS에서 ‘이게 진짜냐’며 진실공방이 벌어졌어요. 관련 기사도 나오게 되면서 출시 전에 화제가 많이 됐었죠. 따로 작업하지 않았는데 신기한 부분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세 제품 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판매되는 건지? 

황 과장 : 하이프레시(hyFresh)라는 온라인 채널이 있어요. 거기서도 판매 되고 있어요. 매출은 당연히 메인인 방판 조직이 더 많고요. 방판은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직접 대면)로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줄 수 있고, 고정 고객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갖고 있어요. 맞춤형 컨설팅이 가능한 거죠.

이 과장 : 그런데 저희가 올해부터 온라인과 여사님들을 엮어서 O2O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온라인에 대한 준비는 관심 있게 하고 있어요. 여사님을 만나기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동선이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그래서 온라인을 강화하되 여사님들을 십분 활용하는 거죠. 제품을 고르는 건 온라인에서 하고, 전달은 여사님을 통해 이뤄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김 대리 : 사실 걱정했던 게 얼려나 콜드브루가 여사님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고객보다 어린 연령을 타깃으로 한 점이에요. 20~30대. 그 고객들이 여사님을 만나는 접점이 됐던 제품 같아요. 우리에겐 새로운 고객이죠. 한국야쿠르트 모바일 앱에 ‘여사님 찾기’ 기능이 있는데, 그걸로 고객들이 실제 찾기도 하면서 가능성을 봤어요.

▲ 한국야쿠르트 공식 앱.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기능이 있다.

제품 론칭 과정에서 어려움도 컸을 것 같아요.

이 과장 : 사실 지난해 우리 야쿠르트가 아니었어도 국내에는 콜드브루가 트렌디한 아이템이 됐을 거예요. 미국에서 이미 선행됐고, 한국으로 넘어올 거라는 게 예견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시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정하고 정말 발 빠르게 움직였어요.

제품 개발은 2년 정도 했지만, 결정되고 제품 론칭까지는 3개월밖에 안 걸렸어요. 설비 투자도 해야 하는데 3개월만에 진행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저희도 그랬고, 협력사들도 그랬고 주말 없이 진짜.(ㅠ ㅠ) 직원들의 주말을 앗아간 나쁜 제품입니다.(웃음)

또 엄청난 테스트를 거쳐 커피 레시피를 완성했는데 막상 라인을 깔고 보니 맛이 변하는 거예요. 원인이 물이었어요. 실제 물이 맛을 많이 좌우하거든요. 식품에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면 물 퀄리티가 떨어져도 티가 별로 안 나는데, 우리는 첨가된 게 하나도 없거든요. 지금은 물 관리를 거의 반도체 공장 수준으로 하고 있어요.

김 대리 : 마케터는 디자인팀과 생산, 연구소를 다 컨트롤해야 하는 입장이에요. 디자인팀이 원하는 방향과 설비 상 안 되는 부분을 조율하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 제품이 무게 중심이 반대로 돼 있잖아요.

모든 병이 아래 부분을 넓게 만들지 좁은 경우는 없거든요. 당연히 생산입장에서는 반대를 많이 했어요. 병도 처음에는 엄청 많이 쓰러졌어요. 하나가 쓰러지면 도미노로 쫙-. 라인부터 개조하고, 공장에서 진짜 엄청 고생하셨어요. 저도 공장에 상주를 했죠.

맛 부분에 있어서도 얼려도 먹고 그냥도 먹을 수 있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얼렸을 때 맛있자니 그냥 먹으면 달고, 그냥 먹을 때 맛있자니 얼리면 맛이 좀 덜하고. 연구소에서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죠.

황 과장 : 발효홍삼 론칭은 2013년에 이뤄졌고, 전 작년부터 발효홍삼 마케팅을 맡았어요. 아무래도 건강기능식품이다 보니 법적으로 받는 제약이 되게 많아요. 식약처에서 일반 식품과 별도로 관리하고, 문구 하나하나 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돼요. 마케터로서 쓰고 싶은 표현이 굉장히 많은데 한계가 명확해요.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순간 바로 조치가 들어오니. 광고도 심의 규정을 사전에 받아야 하고요.

진행했던 마케팅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김 대리 : 얼려 같은 경우는 BTL(Below the Line·전통미디어를 제외한 프로모션)을 많이 활용했어요. 피키캐스트(피키)랑 아이폰6 광고를 패러디한 바이럴 영상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먼저 피키 채널에 영상을 태우고 거기서 이벤트도 진행했어요. 상품으로 아이폰이랑 유사한 케이스에 얼려랑 스푼 등을 넣어서 100개 한정판 세트를 줬거든요. 반신반의하면서 진행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신선한 접근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우리 회사에 그런 장난스런 접근을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많지 않거든요.

황 과장 : 아까도 말했지만 건강기능식품은 넘어야 할 허들이 많아요. 광고보다는 채널 교육에 집중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해서 교육 자료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직접 판매하는 일선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우리는 광고하지 않는 브랜드예요.

다만 최근 들어 방송 PPL(간접광고)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소소한 PPL부터 시작해서 온라인홍보를 계속 하고 있어요.

이 과장 : 기존 커피 광고는 주로 빅모델을 기용하고 감성적인 워딩을 사용하는데, 콜드브루는 차이를 뒀어요. 가장 차별화되는 로스팅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세련되게 담는 데 주력했어요.

커피는 굉장히 트렌디한 카테고리이잖아요. 로스팅 후 10일까지라는 점을 임팩트 있게 전달했죠. 찰스랑은 내한할 때마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 5번 정도 왔는데 백화점 팝업스토어 운영이나 문화센터 클래스 등을 진행해요. 앞으로도 계속 할 거예요.

KBS 모 예능 프로그램에는 3번 나왔는데, 여사님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어른들이 많이 보는 프로다 보니.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이야기하기 좋거든요. ‘어제 OOO프로그램 봤냐’면서 ‘어제 까나리카노 먹던 애가 우리 커피 만든 친구다’라면서 세일즈 토크로 활용하는 거죠.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이 과장 : 커피는 제품을 계속 검토 중에 있어요. 콜드브루를 론칭하고 나서 바로 동절기 제품을 준비했었어요. 지난해 11월 출시된 액상스틱 형태인 ‘콜드브루 레드’였어요. RTD 제품 특성상 겨울에 매출이 줄어들잖아요.

스틱계열 커피 시장은 사실 동절기가 더 큰 시장이기에 레드가 이를 만회하면서 겨울 매출이 그렇게 크게 빠지지 않았어요. 올해도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마카다미아 라떼’와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다크’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보강했어요. 콜드브루 카테고리 넘버원을 지속해 나가면서 전체 매출은 지난해 2배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김 대리 : 지난해 수량 부족 이슈가 조금 있었어요.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설비 라인을 증설했어요. BTL 활동도 많이 할 텐데, 지난해 호기심과 재미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이 키워드들은 유지해 나가면서 ‘건강한 간식’으로 마케팅을 펼칠 거예요. 장기적으로 꾸준히 팔 제품이라면 그렇게 나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황 과장 : 저희도 계속 브랜드 라인업을 검토하고 있어요. ‘발효홍삼K’가 나오고 나서 ‘발효홍삼이지’가 나왔고 지난해엔 ‘발효홍삼 키즈’가 나왔어요. 한 제품만으로는 시장의 파이가 커질 수 없으니 라인업을 계속 하는 거죠. 우리 승부수는 결국 채널의 장점과 기술력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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